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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2월 09일 09시 35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2월 10일 14시 12분 KST

진영논리에 갇혀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 않습니까?

kokouu via Getty Images

나경원에게 정치 창녀라고 하는 것

정유라 최종학력이 중졸이라며 비아냥거리는 행위

박근혜가 저 모양인 것이 시집도 못 가고 애도 못 낳아봐서라는 진단(?)

탄핵반대 집회에 나온 새 박사한테 "너나 일어나라"고 하는 거.

손석희씨 흉내를 내 잠시, 한 걸음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나경원의 오락가락 행보에 창녀라는 단어를 끌어다 비난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 명백한 여성혐오입니다. 아무 맥락 없이 성노동 여성들을 끌어와서 나씨의 행위를 비난하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이 잘못된 비유입니다.

부모의 금권력을 등에 업고 온갖 불법, 탈법을 일삼으며 특혜를 누린 정유라가 학력인정을 받지 못하게 된 것은 당연합니다.이 기사를 보며 중졸됐다고 비아냥거리는 분들의 마음속에 작게나마 학력 차별이 있지 않나? 저는 의심스럽습니다.

박근혜가 이 지경이 된 것은 시집 못 가서가 아니고 애 못 낳아서도 아닙니다. 개인사를 지나치게 일반화해버리면 더 심각하고 직접적인 사태의 본질에 접근하지 못합니다. 시집 못 가거나 애 못 낳으면 다 상태가 저 지경입니까? 결혼, 출산은 개인의 선택 사항일 뿐입니다.

새 박사로 한때 유명세를 탔던 분이 탄핵반대집회에 나타나서 저도 좀 놀랐습니다. 박식하면서도 소탈하고 자연을 무척 사랑할 것 같았던 그분의 뒷얘기도 읽었습니다. 사람이 거의 그렇죠 보여지는 이미지와 실체의 간극이란 게... 몸이 불편해서 휠체어에 앉아 '군대여 일어나라' 피켓 들고 있는 그 사람에게 "너나 일어나라"고 댓글 다는 분들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빨강, 파랑

진보, 보수

그 외 기타 등등보다 중요한 가치는 무척 많습니다.

혹시 진영논리에 갇혀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 않습니까?

인종, 여성, 학력, 장애인, 소수자들을 당신은 어떤 시선으로 보고 계십니까? 저도 편견의 지배를 제법 받는 사람이라 이런 훈장질할 자격이 없지만 적어도 입밖에 내지 않을 정도의 부끄러움은 있습니다.

당신도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수치심을 갖지 못한 자들을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이 봤잖아요.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