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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 29일 08시 14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1월 29일 08시 19분 KST

돌아온 대니 잉스, 인간 승리의 주인공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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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잉스' 하면 떠오르는 그때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브랜던 로저스 감독이 이해할 수 없는 스리백 카드를 쓰며 부진한 경기력을 이어오던 2015년 9월 어느 날. 혜성같이 등장한 대니 잉스는 지금 유행하는 표현처럼 '사이다' 같은 존재였다. 큰맘 먹고 영입한 벤테케는 상대 수비에 고립되기 일수였고, 스터리지도 시름시름 앓던 그때. 대니 잉스의 등장은 신선했다.

홈에서 치렀던 노리치 시티와의 리그 홈 경기가 결정적이었다. 전반 내내 부진했던 벤테케를 대신해 후반에 투입된 대니 잉스는 후반 시작 3분 만에 상대 수비 배후 공간을 공략하며 리버풀 데뷔 골을 신고했다. 당시 잉스의 투입은 주요했다. 골을 넣은 후에도 이어진 잉스의 남다른 활동량은 공간 창출과 상대 압박에 큰 발자국을 남겼다. 가장 눈길을 끈 건 배후 공간을 침투하는 '라인 브레이킹' 능력. 결과는 1대 1 무승부였지만, 대니 잉스가 최전방에 새로운 지각을 일으킨 것이 유일한 소득으로 남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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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잉스에게 강한 인상을 받은 로저스 감독은 이후 4경기 연속으로 대니 잉스를 선발 출전시키며 신뢰를 보냈다. 노리치전에 이어 리그컵 칼라일 유나이티드전까지 두 경기 연속 골을 기록한 잉스는 10월 A매치 기간 직전에 치러진 머지사이드 더비에서도 선제골을 기록하며 날아올랐다. 게다가 리버풀 9월의 선수상, 생애 첫 잉글랜드 성인 대표팀 차출까지. 대니 잉스가 꽃길만 걸을 줄 알았다. 그때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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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발에 의지한 채 리버풀 9월의 선수상 사진을 찍어야 했던 대니 잉스

# 끝이 없는 고난과 시련, 잉스를 가로막은 두 번의 큰 부상

2015년 10월, 리투아니아전에 교체로 출전해 31분을 소화한 잉스는 정상적으로 성인 대표팀 데뷔를 이뤘다. 그러나 소속팀으로 복귀한 직후 사고가 발생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리버풀을 맡아 데뷔 전을 치르기도 전일 때다. 소속팀 복귀 후 첫 훈련 세션에 임하는 도중 왼쪽 무릎에 큰 부상을 당했다. 십자인대 파열이 진단됐다. 10월 중 부상을 당해 다음 해 5월 중순 리그 최종전에서야 1군 경기에 복귀했을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잉스의 데뷔 시즌 성적은 9경기 3골. 꽃을 피우려던 찰나에 발생한 큰 부상은 유독 아팠다.

그래도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2016-17 시즌은 정상적으로 소화할 채비를 마쳤다. 잔 부상도 없었다. U-23팀 경기를 통해 폼을 회복하다 리그 컵 경기에 가끔 출전하며 1군 팀 입성을 본격적으로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1군 팀 두 번째 출전 경기에서 또 한 번의 큰 사고가 발생했다. 토트넘과의 리그 컵 경기에서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해 또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리그에서 벤치 명단에도 들어보기 전에 발생한 큰 부상이었다. 축구 선수의 생명이라고 불리는 무릎을, 그것도 양쪽을 연달아 다쳤다. 잔 부상이 잦진 않았지만, 큰 부상 두 번이 잉스의 길을 가로막았다. 대부분 대니 잉스의 리버풀 커리어는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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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진 상황, 후반기 출전을 기대하는 대니 잉스

그렇게 2017-18 시즌을 맞았다. 대부분 대니 잉스라는 선수가 리버풀에 있는 것조차 쉽게 떠올리지 못했다. 여름에 영입한 97년생 공격수 도미닉 솔랑케가 경쟁에서 더 우위에 있었다. U-23 팀 경기를 줄기차게 소화했지만, 쉽게 1군 팀에서의 출전 기회는 오지 않았다. 2017년 9월 19일, 리그컵 레스터전을 통해 어렵게 1군 복귀전을 치른 것이 전부였다. 이윽고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현지 기사는 대부분 대니 잉스가 겨울 중 팀을 떠날 것을 유력하게 보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자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솔랑케는 아직 1군 팀에서 뛰기에 기량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걸 느끼게 했고, 피르미누의 백업 역할이라도 기대했던 스터리지는 계속된 부진으로 클롭 감독의 신임을 잃었다. 보도 내용이 달라졌다. 겨울 이적시장 중 스터리지가 잉스 대신 팀을 옮길 것이 유력해졌고, 잉스가 후반기에 기회를 받을 것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당장 이번 주말 FA컵 WBA전에 잉스의 선발 출전이 유력한 상태다. 클롭 감독이 스터리지와 이별을 결정한 상황에서 잉스에 대한 신뢰를 회복한 듯 보인다.

16R 에버튼전부터 본머스전, 스완지전을 교체로 출전한 잉스는 짧은 시간을 뛰었는데도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지난 주말 스완지 원정 경기에서도 잉스의 존재감은 돋보였다. 과거처럼 빼어난 활동량과 깔끔한 볼 터치, 번뜩이는 센스가 주요했다. 좋은 움직임을 통해 공격 과정에 기여했다. 몇 번의 턴 동작으로 볼을 지켜내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주요한 득점 기회를 놓치는 아쉬움은 있었으나 대부분 잉스가 보여준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신입생 잉스가 반짝였던 2015년 9월의 어느 날처럼, 팬들의 관심이 쏠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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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리버풀이 겨울 이적시장 중 공격수를 보강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잉스에게도 후반기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질 수 있다. 양쪽 무릎에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으나 그 외 별다른 잔 부상 없이 회복에 전념했던 대니 잉스. 최근 몇 차례의 교체 투입으로 클롭 감독의 눈길을 끌기 시작한 그가 후반기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