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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3일 12시 56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0월 23일 14시 12분 KST

국사교과서 국정화는 박근혜 정부의 '4대강사업'

MB정부와 박근혜정부는 이렇다할 업적이 아무것도 없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MB정부의 경우 아무런 업적이 없는 "맹탕정부"로 끝났으면 그래도 낙제점만은 면할 수도 있었는데, 부질없는 4대강사업으로 인해 거의 "최악의 정부"라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후일의 역사가들은 4대강사업을 MB정부 최대의 실정으로 기록할 것이며, 이것이 바로 MB정부를 평가하는 유일한 잣대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박근혜정부를 보면 어쩌면 그리도 MB정부와 꼭 닮아있는지 혀를 차게 됩니다. 무엇보다 우선 대통령 한 사람의 아집으로부터 모든 일이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연합뉴스

MB정부와 박근혜정부는 이렇다할 업적이 아무것도 없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MB정부의 경우 아무런 업적이 없는 "맹탕정부"로 끝났으면 그래도 낙제점만은 면할 수도 있었는데, 부질없는 4대강사업으로 인해 거의 "최악의 정부"라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숱한 반대를 무릅쓰고 4대강사업을 끝마치고 테이프를 끊는 순간 그들은 행복함에 젖어 있었을지 모릅니다.

자신들이 두고두고 땅을 치며 후회할 일을 저질렀다는 건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후일의 역사가들은 4대강사업을 MB정부 최대의 실정으로 기록할 것이며, 이것이 바로 MB정부를 평가하는 유일한 잣대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박근혜정부를 보면 어쩌면 그리도 MB정부와 꼭 닮아있는지 혀를 차게 됩니다.

무엇보다 우선 대통령 한 사람의 아집으로부터 모든 일이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MB정부 때도 대통령 말고는 4대강사업에 대해 확신범 수준의 집착을 가진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정부, 여당 내에서도 무리한 추진에 대해 걱정을 하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눈 밖에 나서 자리를 잃는 게 두려워서 만세를 부른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 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와 관련해서도 정부, 여당이 한 입으로 국정화를 부르짖고 있는 것 같지만, 내막을 보면 그렇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더군다나 얼마 전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면 어떤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분명하게 본 터라 속으로 군시렁거릴지언정 대놓고 그건 잘못된 정책이라고 직언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습니까?

정당한 공론화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시나리오대로 일이 진행되는 것 역시 두 경우가 너무나도 닮아 있습니다.

여러분들 기억하고 계시겠지만 4대강사업 말이 나오자 엄청난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4대종단이 모두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는데, 내가 기억하기로 어떤 사회적 현안문제에 대해 4대종단이 그처럼 일관된 목소리를 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정부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갔습니다.

민주적인 정치체제하에서 반대의 여론을 다독거릴 생각도 않고 "My way"를 외치는 볼썽사나운 일이 벌어졌던 것입니다.

더군다나 4대강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정의를 무시하는 폭거까지 저질렀습니다.

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도 박근혜정부는 반대여론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마치 기정사실이라도 되는 양 막무가내로 밀어 붙이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반대의견이 찬성의견보다 11% 포인트나 더 높게 나왔습니다.

민주적인 지도자라면 이 정도의 반대 여론을 감히 거스를 생각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최근 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기 위해 예비비 44억원을 배정했다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논의가 완전히 정리도 되기 전에 구렁이 담 넘어가듯 은근슬쩍 기정사실로 만들어 버리는 수법을 구사하는 것도 MB정부와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통한의 4대강사업도 그렇게 해서 어느 날 기정사실이 되어 버리고 말았지 않았습니까?

4대강사업과 국사교과서 국정화는 그것을 밀어붙인 정권이 수명을 다하는 순간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릴 것이란 점에서도 꼭 닮아 있습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이겼기에 망정이지 야당이 집권했다면 바로 댐들을 철거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왔을 것입니다.

