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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6월 07일 11시 34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6월 08일 14시 12분 KST

한국인에게 소개하고 싶은 맥주 5가지

한국의 맥주들은 라거에 치중되어 있다. 최근 국내 대기업에서 에일맥주와 밀맥주를 선보였고, 한국 소규모 양조장들이 다양한 스타일의 크래프트맥주를 선보이고 있지만 아직 세계 맥주 시장만큼 다양하지 못한 건 사실.

한국에서 수제맥주라 알려진 크래프트맥주를 한두 번 마셔보고 "크래프트맥주, 그거 내가 마셔봤는데 말이야. 써서 못 먹겠더라고." 라고 이야기한다면 당신은 맥알못(맥주 알지도 못하면서)으로 오해 받을지도 모른다. 크래프트맥주가 쓰다고 생각하는 당신이라면, 아마 당신이 마셔본 맥주는 IPA가 전부일지도. 홉 향이 강하며, 일반적으로 쌉싸름한 맛과 Bitterness(쓴맛)가 특징인 IPA는 크래프트맥주계에서 잘 알려진 스타일이지만, 전세계 수십 여가지 맥주 스타일 중 '하나'일 뿐.

여기, 라거가 맥주의 전부라 생각하는 한국의 맥주 입문자들에게 소개할 5가지 맥주가 있다. 이 맥주들이라면, 당신의 맥주 지평을 넓혀줄지도. 대부분 한국에 수입되지 않는 맥주들이지만, 전세계 맥주애호가들에게 전설과도 같은 이 맥주들이라면 맥주에 대한 당신의 편견을 바꿀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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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PA는 쓰다는 당신의 편견을 바꿔줄 맥주, 헤디토퍼 (US, ALC 8%, Alchemist Heady Topper)

미국 동부 버몬트(Vermont)에 위치한 양조장의 맥주로, 버몬트 지역의 맥주전문바틀샵에 가야만 구매할 수 있다. 그것도, 1인당 4캔만. 양조장의 펍에서만 판매하던 맥주가 전세계 맥주 애호가들의 창구 Beeradvocate.comratebeer.com에서 전세계 최고의 맥주로 1위를 차지하며 캔맥주 생산이 시작되었다. 무여과 무살균 맥주로 탁한 오렌지컬러의 이 맥주는 홉의 복잡한 아로마로 시작하여 쌉싸름한 여운을 남긴다. 자몽, 오렌지의 프루티(Frutiy)한 아로마는 달큼한 복숭아 캐릭터와 향긋한 풀향을 함께 느낄 수 있다. 홉의 아로마와 쌉싸름한 맛의 균형을 느낄 수 있는 이 맥주는 IPA는 쓰다는 당신의 편견을 바꿔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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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맥주를 좋아하지 않는 당신에게 트로피칼 햇살 한 모금을, 십오브선샤인 (US, ALC 8%, Lawson's Finest Sip of Sunshine IPA)

이름 그대로 햇살 한모금과 같은 이 맥주는 맥주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거부감 없이 마실 수 있는 맥주. 과일 소주와 칵테일을 즐겨 마시는 이들에게는 과일 맥주 버전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물론, 과일'향'을 섞는다든지, 양조가 끝난 후 과즙 추출액 후 첨가만으로 맛을 내는 칵테일류와 비교하진 말길. 헤디토퍼가 홉의 프루티한 아로마와 쌉싸름한 맛의 균형이라면, 이 맥주는 트로피컬 과일 본연의 향을 그대로 살린 맥주. 맥주를 따르자마자 코를 간지럽히는 과일 향과 과일을 그대로 한입 머금는 듯한 주이시(Juicy)함을 느낄 수 있다.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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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수도사들의 엄격함과 정교함의 정수, 맥주의 권위를 증명할 베스트블레테렌 12 (Belgium, ALC 10.2% Westvleteren 12 (XII))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수도사들의 맥주, 트라피스트. 그 권위의 왕좌라 불리는 베스트블레테렌은 전세계 맥주 평가 사이트(ratebeer.com)에서 최고의 맥주라는 영예를 수년간 지켜왔다. 벨기에 안에서도 구하기 힘든 이 맥주는, 수도원의 양조장에 찾아오는 방문객들에게만 맥주를 판매한다. 그 엄격함은 맛에서도 느낄 수 있다. 다크루비 색상의 쿼드루펠 맥주로 검붉은 플럼류와 건포도의 달콤함이 입안을 감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입 안을 감싸는 몰트(malt, 싹튼 보리/맥아)의 풍미와 복잡한 검붉은 과일류의 아로마가 정교하고 섬세하게 균형을 이룬다는 점. 브랜드의 이름조차 병에 새기지 않았던(최근 표시법 때문에 이름을 새기기 시작했지만) 이들의 엄격함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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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와인 보다 복잡하고 섬세한 맥주, 와인 애호가 당신을 위한 칸티용 푸폰 (Belgium, ALC 5%, Cantillon Fou' Foune)

와인의 섬세함이 맥주에는 없다고 말하는 이라면, 람빅을 마셔보라. 신 맛이 두드러지는 람빅이라는 맥주 스타일은 화이트와인에 비견되기도 한다. 적절한 시트러스함과 산미가 미각을 깨우는 람빅은 자연에서 채취한 야생효모를 사용한다. 야생효모를 사용하는 전통 맥주 양조법만 고집하는 칸티용 브루어리의 푸폰은 레몬, 복숭아, 살구의 캐릭터가 신 맛을 감싸는 굉장히 섬세한 맥주이다. 특히 살구의 은은함은 강한 신 맛에 거부감이 있는 이들에게 람빅 입문 맥주로 탁월한 선택. 물론,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맥주이기에 입문용 맥주로 시도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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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싱글 몰트 위스키를 좋아하는 당신에게 소개할, 이클립스 임페리얼 스타우트, 싱글몰트스카치 (US, ALC 11.9% Imperial Eclipse Stout - High West Bourbon)

맥주는 언제나 아쉬움이 남는다는 독주 애호가라면, 싱글 몰트 위스키 배럴에 180일간 숙성한 알코올 도수 11.9%의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마셔보라. 배럴 에이징 맥주만 선보이는 이 양조장은 매년 다른 배럴에 숙성한 맥주를 1년에 단 한번 1,700병만 생산한다. 강하고 굵은 선이 느껴지는 남성다운 맥주,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위스키 배럴에 숙성하여 위스키 배럴의 타닌과 맥주에서 느끼기 힘든 우디함이 따라온다. 위스키의 스모키함과 시가를 좋아하는 이라면 반드시 마셔봐야 할 이 맥주는 얼마 전 한국에 일부 수입되어 판매 중이다. 물량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서두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