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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8월 24일 12시 58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8월 25일 14시 12분 KST

세트피스의 강자 ATM?

atleticodemadrid.com

충격적인 결과였다. 개막전 상대는 선수와 감독을 포함해 무려 19명의 리빌딩이 이루어진 승격팀이었다. 하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압도하지 못했다. 95분, 알라베스의 주장 마누 가르시아에게 기습적인 중거리 슛을 허용하며 1대 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93분에 어렵게 PK 골로 리드를 잡은 아틀레티코의 입장에서 이보다 더 허무할 수 없었다.

주목할 것은 경기 기록이다. 이날 아틀레티코는 무려 20번의 코너킥 기회를 얻었으나 한 차례도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세트피스의 강자' 아틀레티코 입장에서는 굴욕적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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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가르시아, 주앙 미란다, 마리오 만주키치. 이 선수들의 공백이 느껴진다. (사진 : 블리처리포트)

아틀레티코가 세트피스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시기는 그리 오래전이 아니다. 2014-15 시즌, 아틀레티코는 리그에서 넣은 67골 중 무려 35골을 세트피스 기회에 넣었다. 헤딩에 일가견이 있는 디에고 고딘을 비롯해 공중볼 스폐셜리스트 라울 가르시아, 여기에 큰 키를 무기로 가진 주앙 미란다, 마리오 만주키치까지. 고공 축구에 큰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 다양하게 구성돼 있었다. 매년 에이스들이 빠져나가 전력에 큰 출혈을 앓았던 아틀레티코는 당시에 세트피스 기회를 효율적으로 살리며 중요한 순간마다 재미를 봤다. 특히 하위권 팀과의 대진에서 원하는 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믿음의 세트피스'는 대부분 아틀레티코의 편이 돼주었다.

하지만 2015-16 시즌에 접어들며 더는 아틀레티코에 '세트피스의 강자'라는 칭호는 붙지 않았다. 리그에서 터트린 63골 중 세트피스 기회에서 넣은 골은 12골에 불과했다. 35골을 터트린 전 시즌에 비해 무려 20골 이상이 줄어들었다.

이유는 무엇일까? 고공 공격에 큰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간 게 주요 원인이다. 라울 가르시아, 미란다, 만주키치가 모두 팀을 떠난 탓에 세트피스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선수는 '디에고 고딘'이 유일해졌다. 동료 센터백 호세 히메네즈, 스테판 사비치, 문전에서 빠른 움직임을 가져가는 페르난도 토레스, 앙투앙 그리즈만이 있긴 했지만,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뚜렷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 시기 아틀레티코의 공격이 더욱 빨라지고 시원시원한 돌파가 이루어지는 쪽으로 달라지긴 했으나 그만큼 고공 공격에서의, 특히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위력은 상당히 떨어졌다.

올 시즌 역시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영입생 '케빈 가메이로'는 172cm의 키를 가진 선수로, 공중볼을 장악하는 유형의 선수와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다. 알라베스전과 비슷한 상황은 올 시즌 내내 반복될 수 있다. 여전히 아틀레티코에는 고공 공격에 강점이 있는 선수가 적고, 그만큼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전만큼의 기대를 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아틀레티코는 2017년 겨울 이적시장부터 1년간 선수 영입이 불가능하다. 생각보다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아쉬움이 오래갈 수 있다는 것이 우려스럽다.

시작부터 아틀레티코는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와의 승점 차가 벌어지게 됐다. 올 시즌만큼은 득점력을 보완하리라 굳게 마음을 먹은 아틀레티코지만,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파괴력이 떨어진다면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