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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06일 08시 14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7월 06일 14시 12분 KST

정부, 메르스 광고로 언론 길들이나?

정부 메르스 광고

경향신문이 단독으로 보도한 기사를 보니 현 정부는 '무능'할 뿐만 아니라 나쁜 정부입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관련 정보를 늦게 공개하는 등 메르스 발병 초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온 국민을 '메르스 패닉' 상태에 밀어 넣고도 반성하기는커녕 '그들만의 리그'를 강화했으니까요.

경향신문 정원식 기자의 기사를 보면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 6월 10일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의뢰를 받아 온라인 메르스 관련 광고를 냈는데, 소위 진보 성향으로 불리는 인터넷 매체들은 방문자 수가 많아도 광고를 수주하지 못했으며, 광고는 보수 성향 매체들에게로 몰렸다고 합니다.

정 기자가 어제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온라인 매체 메르스 광고 현황'에 따르면, 광고가 실린 9개 인터넷 매체 중엔 데일리안·뉴데일리·미디어펜·뉴스파인더 등 대표적인 보수 성향 매체 4곳이 포함됐습니다. 데일리안은 민병호 청와대 뉴미디어 수석이 지난해 7월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 발행인 겸 대표이사로 재직한 곳이고, 지난 5월 문화부 국정홍보 차관보로 임명된 이의춘 씨도 2011~2013년에는 데일리안 편집국장이었고, 임명 당시에는 미디어펜 대표이사였다고 합니다.

문화부는 6월 19일에도 '광고로 언론 길들이기' 행태를 보인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 종합일간지와 경제지 등의 1면에 메르스 관련 광고를 하면서, 대통령을 희화화한 기사를 실었던 국민일보만 제외했으니까요. 국민일보 광고 제외가 '언론 길들이기'라는 비난을 받자 김종 문화부 2차관은 지난 2일 국회에서 "국민소통을 책임지고 있는 제가 책임지겠다"고 사과하는 투로 말한 바 있습니다.

문제가 된 온라인 광고는 매일경제·한국경제·머니투데이 등 경제지 3곳, 한국스포츠경제(한국일보 자매지)·더팩트(구 스포츠서울닷컴) 등에도 게재됐으며, 광고비는 매체 당 500만원씩 4500만원이 집행됐다고 합니다.

온라인 광고가 보수 성향 매체에 편중되었다는 지적이 일자, 문화부 국민소통실 관계자는 "방문자 수 등 상위에 있는 매체들이므로 정권과 관련 있거나 편파적인 결정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웹사이트 순위분석기관인 닐슨코리안클릭의 6월 인터넷 매체 순방문자수(UV)집계에서 뉴데일리는 8위, 데일리안은 11위, 미디어펜은 22위였고, 뉴스파인더는 5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에 비해 방문자 수가 많았던 노컷뉴스(4위), 오마이뉴스(6위), 민중의소리(7위), 프레시안(13위) 등의 진보성향 매체엔 광고가 집행되지 않았다는 게 경향신문의 지적입니다.

문화부 국민소통실 관계자는 "인터넷 매체가 너무 많아 자체 기준으로 정한 것"이라고 했다는데, 그 '자체 기준'이란 게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 <김흥숙의 생각>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