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2015년 12월 24일 06시 10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2월 24일 14시 12분 KST

경제학자는 어떻게 실패하는가 | 크리스마스 선물의 경제학

gettyimagesbank

크리스마스와 연말입니다. 선물의 계절입니다. 선물을 고르는 일은 항상 어렵습니다. 받는 이가 무엇을 좋아할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의 사회적 비용"이라는 유명한 논문이 있습니다. 경제학자 왈드포겔은 예일대학의 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지인에게 받은 선물을 직접 구매한다면, 얼마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가. 이것과 선물의 실제 가격의 차이를 살펴 보았습니다. 이 차이는 경제적 손실을 의미합니다. 왈드포겔은 손실의 크기가 실제 가치의 1/10에서 1/3에 달한다고 추정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1992년 한 해 동안, 선물의 사회적 비용이 40억에서 130억 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선물 대신 현금을 주고 받으면 되지 않습니까.

맨큐의 경제학 교과서는 선물의 신호이론을 제시합니다. 선물은 사랑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지만, 현금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경제학의 신호이론에 따르면, 두가지 조건이 만족될 때, 메시지는 설득력을 얻습니다. 첫째, 비용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말로 때우는 것처럼,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는 행위는 믿을 수 없습니다. 둘째, 신호 전달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나 지불할 수 있는 비용이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남들은 할 수 없는 것을 나는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현금이 가진 중요한 한계입니다. 왜 선물이 사랑의 신호를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는지 설명할 수 있습니다. 남자친구가 선물을 고르기 위해 쓰는 시간의 비용이 여자친구에게 사랑의 신호로 작동하는 것입니다.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들이라면 다들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설명입니다.

몇 해 전, 아내에게 선물을 했지만,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눈치입니다. 선물을 고르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말해 주었습니다. 선물의 신호이론도 차근차근 설명했습니다. 아내는 답했습니다. "그건 결혼 전이나 통하는 이야기야. 결혼 후에는 현금이 사랑의 신호를 전할 수 있다구!"

주는 이와 받는 이, 우리는 서로를 잘 모른다‬

선물을 주는 이의 가장 큰 고민 하나는 선물의 가격입니다. 스탠포드 경영대 교수 플린과 애덤스는 약혼식을 올린 여성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약혼반지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는가. 남성들에게도 질문했습니다. 약혼 상대자가 얼마나 만족해 한다고 생각하는가. 남성들의 대답을 살펴보니, 반지 가격과 그들이 짐작하는 약혼녀의 만족도 사이는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싼 반지일수록 약혼녀는 더 만족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그러나 여성의 대답을 살펴보면, 가격과 실제 만족도는 상관관계를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남자들이 약혼반지를 구매한 가격의 실제 평균은 $2,811 입니다. 여성들이 예상한 가격의 평균은 $3,926입니다.

예일대학교 경영대 교수 노벰스키의 연구팀은 주는 이와 받는 이 사이의 선호 차이를 연구했습니다. 선물을 주는 이들은 선물을 통해 감동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선물의 품질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받는 이들은 기능성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조금 거리가 떨어져 있지만 유명한 고급 식당의 상품권을 선물합니다. 그러나 받는 이는 집에서 가까운 식당의 상품권을 더욱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선물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많은 사람들은 포장을 다시해서 다른 이에게 선물합니다. 모두가 아는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그래도 선물 준 이를 생각하면, 약간의 죄책감을 떨칠 수 없습니다. 스탠포드대 플린과 애덤스는 하버드 경영대의 놀튼과 함께 이 문제를 연구했습니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여기서도 주는 이와 받는 이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받는 이들은 선물을 삼자에게 주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주는 이들은 다시 선물하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을 갖지 않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선물의 권리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받는 이는 주는 이의 권리를 존중하지만, 주는 이는 받는 이의 권리를 존중합니다.

선물의 문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를 잘 모릅니다. 소개한 세 개의 연구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받는 이들은 가격에 대해 무심한 편이고, 실용성있는 제품을 좋아하며, 받은 선물을 다른 이에게 주는 것에 대해 필요없이 죄책감을 느낍니다. 연구 결과에 따라, 저는 가격이 저렴한 양말을 사서 아내에게 선물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걱정 말고 딸에게 줘도 괜찮다고 친절하게 말해줍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아내는 꼭 딸과 잠을 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