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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25일 12시 35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9월 25일 14시 12분 KST

장윤호, 내일이 더 기대되는 전북의 또 다른 신예

[임형철의 스타우트K] 장윤호, 내일이 더 기대되는 전북의 또 다른 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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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 전주 영생고의 주장을 맡은 장윤호 (사진 = 전북 현대 모터스)

리그 1위 팀과 최하위 팀의 맞대결로 이목을 끌었던 전북과 대전의 경기는 우세가 점쳐진 전북의 입장에서 마냥 쉬울 수는 없었던 경기였다. 이미 두 차례 있었던 대전과의 맞대결에서 모두 한 골 차로 간신히 승리했고, 주중 감바 원정에서 입은 ACL 준결승 진출 실패의 타격으로 인해 한풀 꺾인 팀 분위기도 걱정이었다. 또한, 주중 광주전까지 빼곡한 일정이 이어졌기 때문에 대전전에는 주전 선수들의 로테이션도 불가피했다. 어려운 상황과 마주한 최강희 감독은 '이재성-장윤호-루이스'라는 새로운 중원 구성을 들고나와 최하위 대전에 맞섰다.

이날 경기의 관건은 신인 선수 장윤호의 활약이었다. 후방에서 볼 배급에 집중할 이재성과 페널티 라인 부근에서 공격진과 호흡 맞추기에 주력할 루이스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이 이제 막 성인이 된 신인 선수에게 주어졌다. 하지만 장윤호는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소화하더니 후반 56분, 왼쪽에서 이동국이 빼준 패스를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손쉽게 팀의 세 번째 골을 터트렸다. 전북은 장윤호의 활약에 힘입어 대전의 추격에도 불구 3대 1 승리를 거뒀다.

주 중에 있었던 광주 원정에서도 선발로 출전한 장윤호는 인상적인 활약으로 자신의 프로 무대 10번째 출전 경기를 멋지게 장식했다. 이제 장윤호에게 프로 무대는 낯설지 않아 보인다. K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도 전혀 어색함이 없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진가를 알아보는 팬들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전북에는 이재성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전북의 또 다른 신예, 장윤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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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전북 현대 모터스)

#. 2015년 6월, 장마전선보다 먼저 찾아온 '신예' 장윤호의 폭풍 데뷔

2014년, 전주 영생고의 주장으로 6골 7도움을 기록한 장윤호는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의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그를 주목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김신, 이주용, 권경원 등 스타가 몰렸던 황금세대의 뒤를 잇는 후발주자였던 탓에, 그들의 명성에 가려진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도 장윤호의 재능은 팀의 이목을 끌 만했고, 장윤호는 전북 통산 5번째 유스 출신, 3번째 프로 직행 선수로 20세가 되자마자 율소리 클럽하우스에 합류했다.

하지만 곧바로 시련이 찾아왔다. 장윤호가 뛸 수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는 이미 스타 선수들이 줄을 지어 꿰차고 있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왜소한 체격이 프로 무대에서 단점으로 지적받아 데뷔는 더욱 늦어졌다. 최강희 감독과 코치진의 지시로 한때 62kg에 불과했던 몸무게를 68kg가량까지 끌어올렸음에도, 5월이 지나도록 장윤호는 단 한 번의 출전 기회도 잡지 못했다.

그랬던 장윤호에게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6월 17일 울산전에서 이재성, 최보경이 A대표팀 차출로 자리를 비운 사이 무려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73분 동안 선배들의 빈자리를 대체하며 모두에게 눈도장을 찍은 장윤호는 11일 뒤 전남전에서 경기의 분위기를 바꾼 비장의 카드로서 작용했다. 장윤호가 투입되기 전까지 전북은 홈에서 0대 2로 끌려다니며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 32분, 장윤호가 투입된 직후 기적 같은 상황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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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전 결승골을 넣고 포효하는 장윤호 (사진 = 프로축구연맹)

장윤호가 투입되자마자 레오나르도의 프리킥을 이재성이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추격 골이 터졌고, 2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루즈 볼을 장윤호가 그림 같은 왼발 중거리 슛으로 마무리해 팀을 구해내는 동점 골을 터트렸다. 이제 막 프로에서 두 경기를 치른 그의 왼발에서 터진 프로 데뷔 골은 전주성을 방문한 1만 3천여 명의 팬을 열광케 하는 데 충분했다. 2015년 6월, 재능은 있으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어린 유망주는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며 K리그가 주목해야 할 또 한 명의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 장윤호의 내일이 오늘보다 더 기대되는 이유

이제 막 10경기를 마친 신인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장윤호의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다. 이동국, 레오나르도, 이근호, 이재성 등 K리그 최고의 선수들과도 오랜 시간 발맞춘 듯 연계플레이를 이어갔고, 볼이 없는 상황에서는 좋은 위치를 선점하면서 전북의 공격 전술이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공헌했다. 이제 막 20살을 맞이한 선수라고 믿어지지 않는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은 덤이다. 기본적으로 경기를 읽는 눈과 축구 지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해준 활약이었다.

비록 장윤호는 아직 볼을 가지고 있을 때의 파괴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성급할 필요는 없다. 장윤호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나아진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 중에 열린 광주전에서 상대 선수 3명의 압박을 뚫고 전방으로 패스를 뿌려준 장면은 일품이었다. 영생고 시절 공격 포인트와 전남전에서 기록한 왼발 중거리 슛의 데뷔 골 장면이 말해주듯, 장윤호는 볼을 쉽게 다룰 줄 아는 선수다. 이제 막 10경기를 소화한 만큼, 프로 무대에서의 경험이 조금씩 쌓인다면 더 나은 활약을 보여줄 가능성이 충분하다. 장윤호의 오늘보다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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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 없이 운동에 전념하던 장윤호의 모습이 최강희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유일하게 남은 목표인 '리그 2연패'를 위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갈 필요가 있는 전북은 무엇보다 약점으로 꼽혔던 중원에 시즌 마지막까지 온 신경을 기울여야 할 전망이다. 일부 선수들의 부진과 부상, 피로 누적으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골치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신인 선수 장윤호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약속된 후반기일 수 있다. 리그 2연패를 노리는 전북이 후반기에는 장윤호의 활약에 많은 기대를 걸 것으로 보인다.

* 최근 스타플레이어 유출이 심화하고 있는 K리그에서 언론이 해야 하는 역할 중 하나는 새로운 스타플레이어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마추어 축구 칼럼니스트 임형철이 '스타우트K'를 준비했습니다. 인재를 찾는다는 뜻의 '스카우트'에 K리그를 이끌 새로운'스타'를 찾는다는 점을 접목하여 '스타우트K'라 이름 붙인 이번 시리즈에서는 언론과 팬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23세 이하의 어린 유망주들을 차례차례 소개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K리그 및 축구 팬분들의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