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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04일 11시 57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8월 04일 14시 12분 KST

재개발을 다시 생각하다

연합뉴스

오랜만에 집에 갔었다. 필자의 부모님은 인천 남구 관교동에 살고 계시다. 전공과 관련해서 주택재개발 때문에 소송을 하고 이웃과 등을 진 사람들과 인터뷰도 하고 관련된 자료도 찾아보는 일을 해본 적이 있다. 그런데 집에 재개발 관련된 게시물이 붙어 있어서 좀 당황스러웠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구나.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것처럼 세 군대의 아파트가 재개발을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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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지에 있는 내용이 아주 희망차다. 소형단지여서 형편없는 대우를 한 건 누구고 받은 건 누구란 말인가?

4년 안에 성공한 재개발사업을 여러분은 들어보신 적이 있는가? 아마 SH공사에서 시행한 은평구의 구산마을 재개발도 4년은 더 걸렸을 거다.

주민들의 원하는 만큼의 추가분담금이란 말도 난 처음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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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하나 짚고 넘어가자.

재건축이 아니고 재개발을 말하는 것 같다.

전단지에 써 있는 것처럼 위에 아파트들은 24년 전인 1991년에 지어졌다. 지하에 주차장이 없다. 재건축은 건물이 노후한데 기반시설의 상태가 양호할 경우 주택만을 새로 짓는 것이고, 재개발은 주택과 기반시설이 모두 노후한 경우에 새롭게 만드는 걸 의미한다. 그럼 재건축이 아니고 재개발이 아닐까 싶다. 쟁점은 아니므로......

인천의 관교동이란 동네가 입지가 좋은 지역인 건 사실이다. 구월동 때문이다. 시청이 이전한 이후 인천의 무게 중심이 해안가인 동인천에서 내륙지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 30년 정도 된다. 그 사이 인천 남동구 구월동이 새롭게 개발되고 인천에 없었던 연수구가 만들어졌다. 여기에 인천의 또 다른 중심인 부평과 지하철로 연결되고 터미널과 백화점 그리고 경찰청 같은 기관들이 이사를 해왔다. 1990년대 후반부터 인천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부평분들이 다소 동의를 못할 수도 있겠다). 관교동은 그런 구월동과 맞닿아 있다.

위에 아파트들은 인천이 새롭게 개발되던 시기의 1세대들이다. 1991년이면 수도권 1기 신도시들이 막 만들어질 때랑도 시기가 겹친다. 그로부터 24년이 흘렀다. 사람들이 재개발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인천은 대도시이면서도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도시다. 아마도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가 끝나면 인구 300만명을 돌파하지 않을까 싶다. 덕분에 인천은 계속 공사를 해왔다. 송도, 청라, 영종도를 보라. 대역사가 아직도 끝나지 않고 계속 진행 중에 있지 않은가? 오래된 모습의 구도심을 보유하고 있고, 분당과 일산이 이제 더 이상 신도시라고 하기에 쑥스러운 것처럼 꼭 구도심이 아니더라도 재개발을 언급할 만큼 이제 나이를 먹은 동네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꼭 우리 동네여서가 아니라.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런 방식으로 재개발을 해야 하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든다. 재개발을 하는 데는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 국가가 해줄 리도 없다. 해줄 수도 없고, 그럼 그 비용은 어디서 충당되는가? 고층이어서 가능한 것이다. 왕십리 뉴타운처럼 단독주택이나 빌라 혹은 연립주택으로 이루어진 동네들 아니면 70년대 지금은 LH로 변신한 주택공사가 지은 5층짜리 주공아파트들이 지금 어찌되었는지 보라. 모두 고층아파트가 들어섰다. 용적률이 높아져야 건설사가 공사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런데 80년대 말이나 9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어찌할 것인가? 목동 상계동 그리고 분당과 일산 초기에 만들어진 아파트들은 어찌할 것인가? 그럼 그 아파트들은 모두 30층 혹은 그 이상으로 지어야 한다. 괜찮을까? 왜 5층짜리 아파트를 재개발하는 건 되고, 15층짜리 아파트를 재개발하는 게 뭐냐 문제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겠다.

단순한 계산으로 산출되는 주택보급율이 100%을 넘어선 2004년 경이다. 지금도 100%가 넘는다. 그럼 집이 부족하지 않나? 아니 부족하다. 산업화 이후에 우리의 도시는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됐다. 지금도 그러한가? 허나 고층이 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고층아파트가 양질의 주거환경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주거환경 때문에 재개발에 열광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안다. 우린 재개발을 하면서 재개발된 아파트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신하는 것을 많이 봐왔다. 혹시 그걸 기대하고 있는 걸까? 아직도 기해하는 걸까?

재개발이 진행될 지금의 상황은 수십 년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재개발을 하면 가격이 평당 얼마나 오를 거라는 말로 사람들을 현혹시켜선 안되고 거기에 넘어가서도 안된다. 부동산에 대한 투기열풍의 휴유증이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빈부의 격차에 크게 일조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다음을 고민해야 한다. 더 이상 도시를 망가뜨려선 안된다.

대부분의 집들이 아파트 한채가 전 재산이다. 빚이 천조인 세상이다. 24년 됐으면 노후한 부분을 찾아서 보수하고 계선하면된다. 세 아파트를 묶어서 개발하는 구상보다 공동으로 주차장 같은 시설을 공유하는 구상이 이 동네를 더 좋게 만드는 일 아닐까? 위 지도의 쌍용아파트는 단지 가운데 있어도 인천터미널역을 가는데 크게 불편하지 않았었다. 앞에 있는 성지아파트와 풍림아파트 사이에 개방된 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4~5년 전부터 그 문이 폐쇄되고 사람들이 담을 넘어다니자 쇠사슬을 쳐놓았다. 그래서 빙~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같이 재개발을 하겠다고? 지금 이 동네 아파트단지에서 가장 급한 사안이 재개발인가? 진짜 재개발이라고 생각하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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