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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17일 09시 47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1월 18일 14시 12분 KST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대통령 피선거권 있나?

뉴스1

1. 주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대통령 피선거권 있나?


2. 관련 소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통령 피선거권 논란과 관련해 피선거권이 있다고 유권해석을 했다. 그럼에도 법조계 일각에서 피선거권이 없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이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3. 논란이 생긴 이유는?

대통령의 피선거권에 대해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16조 제1항의 해석과 관련된 문제다. 그 조항은 '선거일 현재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40세 이상의 국민은 대통령의 피선거권이 있다. 이 경우 공무로 외국에 파견된 기간과 국내에 주소를 두고 일정기간 외국에 체류한 기간은 국내거주기간으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때의 '5년 이상 국내거주요건'이 연속해서 5년 이상을 거주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전 생애를 통틀어 국내거주기간이 5년 이상이면 되는 것인지 해석의 논란이 있는 것이다. 반 전 총장의 경우 유엔사무총장으로 재직하다가 지난 12일에 입국했기 때문에 만약 전자로 해석한다면 5년 이상 국내거주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피선거권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


4. '공무로 외국에 파견된 기간과 국내에 주소를 두고 일정기간 외국에 체류한 기간은 국내거주기간으로 본다'는 단서조항에 해당될 여지는 없나?

반 총장이 수행한 유엔사무총장의 업무가 '대한민국의 공무'가 아니라는 데에는 다른 견해가 없다. 세계적으로도 유엔 사무총장은 어느 특정 국가에 속하지 않고 회원국 모두를 위해, 그리고 회원국 사이의 이해관계조정을 하는 업무를 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유엔사무총장이 특정국가인 대한민국의 공무를 수행하였다 할 수는 없다.

그리고, 반 전 총장은 유엔사무총장에 당선된 후 사무소가 있는 미국 뉴욕으로 전출을 했다가 지난 13일에 다시 국내에 주민등록전입신고를 하였다. 따라서, 국내에 주소를 두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단서조항의 어디에도 해당할 여지가 없다.


5. 반 전 총장에게 피선거권이 있다는 선관위의 판단근거는?

현행 헌법 이전인 제5공화국 헌법 제42조는 '대통령으로 선거될 수 있는 자는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이 있고, 선거일 현재 계속하여 5년이상 국내에 거주하고 40세에 달하여야 한다. 이 경우에 공무로 외국에 파견된 기간은 국내거주기간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이에 따른 대통령선거법 제108조도 똑같이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현행 헌법은 제67조 제4항에서 '대통령으로 선거될 수 있는 자는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이 있고 선거일 현재 40세에 달하여야 한다'라고만 해서 국내거주요건을 삭제하였다. 그에 따라 대통령선거법도 1987년 11월 7일 헌법과 같은 내용으로 개정되었다.

선관위가 제시하는 근거는, 종전 헌법과 대통령선거법에 '계속하여'라는 문구가 있었다가 그 부분이 없어졌기 때문에 국내거주요건을 해석할 때에 '계속하여' 거주할 것까지는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6. 피선거권이 없다고 보는 쪽의 근거는?

법규정의 문언에 충실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법규정에 '거주하고 있는'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은 명백히 현재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선거일 현재 연속해서 5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상태일 것을 요구한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만약, 규정을 선관위와 같이 해석하게 되면, 그 경우 '거주한 바 있는' 또는 '거주하였던'과 같이 과거형으로 표현해야 하는데, '거주하고 있는'이라고 현재형으로 표현한 이상 연속거주요건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쪽에서는, 선관위 해석에 따를 때 극단적인 경우, 태어나서 5년간만 국내에 거주하고 그 이후 외국에 있다가 선거일에 입국하는 경우에도 피선거권이 있다고 해야 하는데, 이것은 명백히 부당하다는 것이다.

또한, 선관위와 같이 해석하면 법규정에 '선거일 현재'라는 부분의 의미가 완전히 무시되는 불합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7. 선관위 입장은 법이 만들어진 연혁을 참고했다는 것인데, 이 규정이 만들어지게 된 과정은 어떻게 되나?

말씀드린 바와 같이 1987년에 대통령선거법이 개정될 때 해당 조항이 고쳐지면서 국내거주요건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 후 1994년 3월 16일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이 제정되면서 대통령선거법은 폐지되었는데, 새로 제정된 법에서도 해당조항은 종전과 같았다.

