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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04일 05시 41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8월 04일 14시 12분 KST

눈에서 멀어져도 마음에서 멀어지지 않는 장거리 연애의 팁

흔히 롱디를 하면 관계의 만족도가 낮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장거리 연애의 만족도가 근거리 연애를 하는 사람들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게 나타났는데 가장 큰 이유는, idealization(이상화), 즉 흔히 우리가 말하는 콩깍지가 오래가기 때문이다. 장거리 연애는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 관계에 대한 환상, 이상화를 가질 수 있다. 장거리 연애를 하다 같은 지역에서 근거리 연애를 하게 된 연인들을 추적 연구한 결과, 1/3이 3개월 안에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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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디의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 같은 동네 같은 아파트 주민과 운명처럼 사랑에 빠지는 일은, 현실에서 그닥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대개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씩은 있기 마련인데 그 중 하나가 서로간의 물리적 거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롱디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평소 때는 각자의 생활에 집중하다가 주말이나 혹은 한 달에 한번 뜨거운 재회를 하는 것이 로맨틱함을 오랜 기간 유지하게 해주기도 하고, 연인이 있다는 안정감과 싱글라이프 모두를 갖게 해주어 편하다는 부류도 있다. 오죽하면 3대가 공을 쌓아야 주말 부부를 한다는 말이 있겠는가.

흔히 롱디를 하면 관계의 만족도가 낮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장거리 연애의 만족도가 근거리 연애를 하는 사람들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게 나타났는데 (Stafford & Reske, 1990), 가장 큰 이유는, idealization(이상화), 즉 흔히 우리가 말하는 콩깍지가 오래가기 때문이다.

특히 여친 방에 굴러다니는 머리카락 뭉치 공이 거슬리는 독자가 있다면 장거리 연애를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까? 여과되지 않은 일상의 잔재들도 귀여움으로 느껴질 수 있다. 장거리 연애는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 관계에 대한 환상, 이상화(idealization)를 가질 수 있다. 장거리 연애를 하다 같은 지역에서 근거리 연애를 하게 된 연인들을 추적 연구한 결과, 1/3 이 3개월 안에 헤어졌다 (Stafford, Merolla, & Castle, 2006). 이는, 상대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것 때문은 아닐까? 즉, 서로 간 적당한 환상을 불어넣어주는 이상화(콩깍지?)는 장거리 연애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꼭 필요한 요소가 된다.

그러면 어떻게 콩깍지를 오래 유지할 수 있을까.

먼저 스스로의 애착유형을 이해해야 한다. 애착유형은 우리의 연애 패턴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이다. 나는 왜 항상 남친에게 집착하는가, 혹은 나는 왜 싫증을 빨리 내고 깊이 있는 관계를 맺지 못하는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은 내 애착관계의 유형을 통해 찾을 수 있다.

애착관계는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타인과의 밀접한 관계를 의미한다. 대게 엄마 혹은 양육자와 최초의 애착관계를 형성하는데, 어린 시절의 애착관계는 다른 관계를 맺는 패턴에도 영향을 미친다. 애착 유형은 특히 롱디를 할 때 관계의 만족도와 콩깍지 레벨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Lee & Pistole, 2012). 안정적 애착 유형을 가진 사람들이 안정적인 연애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반면 불안정 애착이 롱디에 미치는 영향은 사뭇 큰데, 그 유형에는 애착 불안형과 애착 회피형이 있다. 애착 불안형은 파트너의 부재 가능성에 대해 쉽게 불안해 하는 유형이고, 애착 회피형은 파트너에 대해 무심하고 높은 독립성을 유지하려는 유형이다. 애착 불안형 유형을 가진 사람이라면 사랑하는 연인이 무엇을 하는지, 어디에 있는지 잘 알기 힘든 롱디 연애만큼 불만족스러운 것은 없을 것이다.

실제로 공항에서 서로 헤어지는 롱디 연인들을 관찰한 연구 (Fraley & Shaver, 1998) 에 따르면, 공항에서 다음 만남을 기약하는 연인들 중 애착 불안이 높은 사람들일수록 잠깐 동안의 이별에 대해 울고불고 하는 리액션이 컸다. 이는 군대 가는 남친 보내면서 울고 부는 여친일수록 고무신 거꾸로 신는 확률이 높다는 구전으로 전해져 오는 현상과 일맥상통한다. 애착불안이 높은 경우, 연인과의 이별 그리고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너무나 큰 스트레스를 유발하지만, 다른 사람에게서 채워야 하는 내면적 욕구가 크기에 쉽게 또 다른 대상에게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또 롱디가 가장 힘든 유형이기도 하다.

