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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26일 07시 35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9월 26일 14시 12분 KST

희대의 개그가 된 한국형전투기 기술이전

록히드 마틴 F-35A. 한겨레

희대의 개그가 진행 중입니다.

작년 국정감사 때의 일입니다. 몇몇 의원실에서 연락이 와서 접촉을 했습니다. 이 당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형전투기(KFX) 기술이전 문제가 국정감사에서 규명이 되도록 국회가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촉구한 적이 있습니다. 저의 주장에 몇몇 의원실이 방사청에 설명을 요구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저에게 돌아온 답은 "미국으로부터 충분히 기술이전 받을 수 있다고 방사청이 이야기한다"는 것입니다. 당시 방사청이 희망적으로 이야기한 근거는 작년 3월에 공군의 차기전투기로 F-35가 선정되고 9월에 F-35 구매의향서(LoA)를 미국이 수락하면서 여기에 미국이 "KFX 개발에 300명의 기술 인력을 파견하여 핵심기술이 이전되도록 한다"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잘 될 거라는 이야기지요. 겨우 구매의향서 하나만을 근거로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게 무척 놀라운 일입니다. 결국 국회는 유야무야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작년과 올해 청와대는 주철기 안보수석 주재로 몇차례 KFX 전문가 대책회의가 열렸습니다. 여기서도 많은 전문가들이 이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작년 9월부터 올해 초까지 제가 아는 한 5번 정도 우리 공군, 방사청 등이 미국에 출장을 가서 미 국방부 안보협력국과 미 공군을 접촉하여 기술이전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미국은 핵심기술 이전 문제는 한미 간 논의할 의제조차 아니고, 한 술 더 떠서 "한국이 무슨 전투기를 개발한다는 거냐"며 조롱하는 투로 한국의 전투기 개발은 관심 밖이라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출장에서 보고들은 내용을 정확히 청와대와 국방부에 보고해야 하는데 방사청과 공군은 엉뚱하게 "잘 논의하였다"고 출장 보고서를 꾸며서 둘러대기만 했던 것으로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시종일관 "기술이전 문제는 방사청이 알아서 하라"는 입장이었고, 방사청은 자신들이 해결을 못하자 더 엉뚱하게 체계종합업체인 한국항공(KAI)에 "기술이전은 업체가 알아서 하라"며 떠넘기기만 했습니다. 이건 대통령이 나서고 장관이 나서도 모자랄 판인데 국방부에는 아예 전담부서조차 없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고, 이것이 쌓여서 이제는 주어 담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작년 11월에 공군회관에게 개최된 NCW 포럼 학술대회에 저는 발표자로 나가서 "이런 식의 사업관리로는 한국형전투기사업에 재앙이 온다"며 국방부의 무책임을 강력히 질타했습니다. 즉시 논란이 벌어지고 반론이 있었지만 저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그러나가 올해 8월에 공군의 우주항공력 세미나에 나가서 저는 "기술협력을 이제라도 다변화하는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한국형전투기는 애국주의 함정에 빠져 좌초될 것"이라며 긴급한 사태해결을 촉구하였습니다. 이미 미국으로부터 기술이전 받기는 틀렸다고 판단하고 한 발언입니다. 우리가 전자식 레이더를 비롯한 핵심구성품을 개발한다는 것도 무모한 것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만은 전문가들은 이미 이런 사태를 작년부터 다 알고 있었고 수없이 대책을 촉구했던 사안입니다. 그러나 어떤 정부관리 한 명도 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직접 문제도 챙기지 않았으며 업체나 부려먹으면서 갑질이나 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에 와서 문제가 되니까 전혀 딴 말을 하고 있습니다.

나라가 망하려면 딱 이런 꼴입니다. F-X에 8조원, KFX 개발에 8조원, 양산에 10조원. 총 26조원의 국가 돈을 쓰는 사업이 이 모양입니다. 자기 돈 같으면 이렇게 처리했겠습니까? 그리고 조사를 하겠다면 왜 방사청만 조사합니까? 미국으로부터 "F-35 구매해달라"고 압력을 받고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은 채 기종을 선정하도록 한 당사자는 당시 국방장관, 지금의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입니다. 조사를 하려면 왜 기술이전에 불리한 기종을 선정했는지부터 따져야 할 것 아닙니까? 개그도 이런 개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