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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21일 10시 19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6월 21일 14시 12분 KST

왜곡된 의사결정, 여론조작

그렇지 않아도 하루가 멀다하고 굵직한 뉴스가 터져나오는데, 애당초 올림픽 분산 개최 문제 따위로 전국민적 여론 같은 건 일어날 리 없다고 예측하였던 것 같다. 이 예측이 지금까지는 대부분 맞아떨어졌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자. 경영진이 배임행위를 하여 주가가 폭락했는데 주식을 매각할 수 없는 경우라면 소액주주들은 어찌해야 하는가. 적어도 힘을 모아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라도 하여 주총장에서 경영진에게 힘차게 따져는 봐야 할 것이 아닐까. 파산선고를 3년을 채 안 남긴 강원도의 상황이 이와 다르지 않다.

<기획연재> 평창동계올림픽 분산개최가 대안이다 (4) | 왜곡된 의사결정, 여론조작

주식회사제도와 대의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닮아 있다. 정기적으로 전구성원이 참여하는 선거를 통해 임원을 선출하고, 선출된 임원이 권력을 위임받아 이를 집행한다. 즉 주주의 주주권(株主權)과 국민의 주권(主權)은 원칙적으로 "간접적인" 형태로 행사되는 것이다.

그러나 양자는, 이를 보완하는 방식에 있어 결정적인 차이를 보인다. 주식회사의 주주는, (굳이 정기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주식시장에서 매도주문과 매수주문이라는 형태로 하루에도 수십번이고 수백번이고,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신임여부를 표시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실시간 주가의 등락이라는 결과로 나타난다. 그러나 대의민주주의의 주권자인 국민은 고작 4년에 한 번, 또는 5년에 한 번 자신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을 뿐이다. 즉 한 번 신임을 주었으면 그뿐, 이를 다시 거두어들일 방법은 적어도 4년 또는 5년 동안은 없는 셈이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위임받은 권력을 행사하는 자들은 대부분 여론을 두려워한다는 점이다. 결집된 여론은 종종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다음과 같은 의미도 된다. 우선, 결집되지 않은 여론은 아무런 힘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 이에 반하여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결집되고 왜곡된 여론은 그 자의 조아(爪牙)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공동체의 이익에 반하는 어떠한 정책을 추진하는 공무 담당자에게는 이 두 가지 선택지가 놓여 있는 것이다.

현재 상황으로 놓고 볼 때, 평창동계올림픽이 이대로 치러질 경우 강원도 나아가 대한민국의 국익에 막대한 데미지를 가져올 것임은 명백하다. 그렇다면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와 강원도, 그리고 정부의 정책담당자들은 대체 어떤 선택을 했던 것일까.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가 결정되기까지는 후자의 전략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유치위원회는 끊임없이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를 선전했고, 평창올림픽이 역대 최고의 평화올림픽, 환경올림픽이 될 것이라 공언했다. 그러나 2011 전남이 개최한 F1, 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참혹한 실패로 끝나 빚더미에 올라 앉게 되고, 이에 평창올림픽을 바라보는 여론이 조금씩 술렁거리자, 이번에는 전략을 바꾼 것 같다. 정부와 조직위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할 때 우리 정부가 즐겨 쓰던 전략을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 들어, 이제 국민을 향해서 사용하려고 한다. 철저한 무대응과 무시를 통해 분산개최 여론이 더 이상 결집되지 않도록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이쯤되면, 여론을 이용하는데 있어서는 괴이하게 혜민한 평창조직위와 정부이다. 그렇지 않아도 하루가 멀다하고 굵직한 뉴스가 터져나오는데, 애당초 올림픽 분산 개최 문제 따위로 전국민적 여론 같은 건 일어날 리 없다고 예측하였던 것 같다. 이 예측이 지금까지는 대부분 맞아떨어졌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자. 경영진이 배임행위를 하여 주가가 폭락했는데 주식을 매각할 수 없는 경우라면 소액주주들은 어찌해야 하는가. 적어도 힘을 모아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라도 하여 주총장에서 경영진에게 힘차게 따져는 봐야 할 것이 아닐까. 파산선고를 3년을 채 안 남긴 강원도의 상황이 이와 다르지 않다.

3월 12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평창동계올림픽분산개최를촉구하는시민모임'이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분산개최 불가 방침을 재검토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기획연재> 평창동계올림픽 분산개최가 대안이다

1회 : 국가체면 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분산개최

고광헌 / 평창올림픽분산개최촉구시민모임 상임대표

2회 : 올림픽 경제효과의 진실

임정혁 / 스포츠칼럼니스트

3회 : 평창동계올림픽, 강원도 재정의 밑빠진 독

김상철 / 나라살림연구소

4회 : 여론조작, 왜곡된 의사결정

박지훈 / 변호사, 스포츠문화연구소 사무국장

5회 : 500년 원시림, 가리왕산의 울음

이병천/ 산과자연의친구 우이령사람들

6회 : 어젠다 2020과 근대올림픽의 미래전망

정용철 / 서강대학교 교수

7회 : 평창동계올림픽 분산개최와 방안

배보람 / 녹색연합 정책팀장

"평창동계올림픽분산개최를촉구하는시민모임"은 평창동계올림픽 및 메가스포츠 이벤트의 반복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평창동계올림픽의 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위해 만들어진 시민모임입니다. 시민모임은 강원도 지역, 체육, 환경, 문화 시민단체 50여개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분산개최를촉구하는시민모임 후원계좌

하나 : 159-910003-63404 (문화연대)

* 후원금은 평창동계올림픽 분산개최 추진을 위한 시민모임의 활동에 사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