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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20일 06시 08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1월 20일 14시 12분 KST

버려진 부상 장병, 누가 책임질 것인가

연합뉴스

이런 국방부, 그냥 넘어가야 합니까?

정의당에서 <버려진 부상 장병,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부상 장병 가족을 초청하여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행사 시작 바로 전날에 훈련 중 척추를 다친 부사관의 부친이 불참을 통보해 왔습니다. "다친 아들이 장기 복무자로 선발되어 참석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입니까? 지금 아들의 민간병원 치료비를 국가로부터 받아내기를 포기하겠다는 것이지요. 아들의 남은 군 생활을 생각하면 치료비 800만원을 자비로 부담하는 걸 그냥 감수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비슷한 사유로 참석하기로 했던 또 다른 한 부상 장병 가족도 불참을 통보해 왔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신 분들하고만 토론회가 진행되었는데요, 토론회 참석자 중 훈련소에서 수류탄 투척을 하다가 손을 잃은 손 이병 어머니가 "아들이 제대하기에 이런 토론회도 나오는 것이지, 만일 아들이 군에 남는다면 도저히 이런 토론회 나올 용기를 못 내냈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바로 이것이군요. 힘없는 대한민국의 서민들은 혹시 국가로부터 무슨 불이익을 당할까 봐 정당한 요구도 하지 못하는 세상이란 말입니다. 그 분들의 심정이야 백 번 이해하지만 참으로 힘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걸고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다가 다쳐서 민간병원에 갔는데, 이걸 국가가 책임져주지 않겠다는 걸 그냥 받아들인단 말입니까? 이러니 국방부가 기고만장해지는 것입니다. 그런 국방부도 정의당이 정중하게 토론회 참석을 요청하였으나 불참을 통보해왔습니다.

정의당이 지난주에 폭로한 바와 같이 국방부는 지뢰 사건으로 다친 장병에 대해 전달한 약간의 치료비마저 군 장병의 기본급에서 공제한 위로금으로 충당하였습니다. 군인이 다치면 나머지 군인들에게 '삥 뜯어서' 그 돈으로 불만을 달랜 것이지요. 그 외에 다친 장병에게 지급한 군인단체보험금이란 것이 있는데, 이 역시 군인복지기금에서 출연한 보험금입니다. 즉 국가가 지원한 것이 아니라 장병들 상대로 장사를 해서 조성한 수익금에서 보험금이 나간 것입니다. 이 역시 장병과 그 가족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 역시 국가부담이 아닙니다. 그러고도 모자란 치료비는 자비로 처리하라는 것입니다. 국가는 단 1원도 책임지지 않고 전부 장병들 본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입니다. 나머지 치료비도 군인연금에서 전부는 아니고 얼마가 될지 모르는 일부만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렇게 하고 마치 부상 장병을 충분히 지원한 것처럼 생색은 국방부가 내는 것입니다.

손 이병 사건이 언론이 크게 보도되자 뒤늦게 국방부가 "의수 구입 비용을 대겠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것도 아직은 말 뿐이지 실행된 게 없습니다. 국방부 보건복지관실에세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관련 규정이 없어 의수구입 비용을 지원할 수 없다"고 보고하자 한 장관이 크게 화를 내며 "규정만 따지지 말고 방법을 찾으라"고 호통을 쳤다는 겁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발을 잃은 경우 의족은 지원하는 규정이 있는데, 손을 다쳐 의수를 지원하는 규정은 없다고 합니다. 그러자 국방장관이 "의족 규정을 적용해서라도 지원하라"고 하여 방법을 마련 중이라는 이야기인데요, 참 어지럽습니다. 언론이 보도를 안 했으면 이마저도 어려울 뻔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발을 다치면 의족이 지원되지만, 손을 다치면 의수는 지원이 안 된다" 발을 다쳐도 "북한 지뢰를 밟으면 전상자로 지원하지만 남한 지뢰를 밟으면 공상자기 때문에 치료비 지원은 없다" 이것입니다. 여러분, 이런 국방부 그냥 두고 보아야 합니까? 국가로부터 불이익을 당할까 봐 자비로 치료비 대면서도 마냥 침묵해야 합니까?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