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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6월 10일 09시 52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8월 10일 14시 12분 KST

너 바람났니?

업사이클 제품을 제작한 지 약 4년차를 바라보고 있는 세이지디자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 사업은 진행하면 할수록 어려운 사업이다. 첫해는 제작하는 것이 서툴러 작은 능력 치의 제품만 만들어 냈고 2년차에는 '이 사업을 계속해야 하는 것인가'를 한 달에 한 번꼴로 고민했으며 3년차가 되어서야 '계속 해보자'라는 느낌이 들었다.

 

너 바람났니?

작년부터 이상한 조짐이 보였다.

평소에 느끼지 못한 기류가 느껴졌다. 이상하다...

이 글을 제목만 보고 읽고 계시다면 다소 실망하실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의 바람은 최근 들어 업사이클에 대한 문의가 엄청나게 늘어난 것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이다.

실로 업사이클 광풍이라고 할 만큼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기존에 많은 업체들은 이미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긴 했지만 작년부터 조짐이 보이더니 올해는 유난스러울 정도이다.

대학생들의 경우 저학년은 교수님이 내주신 과제로, 4학년들은 취업 및 창업 아이템으로 불쑥 찾아오거나 예약방문, 이메일 문의를 하는 빈도수가 높아졌고 심지어 고등학생의 창업 문의도 있었다.

청년창업의 경우도 많이 늘어났는데 대구, 부산 등등 지방에서도 삼삼오오 모여 업사이클을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좋지 않은가? 음...... 솔직히 말하자면 현재 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조금 걱정이 앞선다.

이 어린 친구들, 기업들이 업사이클이 어떤 것인지 알고 덤비는 것인가......

업사이클? 그게 뭐야? 하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리사이클은 단순재활용을 말하는 것이며 리폼이라고 하는 것은 가정에서도 쉽게 수선하여 사용하는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고 업사이클은 리사이클과 업그레이드라는 단어가 합쳐져서 디자인과 실용성을 겸비하여 산업이 될 수 있는 의미 있는 것을 말한다. 업사이클에는 제품, 작품, 공간의 경계를 두지 않는다.(세이지디자인 김자연 실장의 개인적인 의견임)

업사이클 제품을 제작한 지 약 4년차를 바라보고 있는 세이지디자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 사업은 진행하면 할수록 어려운 사업이다. 첫해는 제작하는 것이 서툴러 작은 능력 치의 제품만 만들어 냈고 2년차에는 '이 사업을 계속해야 하는 것인가'를 한 달에 한 번꼴로 고민했으며 3년차가 되어서야 '계속 해보자'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업사이클 제품을 만들어 내기까지의 과정은 실로 처참하다. 일반인들도 길이나 가정에서 아무거나 버리는 것으로 만들 수는 있지만, 각 편집샵에 입점되어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게 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업사이클은 하나의 제품이나 작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일반 공산품보다 적어도 1.5배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일단 버리는 것이니 세탁, 세정, 건조의 과정이 필요하고 제품의 디자인과 공정을 생각하여 분해해서 사용해야 하니 그만큼의 수고가 끝나야 비로소 제작이 시작된다.

그리고 디자이너의 샘플작업이 끝나더라도 많은 수량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작업자를 이해시키고 교육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산이 잘 되었다 하더라도 판매가 더 문제이다.

업사이클 제품의 특성상 공산품처럼 같은 패턴의 제품이 나오기 힘들다 보니 온·오프라인 판매자들이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식의 변화로 많이 좋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제품의 특성을 이해시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너도나도 판을 크게 벌려 업사이클을 시작하고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단체나 기업들이 생기는 것이며 울며 겨자 먹기로 사업을 이끌어가는 업체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필자 역시 마음 편히 사업을 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내가 욕심을 부려봤자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고, 욕심을 줄이고 마음을 비우고 하다 보니 남들보다 즐겁게 하는 일로 비추어지는 것이고 따라서 여러 사람들이 찾아주는 긍정적인 상황이 조금 일어나는 것 뿐이다.

이렇게 투덜거린다고 해서 비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업사이클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고 많은 기업들의 시도와 경쟁이 있을 것이다.

다만 이것이 잠깐 지나가는 광풍이 아니라 약하더라도 오랫동안 따뜻하게 불어주는 바람 이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소연을 해본다.

바람아 조용히 조용히 살살 불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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