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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30일 13시 28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0월 30일 14시 12분 KST

'3대 2' 잊을 수 없는 경인더비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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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 컬러 때문에 경인더비를 '한국의 밀란더비'라 부르기도 한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서울과 인천이 맞붙는 경인더비는 국내 축구를 대표하는 주요 더비 매치 중 하나로 꼽힌다. 2004년부터 시작된 이들의 맞대결은 만날 때마다 팬들 간의 충돌이 수시로 발생하여 자연스럽게 라이벌 관계가 형성됐다. 경기 중에는 응원과 걸개로 맞대결이 벌어졌고, 경기가 끝나면 달아오른 분위기 속에 장외 충돌이 일어나는 등 수많은 사건, 사고가 만들어졌다. 자칫 문제가 있는 라이벌 관계로 비칠 수 있지만, 이런 치열함 덕분에 경인더비를 진정한 더비로 꼽는 이들이 상당하다. 특히 만날 때마다 팽팽하고 흥미진진한 경기 내용을 보여준 덕에 경인더비를 손꼽아 기다리는 팬들의 수는 점차 많아졌다.

경인더비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가장 뜨거웠을 때는 세 경기 연속으로 펠레스코어(3대 2)가 만들어지고, 무려 30,574명의 관중을 동원한 2012-13 시즌 중 열린 세 번의 맞대결 기간이 아닐까 싶다. 당시 두 팀 팬들이 만들어낸 응원전 속 치열한 분위기와 박진감 넘치는 경기 내용은 사람들에게 그 매력을 인정받았다. 역대 경인더비 중 우승이라는 가장 중대한 의미가 걸린 2015 FA컵 결승전을 앞두고 우리가 잊을 수 없는 경인더비와의 소중한 추억들을 잠시 꺼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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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인천 유나이티드)


# 우리는 아직 빠울로와의 뜨거운 포옹을 기억한다.

2012년 7월 15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

K리그 21라운드, 인천 (3) vs (2) 서울

한교원(전 46분, 후 17분), 빠울로(후 46분) / 김진규(전 33분), 하대성(후 22분)

2012년 7월 15일, 경인더비가 열린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는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날 경기는 종료 직전에 터진 인천 빠울로의 극적인 결승 골 덕분에 경인더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경기로 꼽힌다. 전반 33분, 서울의 김진규가 25m 프리킥 골로 포문을 열었지만, 이후 인천의 한교원이 두 골을 터트리며 리드를 잡은 쪽은 인천이 되었다. 후반 22분, 하대성의 동점 골로 다시 흐름을 되찾은 서울은 후반 36분, 고광민이 PK를 얻는 데 성공하면서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데얀의 실축으로 점수는 그대로 유지됐고, 결국 교체 투입된 빠울로가 종료 직전 남준재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3대 2 승리를 확정 지었다.

극적인 결승 골의 주인공이 된 빠울로는 그대로 팬들에게 다가와 뜨겁게 포옹했고, 응원석에 있던 팬들은 줄지어 결승 골을 넣은 빠울로를 축하, 격려했다. 이 장면을 함께한 주인공들에겐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남을 것이다. 허정무 감독 체제에서의 부진으로 아직 상처가 여물지 않았던 인천은 이날 승리로 김봉길 감독 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선임했다. 인천이 문학을 떠나 숭의에서 치렀던 첫 번째 경인더비는 이렇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하며 종료됐다.

하이라이트 영상, 길지만 볼만한 가치는 있다. (영상 : youtube K리그 (K LEAGUE))

링크 : https://youtu.be/RE4XfmsQ3z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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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프로축구연맹)


#. 물오른 '봉길매직'과 위기 자초한 서울

2013년 3월 9일, 서울 월드컵경기장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서울 (2) vs (3) 인천

아디(전 28분), 박희성(후 23분) / 이석현(전 35분), 디오고(후 6분), 문상윤(후 33분)

