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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14일 04시 33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1월 15일 14시 12분 KST

이것은 법의 문제 이전에 국어의 문제다

뉴스1

"선거일 현재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40세 이상의 국민은 대통령의 피선거권이 있다."

대통령의 피선거권과 관련된 공직선거법 16조 1항의 내용이다. 중앙선관위는 위 조항에서 "거주하고 있는"을 "거주한 적이 있는"으로 해석했다. 이 두 표현은 의미가 엄연히 다르다. "거주하고 있는"은 과거 어느 시점부터 현재까지 거주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현재진행형 의미이다. "거주한 적이 있는"은 우리 어법에 과거진행이라는 정의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굳이 따지자면 과거진행형이며, 어쨌든 현재진행형은 아니다.

혹시 모르니 해당 부분을 선관위 해석으로 바꿔보자. 이 해석이 맞다면 바꾼 문장도 말이 되어야 한다.

"선거일 현재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한 적이 있는 40세 이상의 국민은 대통령의 피선거권이 있다."

이렇게 되면 "선거일 현재"라는 시점 제한 전제가 필요 없게 된다. "5년 이상 거주한 적이 있는지 없는지"를 따지는데 "선거일 현재"라는 전제가 왜 필요한가.

"선거일 현재"라는 전제는 "선거일 현재로 역산하여 5년 이전의 시점부터 현재까지 거주가 지속되는"이라고 해석할 때만 의미가 있다. 굳이 시점 제한 전제를 넣으려면 "선거일 이전"이라고 해야 하는데, "선거일 이후"의 미래 시점을 굳이 따질 필요가 없으므로 이것 역시 불필요한 전제가 된다.

공직선거법의 해당 조항은 "공무로 외국에 파견된 기간과 국내에 주소를 두고 일정기간 외국에 체류한 기간은 국내 거주기간으로 본다"고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이 공무를 위한 파견은 아니므로 해당 사항이 없고, 반 전 총장이 "국내에 주소를 두고 일정기간 외국에 체류"했다면 예외조항에 해당된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은 귀국 바로 다음날인 13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주소 등록을 했다. 그 이전까지는 주민등록이 없었다는 얘기.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는 기간 동안 미국 뉴욕에 주소지를 뒀다. 따라서 예외조항에도 해당이 안 된다.

선관위 유권해석대로라면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5년 동안 살다가 외국으로 이민 간 사람도 평생 외국에서 살다 와도 대통령 출마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여기에 주민등록 예외규정까지 연결시키면 외국에서 태어나 우리나라에 출생신고를 하고 주민등록을 유지하면서 들락날락했다면 외국 거주 기간을 "일정기간 외국 체류"로 간주하여 40세만 넘으면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다.

유권해석은 최종적인 법적 판단이 아니다. 선관위 유권해석 믿고 그대로 선거운동했다가 선거법 위반 판결 받아 신세 망친 정치인 엄청 많다. 이 문제에 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박찬종 변호가 같은 이가 반기문이 후보 등록을 마치는 순간, 후보등록 무효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법적인 판단을 분명히 해야한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을 수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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