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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17일 13시 34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9월 17일 14시 12분 KST

세월호참사 특조위에 보내는 성원

연합뉴스

9월 14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별조사위원회)가 진상규명 등과 관련된 조사신청을 받기 시작한 날이다. 참고로 특별조사위원회는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하 진상규명특별법)에 의하여 세월호참사 피해자 및 피해자단체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조사대상과 과제를 선정할 수 있다. 드디어 특별조사위원회가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별조사위원회, 국민적 호응에도 활동이 미흡했던 까닭은?

그동안 특별조사위원회는 제대로 업무를 추진할 수 없었다. 가장 크게 걸림돌이 되었던 것은 진상규명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방해하는 것이라고까지 평가받았던 진상규명특별법시행령이었다. 특별조사위원회가 세월호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하여 1차적으로 조사대상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것이 정부기관인데, 정부기관으로부터 파견된 공무원들이 특별조사위원회의 업무를 종합·기획하도록 했던 것이다. 특히 진상규명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역할(참사의 원인에 대한 조사, 특검실시에 대한 요청, 청문회 관련 업무 등)을 담당하는 조사1과장 역시 파견공무원이 담당하도록 하여 조사대상인 정부기관으로부터의 독립성이 보장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그 개정을 위해 세월호참사 피해자 및 그 가족들 그리고 많은 시민의 격렬한 개정운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진상규명특별법시행령의 문제점은 거의 개정되지 않았다. 시행령 자체를 개정하기 어렵게 되자 국회에서는 국회법 개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였으나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이마저도 무산되었다. 예산의 편성과 집행도 문제였다. 진상규명특별법시행령을 둘러싼 논란이 어느정도 가라앉은 후 예산 편성과 집행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는데 특별조사위원회가 요구한 예산의 절반 정도 수준의 예산만 지원되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다. 총액 기준으로 봤을 때 절반 정도라고 하지만 세부 내역으로 봤을 때는 조사를 위해 필요한 예산이 집중적으로 삭감되어 있기에 특별조사위원회는 사실상 앉아서 정부가 이미 진행한 조사의 결과만 검토하라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일부 구성원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 역시 특별조사위원회의 정상적인 가동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보인다. 올해초 파견된 공무원이 경찰 정보관 등에게 특별조사위원회 내부정보를 제공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고, 최근에는 여당 추천 위원들이 연속해 사퇴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한 위원은 다음 총선에 여당 후보자로 출마할 것이 예상되고 있어 어떤 의도로 특별조사위원회에 참여했는지 의구심이 들기까지 한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진상규명특별법시행령이 진상규명 활동을 정부로부터 독립적이지 못하게 막고 있고,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여 의지가 있어도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 있으며 일부 구성원들은 특별조사위원회의 제대로 된 가동과는 무관한 다른 데 주목하고 있는 형국이다.

안전한 삶을 위한 진상 규명, 다시 시작이다

비록 상황이 매우 심각하지만 특별조사위원회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많다. 우선 특별조사위원회의 기반이 되는 특별법의 제정을 위해 600만명이 넘는 국민이 서명을 했을 뿐 아니라 세월호참사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치유할 시간도 가지지 못한 채 단식, 행진, 노숙 등을 했을 정도로 많은 사람의 땀과 노력이 깃들어져 있다. 또한 특별조사위원회에 참여한 사람들 중에는 세월호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소명이라고 생각한 일들을 이루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검찰의 수사나 감사원의 감사 등이 굉장히 부실하게 진행된 상태에서 이제 더이상 권한을 가지고 진상규명에 나설 수 있는 기관이 특별조사위원회 말고는 없다.

많은 국민은 세월호참사가 발생하였을 때 우리 사회가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진상규명특별법이 만들어지면 진상이 규명되면서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월호참사가 발생한 후 500여일이 훌쩍 지난 지금 무엇이 밝혀졌고 달라졌는지 물어본다면 제대로 답을 할 수 없을 정도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지쳐가고 있다. 그러나 진상규명특별법이 만들어진 과정의 어려움, 그 이후 진상규명특별법에 따른 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되고 업무를 시작하기까지 겪은 어려움들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깨달음을 준다. 진실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 사람들이 매우 힘이 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힘센 사람들을 바꾸지 않고서는 우리 사회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고 심지어는 위험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깨달음 때문에 오히려 우리는 멈출 수가 없다. 아니 멈추어서는 안된다. 우리의 안전을 포기하고서 우리가 제대로 살아갈 수 없는 이치다. 따라서 앞으로도 많은 어려움을 겪을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을 관심을 가지고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똘똘 뭉쳐 격려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누가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을 가로막는지도 예의 주시하여야 한다. 이런 노력들은 다시 하나하나 쌓여서 이른바 힘있는 사람들이 우리를 위험하게 만드는 일을 막을 것이다.

* 이 글은 창비주간논평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