자신 혹은 상대방의 애착불안이 높을 경우에는 서로 간 부재를 대비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이 우리의 안전감을 줄 수 있을까 서로 이야기 하는 것, 스케줄을 미리 알려주어 불안감을 감소하는 것, 매일 연락할 시간을 정해놓고 반드시 그 시간을 확보해 주는 것 등이 그 예일 것이다.

평소 대화 스타일(내용+방법)이 어떠한가 역시 콩깍지를 유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롱디 연인은 전화통화 혹은 카톡으로 데이트 시간을 대신하게 된다. 함께 '하는 것'보다는 함께 '이야기 하는 것'이 많다는 것은 대화 스타일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거리 연애에서 늘상 자기 얘기보다는 남얘기만 하는 것은 역기능적일 수 있지만, 장거리 연애에서는 설사 가십이라 하더라도 내 주변인에 대한 정보를 나눔으로써 서로의 주변인 및 daily life를 공유하고, 상대방이 나와 떨어져 지내는 동안 어떤 생활을 하는지 그려볼 수 있게 된다. 또한 내 얘기를 털어놓았을 때 상대방이 내가 기대하는 반응을 해주지 않는다고 느낄 때 콩깍지 레벨이 낮아질 수 있다. 전화로는 고개를 끄덕이는 리액션으로 상대방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회사 상사에게 혼난 얘기를 실컷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인 당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그녀의 더 커진 짜증일 것이다. 언어적 리액션이 약한 당신이라면 전화보다는 화상통화를, 중요한 얘기일수록 서로의 마음이 더 잘 전달되어질 수 있는 대화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오해를 예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이 나에게 오랜 기간 콩깍지가 씌여있을 수 있도록 하는 비결은 내가 먼저 예쁘게 봐주는 거. 관계는 상호작용적이여서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내가 상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내가 예쁨 받는다고 느끼면 상대가 더 예뻐 보이기도 하고, 상대방이 날 예전만큼 좋아한다고 느껴지지 않을 때, 나도 우리 관계에 대해 의심스런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서로의 콩깍지를 오랫동안 지켜주기 위해서는 거슬리는 부분도 긍정적인 면으로 승화시키는 노력과 떨어져 있는 상대를 믿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빠 왜 전화 안 받아, 왜 카톡 읽씹해 라고 다그치기만 하는 연인에게 우리 여친이 최고야 라고 느끼기는 힘들 것이다. 물론 서로에게 솔직한 소통이 중요하긴 하지만, 상대방에게 너무 솔직하게 나의 불만이나 부정적인 감정을 모두 쏟아내는 건 노노. 적당히 애교로 포장한 솔직함과 믿어주는 용기가 롱디 연인들의 관계를 아름답게 할 것이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장거리 연애를 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팁>

1. 자신의 애착관계 스타일을 파악하라. 애착불안형이라면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구조화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2. 내가 무엇을 하는지 상대방에게 알려줘라. 너무 지나치게 디테일할 필요는 없지만 어느 정도 내 동선과 루틴, 주로 보는 주변 사람 정도는 알고 있어야 오해와 의심이 예방된다.

3. 상대방의 긍정적인 면에 포커스를 둬라. 어차피 근거리에 그만한 사람 없으니 만나는 거 아닌가.

4. 의심하지 말고 믿어줘라. 믿을 만해야만 믿는 것보다는, 지키고 싶은 의지로 믿어주는 노력을 하는 거다.

5. Facetime 이나 화상통화 등을 통해서 상대방과 virtually 소통하여, 더 밀접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전화 리액션 안 좋은 사람들일수록 화상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Lee, J-Y., & Pistole, M. C. (2012). Predictors of satisfaction in geographically close and long-distance relationships. Journal of Counseling Psychology. 59, 303-313. doi: 10.1037/a0027563

Fraley, R. C. & Shaver, P. S. (1998). Airport seprataions: A naturalistic study of adult attachment dynamics in separating couple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5, 1198-1212.

Stafford, L., Merolla, A. J., & Castle, J. D. (2006). When long-distance dating partners become geographically close. Journal of Social and Personal Relationships, 23, 901-919.

Stafford, L., & Reske, J. R. (1990). Idealization and communication in long-distance premarital relationships. Family Relations, 39, 274-279.

* 이 글은 한국심리학회 웹진 PSY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