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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02일 14시 17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5월 02일 14시 12분 KST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적정 가격은 얼마일까?

임대수익률이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은 매매가격이 떨어지거나 임대료가 올라감을 의미한다. 나는 후자의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 도쿄나 뉴욕, LA 등 대도시의 임대료에 비해 낮은 서울의 임대료 수준을 하나의 근거로 들 수 있다. 정말 무서운 것은 미래의 전세가격에 대한 상상이다.

연합뉴스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적정 가격은 얼마일까? 

 

예를 들어 서울 어느 곳의 34평 아파트 가격이 5억 5천만원이라고 하자. 이 아파트는 싼가, 비싼가?

 

우리가 흔히 쓰는 방법은 인근 지역의 아파트 가격과 비교하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가격과 비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런 방식을 상대평가법이라 부른다. 주식의 가치 평가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지표인 PER도 상대평가법에 속한다.

 

상대평가법의 맹점은 기준이 변한다는 점이다. 전체 집단의 가격이 변했을 때 그 수준이 고평가인지 저평가인지 판단할 수 없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버블이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뭔가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 

 

PIR이라는 지표가 있다. 가격(Price)을 가처분소득(Income)으로 나눈 값이다. 비율은 인플레이션이나 환율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PIR지표를 역사적 평균값이나 다른 국가 및 도시의 값과 비교하여 저평가, 고평가를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방법 역시 상대평가법일 뿐이다. 역사적 평균이나 다른 국가의 PIR이 적정 가격 수준이라는 이론적 근거는 없다.

 

그래서 절대평가법이 필요하다. 투자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적용할 수있고 논리적 근거가 있는 가치 기준이 있어야 한다. 이럴 때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 미래의 발생가능한 수익을 모두 합하여 현재가치로 할인하는 방법이다. 젖소의 경우라면 향후 생산할 모든 우유의 미래 가치를 현재 가치로 할인하여 적정 가치를 구할 수 있다. 채권의 적정 가격은 미래에 받을 수 있는 모든 이자의 합을 할인하여 구한다. 주식도 그 기업의 미래 수익이나 배당 등을 할인하여 구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아파트도 같은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미래의 임대료를 현재가치로 할인하는 것이다. 실제로 오피스빌딩 같은 상업용 부동산은 이런 방식을 통해 적정가격을 계산한다. 우리가 전세라는 제도에 길들여져 있어서 미처 생각을 못할 뿐이다.

 

이러한 접근은 아파트의 가격 결정 요인과 판매가격, 전세가격, 월세가격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래서 하나의 사례를 들어 설명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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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아파트는 국민주택규모 상한선인 전용면적 85㎡에 속하는 것으로 네이버 부동산 매물에서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랐다. 34평에 5억 5천만원으로 평당 1,600만원이니 평균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보증금이 적어 순수월세에 가까운 매물이다.

 

주요 비율 지표는 계산으로 구했다. 오른쪽에 계산식이 나와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얼마의 이자율을 적용할 것인가를 의미한다. 이를 통해 보증금 5천만원도 월세로 바꾸면 순월세는 174만원, 연간으로 2,090만원이다. 이 아파트를 사서 얻을 수 있는 임대수익률은 3.8%이다.

 

미래의 임대료 총합을 현재가치로 변환하기 위해서는 2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바로 기간과 할인율이다. 

 

서울 지역 아파트의 재건축 연한은 40년이다. 물론 40년은 논란이 있는 숫자다. 새로운 자본 투자 없이 40년간 임대료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로 일본의 사례를 보면 20년이 지난 아파트는 급격이 가격이 하락한다. 우리의 아파트 리모델링 연한이 15년인 것만 보더라도 이 정도 기간이 지나면 상당한 보수가 필요함을 말해준다. 물론 15년이 지나서 새로운 자본투자가 없다고 해도 임대료를 낮춰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기간을 평활화해서 30년 정도를 평준화된 임대료의 수취기간으로 잡았다.

 

할인율은 무위험 이자율 + 아파트 고유의 위험프리미엄으로 정의할 수 있다. 현재 만기가 가장 긴 국공채 20년물의 이자율이 3.8% 수준이다. 즉 할인율은 3.8%보다 높아야 한다. 어차피 절대평가법에서는 할인율에 따라 적정가치가 완전히 달라진다. 그러니 우선 5억 5천만원이라는 현재가치를 만족시키는 할인율이 얼마인지 구해보고 할인율의 수준이 적정한지를 평가해보자.

 

사실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가 있다. 토지가격이다. 아파트 가격에는 전체 토지에 대한 지분가치가 포함되어 있다. 이 아파트의 대지면적은 14평 정도 된다. 경매 사이트에 올라온 동일 물건의 정보에서 확인한 값이다. 여기에 평당 1,600만원을 곱하여 2억 2천만원을 토지가격으로 산정했다.

 

신축아파트 한 호의 경우 토지가격이 전체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이는 우선 용적률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서울시 조례에서 규정한 3종 일반 주거지의 용적률 제한은 250%이다. 즉 토지는 전체에서 1/3.5=28.6%를 차지한다. 만약 토지와 건물의 평당 가격이 같다면 토지가격의 비중이 전체의 28.6%를 차지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토지의 가격이 건물의 가격보다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아파트의 경우 토지가격(2억 2천만원)이 실제 전체가격(5억 5천만원)의 40%에 이른다.

