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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0일 06시 14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0월 20일 14시 12분 KST

긁어 부스럼 국사교과서 국정화 시도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근현대사 전공자들 대부분이 민중사관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편향된 교과서를 쓸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역사에서 정론이 무엇이고 평향된 의견이 무엇입니까? 학계의 정설이라는 것은 많은 학자들이 공감하고 지지하는 이론을 뜻합니다. 이것은 역사학계의 경우라 해서 다를 리가 전혀 없지요. 절대 다수의 역사학자들이 지지하는 역사해석이 바로 정론이고, 그렇다면 현재의 교과서들이 바로 그 정론을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다수가 지지하는 역사 해석을 민중사관이라는 라벨을 붙여 배격하는 자세 그 자체가 억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연합뉴스

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국론분열 양상을 보면 "평지풍파"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런저런 문제가 산처럼 쌓여 있는 상황에서 국정화 문제까지 터져나오니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입니다.

이 상황에서 교과서 하나를 국정화 하느냐 마느냐를 둘러싸고 두 패로 나뉘어 싸우는 모습이 마치 상복을 어떻게 입어야 하느냐를 놓고 다투는 조선왕조의 당쟁을 연상하게 만듭니다.

자고로 지배자나 지배계층은 역사를 자기 입맛대로 쓰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제군주체제인 조선왕조에서조차 역사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왕이라 해도 실록작성 과정에 함부로 간섭하지 못하도록 막았던 것이지요.

어떤 구실을 대고 있든 간에, 막무가내로 국정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정부의 속셈은 뻔합니다.

그들에게서는 좌편향이라는 라벨을 붙여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역사를 지워버리고 싶은 욕망 하나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왜 구태여 국정화를 통해 다양할 수밖에 없는 역사적 해석을 하나로 통일시키려 들겠습니까?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근현대사 전공자들 대부분이 민중사관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편향된 교과서를 쓸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역사에서 정론이 무엇이고 평향된 의견이 무엇입니까?

학계의 정설이라는 것은 많은 학자들이 공감하고 지지하는 이론을 뜻합니다.

이것은 역사학계의 경우라 해서 다를 리가 전혀 없지요.

절대 다수의 역사학자들이 지지하는 역사해석이 바로 정론이고, 그렇다면 현재의 교과서들이 바로 그 정론을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다수가 지지하는 역사 해석을 민중사관이라는 라벨을 붙여 배격하는 자세 그 자체가 억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자기네가 만든 국정 교과서에 "올바른"이란 수식어를 붙이겠다는데 오만도 이런 오만이 없습니다.

나는 역사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인 역사학자의 역사 해석에 귀를 기울입니다.

지금 국정화를 부르짖는 사람들도 역사에 문외한이라는 점에서 나와 전혀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그들은 역사학자들의 해석이 틀리고 자기네들의 해석만 맞다고 우기는 만용을 부리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우리의 근현대사가 지금과 다른 방식으로 해석되어야 마땅한 일이라면 역사학계에서의 진지한 논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바뀌어 나갈 것이 분명합니다.

역사를 쓰는 것은 전문가인 역사학자들의 영역으로 남겨 둬야지 지금처럼 역사의 "역"자도 모르는 문외한들이 감 놔라 배 놔라 떠들 일이 절대 아닙니다.

더군다나 정쟁을 일삼을 뿐 학문과는 거리가 먼 우리네 정치인들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은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만에 하나라도 정부, 여당이 힘으로 밀어붙여 국정화를 강행한다면 우리 역사학계의 학문의 자유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할 것입니다.

다양한 역사 해석이 존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며, 이것은 학문의 자유가 완전히 보장된 상황에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교과서 국정화의 시도는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없애고 오직 자기네들 마음에 드는 해석만 남기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학문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처사입니다.

대통령은 국론분열을 막기 위해 국정화에 찬성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애당초 국론분열의 씨앗을 뿌린 사람이 과연 누구일까요?

지금의 심각한 국론분열의 상황은 국정화 시도에 반대하는 사람에 의해서 야기된 것이 결코 아닙니다.

이 국론분열의 모든 책임은 국정화를 해야 한다는 뜬금없는 주장으로 평지풍파를 일으킨 사람들에게 있습니다.

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은 엄청난 국력의 낭비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런 소모적 논쟁을 통해 우리 국민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직 우리의 아까운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낭비를 가져와 어마어마한 규모의 국력 낭비를 초래하고 있을 뿐입니다.

더 이상의 국론분열과 국력의 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이제 정치인들이 역사의 문제에서 깨끗하게 손을 떼어야 합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라는 말이 있듯, "역사를 쓰는 일은 역사학자에게" 맡겨야 마땅한 일입니다.

* 이 글은 필자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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