그러다가 1997년 1월 13일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중 해당조항인 제16조 제1항이 개정되는데, 개정조항은 '선거일 현재 5년이상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40세이상의 국민은 대통령의 피선거권이 있다. 이 경우 공무로 외국에 파견된 기간과 국내에 주소를 두고 일정기간 외국에 체류한 기간은 국내거주기간으로 본다'라고 했다. 이 조항은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이 공직선거법으로 그 명칭이 바뀌었는데도 같은 내용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8. 해당 조항이 개정될 때 국회에서 논의된 사항이 있나?

당시 국회 내에 제도개선위원회가 구성되어 해당 법률이 개정되었다. 제도개선위원회의 개정제안이유서를 보면, 그 때 위원회는 선거운동에서의 규제 완화, 선거범죄의 벌칙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었을 뿐이고, 해당 조항의 개정이유를 명확히 밝히고 있지는 않다.

다만 후문에 의하면, 당시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김대중 후보의 출마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여권쪽에서 해당 조항의 개정을 추진하였다고 한다. 김대중 후보는 1992년 대선 패배 후 영국에 체류한 사실이 있는데, 그것 때문에 5년 국내거주요건을 채울 수 없는 상태였다.

이러한 의도를 간파한 야권이 강력 반발해서 결국 단서 조항에 '국내에 주소를 두고 외국에 체류한 때'에는 국내에 거주한 것으로 본다는 것을 추가하였다. 김대중 후보는 국내실거주기간이 5년에 미달하기는 했지만, 주소를 국내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단서조항에 따라서 피선거권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아무튼, 해당 조항을 해석함에 있어 입법연혁이나 과정을 참고할 만한 부분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9. 그러면, 다른 선거의 경우에는 어떠한가? 비교할 만한 것이 있나?

지방의회나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에 비슷한 조항이 있다. 공직선거법 제16조 제3항에 의하면, '선거일 현재 계속하여 60일 이상(공무로 외국에 파견되어 선거일전 60일후에 귀국한 자는 선거인명부작성기준일부터 계속하여 선거일까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구역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주민으로서 25세 이상의 국민은 그 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피선거권이 있다'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공직선거는 아니지만, 공동주택의 동별 대표자 피선거권에 관하여 규정에 공동주택관리법 제14조 제3항 제1호에 의하면, 동별 대표자는 동별 대표자 선출공고에서 정한 각종 서류 제출 마감일을 기준으로 해당 공동주택단지 안에서 주민등록을 마친 후 계속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1조 제2항에 의하면 6개월) 이상 거주하고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즉, 두 경우 모두 '계속하여'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 이 두 조항은, 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동별 대표자 모두 해당 단체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정신에서 그런 요건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10. 그러면, 결론적으로 반 전 총장에게 피선거권이 있는지의 여부는 어떻게 보아야 하나?

법을 해석할 때에는 1차적으로 법률문장의 언어적 의미에 따라 행하는 문리해석을 하고, 그것이 부족할 때에 2차적으로 논리해석을 하는 방법을 따른다. 문리해석에 의할 때에는 '선거일 현재'라든지, '거주하고 있는'이라는 현재형의 표현을 쓰고 있는 법규정을 보면, 피선거권이 없다고 보는 쪽이 타당해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문리해석도 논리적인 범주를 벗어나서는 곤란한데, 논리해석에 의하면 다른 선거나 예전 조항에서는 '계속하여'라는 표현이 있음에도 대통령 선거 관련 현행법에는 그런 표현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피선거권이 있다고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논리해석의 한 방법 중 '물론해석'이라는 방법도 있는데, 이것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명확하게 하지 않았다고 해석하는 방법이다. 이 해석방법에 따르면, 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동별 대표자의 경우에도 계속거주요건이 필요한데, 그보다 훨씬 중요한 자리인 대통령의 경우에는 따로 규정하지 않더라도 연속적으로 거주해야 한다는 요건이 당연한 것이어서 따로 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피선거권이 없다고 보는 것이 법학상의 해석방법에는 더 부합한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만약 반 전 총장에게 피선거권이 없다고 보게 되면, 설령 반 전 총장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선거 또는 당선에 무효사유가 있게 되어서 선거 후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 그 때문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반 전 총장이 실제 선거에 출마하는 경우 '후보등록정지가처분' 또는 '선거운동금지가처분' 등을 제기해서 더 큰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움직임이 있다.

결국 이 논란은 법률해석의 최종권한을 가진 사법부의 판단이 있어야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교통방송 출연 원고를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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