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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22일 13시 39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9월 22일 14시 12분 KST

일본 자위대 한반도 출병 논란

ASSOCIATED PRESS

엊그제 국회 법사위에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출병에 대하여 한민구 국방장관은 "한미연합사령관의 요구가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거부할 수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습니다. 한미연합사령관은 한미양국의 국군통수기구 지침에 따라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 대통령이 "일본 자위대는 참여시키지 말라"고 지침을 주면 그대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말의 문제점을 살펴봅시다.

첫 번째로 우리 영해와 영공의 경계선을 설정하고 일본 자위대가 이곳을 넘어오느냐, 마느냐라는 문제가 그렇게 결정적인가, 라는 것입니다. 일본의 해상 및 항공자위대는 한반도에 들어오지 않고 공해상에서도 얼마든지 북한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재작년에 통과된 일본의 '방위계획대강'에서는 북한에 대한 '미사일종합대책'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미사일방어라고 하던 것을 종합대책으로 명칭을 바꾼 배경에는 북한 미사일 기지에 대한 선제공격까지 염두에 둔 확장된 안보개념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주력 F-15J나 앞으로 도입할 F-35, 이지스구축함 등은 원거리 타격능력이 있기 때문에 굳이 한국 영해까지 들어올 필요조차 없습니다. 자위대가 우리 영역에 들어오는 걸 따지는 사이에 일본은 벌써 참전국으로 필요한 군사행동을 취할 것이고, 그러다 전쟁 끝납니다.

두 번째로 일본 해상자위대에 대한 참전 문제는 일본이 요청하고 우리가 동의하는 양상이 아니라 우리가 일본에 도움을 요청하고 일본이 이에 동의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 8월 위기 당시에 북한 잠수함 50척이 사라졌는데 우리가 찾지 못했다는 언론보도를 기억하십니까? 이 보도가 나오고 얼마 후 미국의 바이킹 중고 해상초계기를 긴급히 도입한다는 보도 역시 기억하시는지요. 바로 이겁니다. 우리가 능력이 안 돼서 일본이 보유한 약 70여척의 해상초계기가 출동을 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일본 자위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초래된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해상초계전력은 동북아 최강입니다.

세 번째로 북한 핵 미사일에 공포에 유달리 취약한 일본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응에 가장 조급해 할 것이고 이것이 한국으로 하여금 원치 않는 분쟁에 말려들게 하는 위험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야 어차피 북한 핵 미사일이 아니더라도 북한의 재래식 위협만으로 수도권이 초토활 될 위험을 항상 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에 대한 유일한 위협은 미사일 밖에 없습니다. 이런 안보 여건의 차이 때문에 전쟁을 결심하는 시기와 내용이 한국과 일본은 다를 수 있는데, 여기서 불거진 이견은 한국 안보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일본이 자신의 안전을 위해 한국 의견을 무시하고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감행하려 할 때, 우리 정부의 대응이 과연 무엇이냐는 것이지요.

전쟁에 관한 문제는 동맹국인 한미 간에도 의견조율이 어려운 것인데, 하물며 일본이 또 하나의 행위자로 등장하여 의사결정이 복잡해질 경우 이것이 반드시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전쟁의 문제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우리 정부가 이에 대한 대비책이 없이 주변정세에 끌려 다닐 경우 재난과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걸 알아야죠. 이런 전략적 상황 변화를 말하지 않고 우리 영역에 들어오냐, 마냐는 게 마치 문제의 전부라고 착각해선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