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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24일 11시 50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8월 24일 14시 12분 KST

국방부가 종편 방송국인가

연합뉴스

이제껏 정부는 국민에게 "군은 언제든지 북한의 도발을 격퇴할 수 있으니 국민 여러분을 군을 믿고 생업에 종사해 달라"고 말해 왔습니다. 이런 때 "정부를 비판하는 건 북한의 남남갈등을 획책하려는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도 말해왔습니다. 그래서 저도 사실 많이 자제하고 있습니다. 온 방송이 "박근혜 대통령이 국군 통수권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며 추켜세우는 것에도 시비를 걸 생각이 없습니다. 저도 군이 잘 대처해주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지금 언론에 나오는 보도를 보면 "북한 잠수함 50척이 감쪽같이 사라졌는데 전혀 추적이 안된다"며 군이 불안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군을 믿으라고 해놓고 대처가 안 된다고 언론에 말하는 이유가 도대체 뭡니까? 잠수함 추적은 극비사항일 터인데 이런 걸 함부로 언론에 보도되도록 하는 이유가 도대체 뭡니까? 게다가 북한의 공기부양정 등 특수전력이 대기하고 있다는 등 온통 불안조성밖에 보이질 않는군요. 이러면 군을 믿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게다가 군사전문가라는 양반들이 언론에 나와서 하는 말들은 별의 별 기상천외한 것까지 다 끌어들여서 국가가 파멸할 수 있는 파국의 시나리오를 선전하는 데 여념이 없군요. 자제가 필요합니다.

게다가 일부 보도는 미국의 전략자산을 조속히 한반도에 배치하도록 우리가 요청하는 모양인데, 지금 전력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말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도대체 비밀이 없어요. 그렇게 우리 허점을 다 드러내는 건 판문점 협상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걸 모르는 걸까요? 이제껏 보수언론은 북한이 불리해지니까 대화 전술로 나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불리한 것 다 까발리는 건 또 뭡니까? 그렇게 기삿거리가 없는 건가요? 대화가 진행 중일 때는 여기에 집중해야지 아예 판을 깨버리자는 건가요? 군은 여론에 신경 쓰지 말고 오직 임무에만 전념해야 합니다.

이렇게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가 섞여버리면 정부의 일관된 위기관리 원칙도 흔들리게 됩니다. 우리가 전쟁 위기 한두 번 겪어봅니까? 이런 불안조성이 장기화되면 정말 무슨 혼란이 벌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한 가지 말만 하십시오. 국방부가 무슨 종합편성 채널 같습니다. 공보의 과잉이 되레 혼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럴 바에는 국방부가 아예 방송국 하나를 차리시든가. 아직도 자기 위신 세우기에 여념이 없으시군요. 정말 악의적으로 해석하면 국민 협박용 같습니다. 차분하게 대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