인천은 2004년 8월 1일 리그컵에서 거둔 승리 이후로 9년간 서울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그 동안의 경기 수는 무려 13경기에 달한다. 하지만 2013년 3월 9일, 서울을 상대로 공격적으로 맞불을 놓은 김봉길 감독의 선택은 주요했다. 홈 팀 서울은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채 경인더비에서 2연패를 당했다. 이번에도 포문을 먼저 연 팀은 서울이었다. 몰리나가 올린 프리킥을 세트피스의 강자 아디가 헤딩으로 마무리해 선제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했던 서울은 예상치 못한 김용대 골키퍼의 치명적인 실수로 뼈아픈 실점을 허용했다. 당시 신인이었던 이석현이 먼 거리에서 쏘아 올린 중거리 슛을 김용대 골키퍼가 어이없게 놓치면서 공은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후반전 6분에 터진 인천 디오고의 골과 23분에 터진 서울 박희성의 골로 승부는 2대 2로 팽팽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흐름을 읽은 김봉길 감독은 경기에서 이기기 위한 교체 카드로 발 빠른 자원 찌아고를 활용했다. 측면을 내달린 찌아고가 빠른 역습을 주도하면서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한 서울의 수비진은 다소 굴욕적인 모습으로 실점을 허용했다. 서울 원정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던 인천이 통산 2승째를 확정 짓는 순간이었다. 이 패배로 당시 서울은 개막 후 2경기에서 1무 1패 5실점을 기록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고, 이는 2013 시즌 초반 장기 부진으로 이어졌다. 참고로 인천이 서울 원정에서 기록한 통산 2승은 2년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동이 없다.

영상을 통해 과거 여행이 가능하다. (영상 : youtube FC서울)

링크 : https://youtu.be/4jvZ3kLh8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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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FC서울)


# 경인더비이기에, 숭의였기에 더 짜릿했던 데몰리션의 작품

2013년 8월 10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 인천 (2) vs (3) 서울

고명진(전 7분), 하대성(전 40분), 데얀(후 46분) / 설기현(전 20분), 한교원(후 4분)

경인더비 2연승을 달리던 인천은 서울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느끼고 있었다. 반면 리그 4위에 머물러 있던 서울은 껄끄러운 상대 인천을 맞아 부담스러운 원정길에 나섰다. 이날 경기에서도 두 팀은 3대 2 펠레스코어를 연출하며 골 잔치를 벌였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서울이 웃었다. 전반 7분, 흘러나온 볼을 놓치지 않은 고명진이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려 서울은 1대 0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이천수의 30-30 클럽 가입을 알리는 날카로운 크로스가 설기현의 머리로 연결돼 경기는 1대 1, 다시 한 번 향방을 알 수 없는 상황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곧이어 보고도 믿기지 않는 골이 터졌다. 먼 거리에서 찬 하대성의 오른발 중거리 슛이 예술 같은 궤적을 그리며 골문 구석에 꽂혔다. 전반을 뒤진 채 마친 인천은 역전을 위한 변화를 시도했다.

김봉길 감독이 꺼내 든 카드는 1년 전 서울을 상대로 홈에서 두 골을 넣은 기억이 있는 한교원이었다. 한교원은 기대에 보답이라도 하듯, 곧바로 오른발 골을 터트려 경기를 2대 2로 만들었다. 하지만 무더위 속 종료가 가까워지던 후반 추가시간, 서울의 데몰리션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몰리나의 패스를 받은 데얀이 가뿐히 왼발로 마무리하며 팀의 경인더비 2연패를 끊고 값진 승점 3점을 손에 넣었다. 골을 넣은 데얀은 곧바로 원정 석에 있던 팬들과 가까이서 기쁨을 나눴다. 1년 전, 같은 장소지만 반대편 좌석에서 벌어진 빠울로와 인천 팬들의 뜨거운 포옹이 오버랩 될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경인더비이기에, 숭의였기에 데몰리션의 작품은 더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다.

9분 하이라이트 (영상 : youtube FC서울)

링크 : https://youtu.be/TXsfExVhp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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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프로축구연맹)

당시 그저 축구가 좋아 글을 쓰던 고등학생 필자가 어느덧 대학생이 되어 현실의 세상에 부딪힐 만큼 시간은 흘렀다. 이제 두 팀은 2015년 10월 3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FA컵 우승 타이틀을 놓고 가장 특별한 경인더비를 치를 예정이다. 물론 이날 경기는 결승전이라는 중요한 경기인 탓에 앞서 소개한 세 번의 맞대결만큼 화끈한 공격축구가 중심이 된 골 잔치가 벌어질 가능성은 극히 적다. 하지만 결승전이라는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경인더비는 90분 동안 한 골 그 이상의 짜릿한 즐거움과 잊지 못할 감동을 축구 팬들에게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즐거웠던 과거의 회상은 뒤로하고, 이제 10월의 마지막 날 이들이 써내려갈 새로운 역사에 집중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