 

기간 40년, 2억 2천만원의 토지가격을 가정하여 이 아파트 건물에 적용된 할인율을 계산해보자. 과연 얼마일까?

 

(현재가치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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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모델에서 구한 할인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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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율이 4.7%가 나왔다. 국공채 20년물의 이자율인 3.8%에 비해 0.9%가 더 높다. 이 1.8%에는 추가 10년의 기간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과 아파트라는 고유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포함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0.9%에 불과하다는 것은 아파트에 대한 낙관적 시각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사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2008년 경에 비해 제법 하락한 상황이다. 왜 과거에는 지금보다 아파트 가격이 높았을까? 토지의 가격을 고정시킨 상황에서 건물의 임대료 현가가 높아지려면, 할인율을 낮추거나 기간을 늘려야 한다. 과거에는 금리가 지금보다 높았음을 생각하면 할인율이 지금보다 낮았다고 가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유력한 용의자는 기간이다.

 

건물의 임대료 수취기간을 늘릴 수 있는 것은 바로 비용이 들지 않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다. 과거에는 늘어나는 세대수를 신규분양하여 나오는 분양이익을 통해 재건축 비용을 제로로 만들 수 있었다. 아니, 오히려 재건축을 통해 이익을 볼 수도 있었다. 만약 위의 기본모델에서 기간을 세배로 늘리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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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6억 6천만원으로 오른다. 그 결과 임대수익률도 3.2%로 낮아진다. 과거 2008년 경 서울 아파트의 평균 임대수익률이 3% 수준이었다. 즉 과거에는 비용이 들지 않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지금은 이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줄었음을 알 수 있다.

 

건물 노후화에 대한 민감도가 커져서 평준화된 임대료 수취기간이 더 짧아진다면 어떻게 될까?

만약 기간을 20년으로 줄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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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가격은 4억 9천만원으로 떨어지고, 임대수익률은 4.3%로 오른다.

 

 

금리가 상승하여 할인률이 높아진다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금리가 2% 상승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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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파트 가격은 4억 9천만원으로 떨어지고 임대수익률은 4.3%로 오른다. 

 

그런데 임대료 수취 기간의 단축, 금리 인상 등의 가정을 하더라도 임대수익률은 그렇게 많이 오르지 않는다. 과거 서유럽의 주택 임대수익률에 대한 연구를 보면 임대수익률의 장기 평균은 6% 수준이다. 이에 비하면 현재의 임대수익률 3.8%는 매우 낮은 편이다.

 

이유는 2가지이다. 토지 가격이 높은 것(서울의 높은 로케이션 밸류가 적용)과 여전히 재건축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아파트에 대한 할인율이 낮다는 점 때문이다. 

 

서울의 로케이션 밸류가 더 올라갈 수는 있겠으나, 그래도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거나 금리가 상승할 위험이 더 높다고 판단된다. 그래서 향후에는 임대수익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

 

임대수익률이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은 매매가격이 떨어지거나 임대료가 올라감을 의미한다. 나는 후자의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 도쿄나 뉴욕, LA 등 대도시의 임대료에 비해 낮은 서울의 임대료 수준을 하나의 근거로 들 수 있다.

 

정말 무서운 것은 미래의 전세가격에 대한 상상이다. 저 아파트에 적용된 전월세전환율(월세/전세) 5.8%는 전세자금 대출금리(4.2% 가정)에 비해 훨씬 높다. 전세 수요자는 전월세전환율이 대출금리 수준으로 떨어질 때가지는 전세가격을 높여줄 용의가 있다. 5.8/4.2 = 1.38, 즉 지금보다 전세가 38% 오르는 것을 감수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만약 저 위 사례에서 전세가 38% 상승하면 가격은 5억원 정도가 된다. 즉 전세/매매 비율이 90%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끔찍하지 않은가?

너무 걱정하진 마시라. 이는 전세 대출이 무한정 이루어진다는 가정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도 한가지 가능성 높은 결론을 도출할 순 있다.

월세는 지금보다 오를 가능성이 높고, 전세는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이 오를 수 있다.

 

억울해할 것 없다. 우리는 지금까지 전세라는 제도 덕분에 싼 가격의 임대비용을 지불해왔다.

집주인은 적정한 임대료(6%)를 받는 대신에 아파트 가격의 상승으로 커버했다.

전세를 50% 썼다면 연간 3%만 가격이 상승해도 6%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나는 집도 없는데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는 것이 불만인가?

당신은 그 덕분에 상당히 낮은 임대료를 지불하며 살 수 있었다.

Yield와 Capital gain은 어차피 서로 같은 놈이다.

남의 자본이득을 너무 시기하지 마시라. 

사실은 내가 내야할 돈을 남이 내어주고 있었던 것이니...

 

(난 서울의 가장 북쪽에서 살면서 매년 오르는 전세가격 때문에 더 북쪽으로 가야하나를 고민하는 불쌍한 중생이니 오해하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