새누리당이 이겼어도 4대강사업에 문제가 많았다는 것을 감히 부정하지는 못하는 상황입니다.

국정화된 국사교과서도 똑같은 운명에 처할 것입니다.

야당이 집권하면 바로 국정화 취소 수순을 밟을 것이 명약관화하며, 설사 새누리당이 재집권한다 해도 새로이 대통령이 된 사람은 전 정권이 저지른 일이라고 냉담한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큽니다.

조금이라도 눈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전 정권이 해놓은 일에 공연히 책임을 져서 자신의 인기를 떨어뜨릴 이유가 없음을 바로 알 테니까요.

박근혜 정부는 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통해 보수세력의 결집을 노리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 사회의 철벽 같은 보수층을 생각할 때 그 계산이 맞을 가능성도 커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 붙이는 것이 선거에서 새누리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사회의 지도자라면 근시안적인 당리당략 추구보다는 온 사회의 건강함을 더욱 중시하는 태도를 취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식으로 보수층을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게 만든다고 해서 우리 사회에 분열을 가져오는 것 말고 무슨 득이 되겠습니까?

내가 늘 개탄하는 바지만 "대탕평, 대화합"을 부르짖으면서 출범한 박근혜정부가 국민을 둘로 갈라놓는 데는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내가 보기에 박근혜정부는 이미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입니다.

지금 이 단계에서 국사교과서 국정화를 깨끗하게 포기할 것 같지 않습니다.

긴 안목으로 보고 포기하기에는 자존심의 상처가 너무나도 크다고 생각할 게 분명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박근혜정부가 그런 소소한 자존심에 무척 집착하는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 예상이 들어맞을 가능성이 상당히 큽니다.

그러나 이 정부하에서 국사교과서 국정화가 이루어진다면 우리 사회로 봐서는 큰 비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우선 대통령의 아집이 국민의 여론을 꺾은 것에 따른 후유증이 너무나도 클 것입니다.

그 아픈 상처는 두고두고 우리를 괴롭힐 것이라고 봅니다.

또한 2년 후 국사교과서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면 이 시행착오로 인한 국가적 손실 또한 어마어마하게 클 것입니다.

내가 대통령이나 정부에게 꼭 부탁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는 정책만을 추진하라구요.

정권이 바뀌면 헌신짝처럼 내팽겨쳐질 정책을 추진해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는 것은 바보 같은 사람이나 할 일입니다.

바로 이 점에서 지금 한창 우리 사회를 극심한 국론분열 양상으로 몰고 가는 국사교과서 국정화 이슈가 나를 두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국론분열로 인한 국력의 낭비가 국정화의 추진단계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2년 후에 또 다시 재발할 것이 분명하며, 자칫하면 우리 사회의 고질병으로 자리잡을지도 모릅니다.

정치가라면 당연히 소신이 분명해야 합니다.

그러나 소신과 아집은 결코 똑같을 수 없습니다.

지도자가 내 의견만 옳다는 아집을 버리지 않는다면 그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의 어깨 위로 올려지게 될 것입니다.

박근혜정부는 나중에 분명 후회할 일을 고집스레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딘기적으로는 당리당략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 안목에서 보면 자충수를 두고 있는 셈입니다.

박근혜정부도 별로 해놓은 일이 없는 상황에서 오직 국사교과서 국정화 하나만으로 평가가 이루어지게 되겠지요.

그리고 그 평가는 지극히 가혹한 것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아담 스미스(Adam Smith)는 우리가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것이 푸줏간 주인과 빵집 주인의 자비심 덕분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들의 자비심이 아닌 이기심 때문에 우리가 저녁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국가와 사회를 생각하라는 케케묵은 얘기는 늘어놓지 않겠습니다.

박근혜정부의 이기적 관점에서 볼 때도 국사교과서 국정화의 꿈을 깨끗이 접는 것이 정답이라는 말을 하고 싶을 뿐입니다.

* 이 글은 필자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