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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05일 09시 17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12월 06일 14시 12분 KST

정무(政務) 부재의 정치를 복원할 지도자는 누구인가?

연합뉴스

글 | 유명종 (정치+경제 연구소 소장)

대통령이 이렇게 몰린 적이 또 있을까?

4.19 혁명을 방불케 하는 역대급 시민혁명이 일어난지 한 달이 넘었다. 대통령은 특유의 소통능력 부재로 기자회견을 할 때마다 국민의 분노를 더 활활 타오르게 했다. 필자는 축구에서 거의 노마크 찬스가 온 것이라 생각되었다.

아쉬운 점은 정국의 주도권을 쥔 야당. 특히 민주당의 대응이 매우 미숙하다는 것에 있다. 일단 당력을 집중해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야당 간의 합의를 도출해서 추진하는 능력이 부족했다. 지난주에도 탄핵 일정을 잡지 못해 우왕좌왕하다 겨우 확정지었다. 또한 내분으로 흔들리는 여당. 특히 비박계와의 공조가 원활하지 않아서 탄핵성사여부도 불투명하게 만들었었다.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 놓고 패스하다 시간 놓친 격이다.

이 모든 과정에서 '정무[政務]'적 리더십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정무는 정당과 정치에 관계된 사무라는 뜻인데 그 역할이 매우 포괄적이라 사실상 정치의 꽃이라 불리울 수 있다. 필자가 보건데 현재 주요정당에서는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가장 탁월한 정무적 역량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의 정무적 역량과 김성식 의원의 정책적 역량이 국민의 당을 제3당의 포지션에서 거대 양당에 밀리지 않게 해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문제는 청와대의 정무기능 마비와 무능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정무기능에 있다. 새누리당은 여당으로서의 정체성도 역할도 잃어버리고 내부에서 싸우며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 당 대표는 거의 최악의 정무적 무능을 보이며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허수아비가 되어버렸다. 민주당 대표는 합의 안된 돌출행동을 했다가 철회하는 해프닝으로 리더십을 잃어버렸다. 현재 정무적 무능을 보여주는 이들은 모두 건강하고 합리적 판단능력보다 정파적 이해가 강하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정무적 리더십은 매우 복잡하고 민감한 현안 속에서 발휘되는 것이라 딱히 특정하기는 어렵다. 대통령이나 거대 정당의 대표 정도가 되면 균형감과 열린 시야, 그리고 민심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풀어내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청와대와 새누리·민주당은 그 역량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대의 민주주의 시스템은 잘 돌아가면 매우 효율적일 수 있지만 작동이 안되면 큰 혼란을 야기한다. 작금의 광장정치는 무능한 여의도 정치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사실 여의도 정치가 제대로 작동했으면 대통령의 첫 번째 담화 이후에 총리 지명을 확정하고 대통령을 어떻게 압박해서 물러나게 해야 할지에 대한 로드맵이 나와서 지금쯤이면 새로운 총리 하에 대통령 하야나 탄핵이 추진되었어야 했다.

그리고 놓아버린 국정 현안들과 특히 현정부가 저지른 수많은 실정을 수습하고 원상 복구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여론의 추이를 보면서 국정의 주도권을 애매하게 잡은 채 시민에게 역할을 떠넘기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대통령이 세 번이나 국회로 공을 떠넘겨도 이를 받지도 못하고 광장에서 해결하려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아마도 여의도 정치의 무능을 알고 그렇게 했을 수도 있다.

겨우 탄핵합의가 이루어지고 광장에 놀란 새누리 비박계의 탄핵참여 뉴스가 들려왔지만, 이후는 더 문제다. 조기대선이 거의 확정되는 마당에 차기 주자들은 각개약진하며 혼란을 주고 있다. 주요 정당 대표들은 어떻게 할지를 모르고 있는 듯하다.

현 총리도, 총리 내정자도 안되는 분위기에서 누가 이 난국을 헤쳐나갈지 대안이 뚜렷하지 않다. 대한민국호를 이끌 선장이 없는 지금 국정은 매우 위태롭게 흘러가고 있다. 결정할 것이 산적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다.

국정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경제와 외교 현안 등에서 막대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금액으로 따져도 천문학적인 손실이 발생하는데도 수습할 역량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 경제전문가인 정운찬 전 총리가 '경제비상대책회의'를 제안한 것도 현재의 경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행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국민의 분노가 대통령을 향하고 있기에 아직은 괜찮은 것 같지만 어떤 식으로든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는 순간 국민들은 다시 여의도를 주목할 것이다. 난국을 수습하고 속히 국정을 정상화 시키라는 압박이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라고 뽑아주고 비싼 월급에 보좌관들까지 붙여주고 특권도 부여한 것 아닌가?

현재 여의도 현역의원들과 주요 대권주자들은 행보에 주의하며 정무적 역량을 발휘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국민은 난세를 수습할 지도자를 바라고 있다.

글 | 유명종

세 자녀를 둔 가장으로 생활정치, 지속가능한 정치를 표방하며 정치+경제 연구소 협동조합을 동지들과 만들었다. 벤처기업 경영에 동참하고 작은 1인 창조기업도 운영하며 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민심과 민의를 마음에 새기며 '현장에서 대한민국을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