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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4월 01일 06시 37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4월 02일 14시 12분 KST

우리도 양적완화를 해야 한다구요?

현 집권세력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단기처방에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는 데 있습니다. 온갖 수단을 동원해 집값 끌어올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 그 좋은 예이며, 이번에 꺼내든 양적완화 카드는 더 좋은 예입니다. 양적완화로 인해 대대적으로 풀린 돈이 우리 경제에 어떤 부작용을 가져오게 될지 심각한 고민이나 해보고 그런 정책을 제안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미국이 재미를 보았으니 우리도 따라 해보자는 안일한 생각에서 그런 거라면 지금 당장 그 카드를 내려 놓아야 합니다. 8년 전 MB정부가 부자감세라는 부질없는 미국 따라하기로 공연히 경제에 주름만 가게 만든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이 총선 공약으로 양적 완화 카드를 내밀 모양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성장률을 손톱만큼이라도 올려놓는 데 혈안이 된 정권이니만큼 아무런 심사숙고 없이 그런 말을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이 무책임한 실험이 그렇지 않아도 문제가 많은 우리 경제에 또다시 심각한 문제를 안겨주게 될 것 같아 심히 걱정입니다.

미국이 양적완화의 덕을 본 것은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유럽이나 일본은 그리 큰 덕을 보질 못했습니다.

미국 경제학자들 중에는 미국처럼 과감한 양적완화를 하지 않아서 그랬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미국과 다른 나라들 사이의 차이가 단지 양적완화의 정도 차이에 그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미국의 정보통신산업, 제약산업, 바이오산업, 각종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압도적입니다.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로 일시적 타격을 받았지만 적절한 금융상의 지원에 힘입어 바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금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금융경색을 풀어주는 데 양적완화가 큰 도움이 된 것이지요.

그러나 유럽이나 일본의 경우에는 미국처럼 막강한 경쟁력을 갖춘 산업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돈을 풀어도 별 성과가 없는 것입니다.

비유들 들어 말하자면 돈을 푸는 것은 달리고 있는 사람의 등을 밀어줘 더 힘차게 달릴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달릴 생각도 않는 사람의 등을 떠민다고 해서 그 사람이 우샤인 볼트처럼 달릴 리 만무합니다.

이 점에서 보면 우리나라에서 돈을 푸는 것의 효과는 훨씬 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유럽이나 일본의 기업들에 비해 우리 기업들이 갖고 있는 경쟁력은 한 단계 더 낮은 수준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투자를 할 때는 사내유보를 통해 조성된 내부자금을 먼저 투입하고 그것만으로 모자랄 때 돈을 외부에서 끌어다 투입합니다.

지금 우리 대기업들이 천문학적인 내부자금을 깔고 앉아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정부가 천문학적인 돈을 풀어 이 기업들에게 마음대로 빌려다 쓰라 한다 해서 이들이 팔을 걷고 투자에 나서게 될까요?

절대로 그럴 리 없습니다.

투자를 해서 돈을 벌 자신이 없으니까 투자를 않는 것이지 투자에 쓸 돈이 없어서 투자를 않는 것이 결코 아니니까요.

사실 정말로 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은 중소기업들입니다.

이들에게 돈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 대책도 없이 무조건 돈만 푼다고 도대체 뭐가 더 나아지겠습니까?

틀림없이 풀려나간 돈은 대기업 주위만을 맴돌 텐데요.

양적완화의 또 다른 목표는 소비심리를 부추기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빚 내서 소비지출 늘리고 집 사라고 하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정부가 할 일인가요?

나중에 우리 경제에 얼마나 심각한 후유증을 불러 일으키려고 그런 무모한 짓을 합니까?

현 집권세력은 입으로만 창조경제를 부르짖을 뿐 장기적 성장기반 구축이라는 점에서 해놓은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청년실업, 비정규직 등의 현안문제와 관련해서도 본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야당에게 책임 전가하는 데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 집권세력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단기처방에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는 데 있습니다.

온갖 수단을 동원해 집값 끌어올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 그 좋은 예이며, 이번에 꺼내든 양적완화 카드는 더 좋은 예입니다.

양적완화로 인해 대대적으로 풀린 돈이 우리 경제에 어떤 부작용을 가져오게 될지 심각한 고민이나 해보고 그런 정책을 제안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미국이 재미를 보았으니 우리도 따라 해보자는 안일한 생각에서 그런 거라면 지금 당장 그 카드를 내려 놓아야 합니다.

8년 전 MB정부가 부자감세라는 부질없는 미국 따라하기로 공연히 경제에 주름만 가게 만든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나라마다 독특한 경제적 여건이 있고 따라서 나라마다 적합한 경제정책이 따로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사회 보수세력의 어설픈 미국 따라하기는 그렇지 않아도 쇠약학 경제에 더욱 심한 병을 안겨줄 뿐입니다.

* 이 글은 필자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