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2015년 01월 23일 11시 26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3월 25일 14시 12분 KST

내가 '고기없는월요일' 운동을 시작한 이유

동물을 착취한 대가로 우리가 정말로 행복해졌을까? 공장식 축산업은 오늘날 기후문제의 주범으로 식량부족과 기아문제, 물부족, 토양, 수질오염을 야기하고 있다. 또한, 육식은 고혈압, 당뇨, 비만과 같은 대사질환뿐 아니라 알레르기성 질환과 환경호르몬의 과도한 인체유입으로 인한 성조숙증과 만성질환, 암과 같은 중증질환을 유발하는 주원인이기도 하다. 잔인한 패션산업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들과 생물종 다양성의 파괴 역시 심각하다. 결국, 인간은 동물을 착취해서 인간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는 중인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스며들어가는 변화

기린한약국의 한약장에는 동물성 한약재가 없다. / 사진. 이현주

2014년은 내가 한방채식 한약국을 연 지 10년째 되는 해였다. 맨처음 동물성 약재인 녹용, 사향, 웅담 등이 들어간 고가의 한약을 처방하지 않는 채식한약국을 연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독특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오래 지나지 않아 문을 닫거나,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남들이 가지 않는 새로운 길을 여는 첫 주자들이 그러했듯이, 그 길이 잘 닦여진 신작로가 아니라 돌과 자갈이 덮힌 가시밭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10년간 나는 누구보다 행복하고 자유롭게 일을 했고, 10년이 지난 지금은 그 전보다 더 일이 재미있다.

국내에서도 단지 웅담 채취를 위해 곰을 사육하고 있다. / 사진. 동물자유연대

야생의 숲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며 자연의 생명에너지를 온몸에 흡수하여 건강해진 곰의 쓸개가 '웅담'이라는 이름의 약재로 사용되었던 옛날과 달리, 오늘날은 철창에 가두어 동물 부산물 등을 넣은 사료를 먹고 두 손 두 발이 묶인 채로 철창 안에 갇혀 울부짖으며 사육당하고 있다. 그런 곰의 쓸개에는 엄청난 스트레스물질이 쌓일 것이 분명한데, 어떻게 그런 쓸개에서 채취한 쓸개즙이 사람을 건강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 불로장생을 꿈꾸는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비틀어진 보신문화는 야생동물을 멸종위기로 내몰고 있고, 이렇게 해서 희귀해진 약재를 마치 만병통치약으로 둔갑시켜 버리고 있다.

인도 히말라야 아쉬람의 소/ 사진. 이현주

세계에서 채식인이 가장 많은 나라, 인도에서는 종교적 이유 때문에 소를 먹지 않는다. 물론 점점 다국적 자본시장이 밀려들어와 이러한 전통문화가 급속도로 파괴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교통이 혼잡한 시간일지라도 수십대의 차량들이 느린 걸음으로 길을 가로지르는 소를 조용히 기다리는 모습을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다. 인도인들은 소를 제2의 엄마라고 부른다. 그들은 소들이 나눠주는 우유를 감사히 먹고, 대신 소들을 안전하게 돌봐주다가 나이가 들면 열대우림으로 보내어 자연사하도록 한다. 그곳에서 소는 노동력의 수단도, 먹을거리도 아닌 가족이자 이웃이다. 종교적 관념이 만든 문화라고는 하지만, 오늘날 동물을 인간을 위한 일방적인 착취수단으로 취급하는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공장식 축산업은 기후변화의 주요원인이다./2009년 월드워치보고서. 축산업의 긴 그림자

오늘날 공장식 축사에서 살아가는 소, 돼지, 닭들과 아름다움의 이름으로 잔인하게 사육되어 가죽을 빼앗기고 도살되는 밍크, 여우, 토끼, 라쿤, 오리, 거위, 알파카들, 숲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침팬지, 곰, 사슴 등의 야생동물들을 철창에 가둬 실험도구와 보신용 약으로 착취하고, 자연 속에서 영혼의 노래를 부르며 아름답게 살아가야 할 코끼리, 돌고래가 노래를 잃어버리고 병들어가고 있는 현실을 말이다. 이것은, 동물이 인간보다 하등하기 때문에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서라면 동물들을 희생시키는 게 당연하다고 믿는 보편적 통념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빙하가 사라지면 인류는 어떻게 될것인가? / 사진. WWF세계야생기금

그렇다면, 동물을 착취한 대가로 우리가 정말로 행복해졌을까? 공장식 축산업은 오늘날 기후문제의 주범으로 식량부족과 기아문제, 물부족, 토양, 수질오염을 야기하고 있다. 또한, 육식은 고혈압, 당뇨, 비만과 같은 대사질환뿐 아니라 알레르기성 질환과 환경호르몬의 과도한 인체유입으로 인한 성조숙증과 만성질환, 암과 같은 중증질환을 유발하는 주원인이기도 하다. 잔인한 패션산업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들과 생물종 다양성의 파괴 역시 심각하다. 결국, 인간은 동물을 착취해서 인간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는 중인 것이다.

사진. 한국고기없는월요일 Meat Free Monday Korea

만약, 내가 이런 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따로 갖지 않았다면, 대부분 사람들처럼 나 역시도 무심하게 스치고 지나갔을 것이다. 그들이 틀리고, 잘못해서가 아니라, 잠들어 있고, 미처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 문제들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생각해보게 만들고 싶었고,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한 걸음을 떼어볼 수 있는 고기없는월요일 운동을 시작했다. 한 사람이 이런 주류문화와 다른 흐름을 향해 한걸음을 내딛는 것은 아주 미미한 발걸음이겠지만, 새로운 흐름이 시작되면 그와 유사한 방향성을 지닌 다른 이들에게도 희망이 생기는 법이다. 나는 우리가 동물을 사랑하고,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이 이런 한 가닥 희망이 되기를 소망한다.

문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가랑비에 옷 젓듯이, 한방울 한방울 스며들어가는 작은 변화들이 세상을 바꾼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진. Meatless Monday USA

* 이 글은 [동물자유연대] 함께 사는 세상에도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