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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24일 06시 19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7월 24일 14시 12분 KST

해군은 왜 '늙은 비행기'를 사려하나

일단 바이킹은 오래됐다. 1974년부터 1978년까지 생산된 물건이다. 중간에 수명 연장과 개량을 거쳤다고는 해도 어쨌든 평균 40년 가까운 '고령'이다. 현재 우리 공군이 보유한 가장 낡은 기체로 통하는 팬텀과 비슷한 나이인데, 공군은 팬텀을 퇴역시키려고 하는 판에 해군은 비슷한 '노인'을 새로 모셔오겠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또 다른 문제는 이게 함재기였다는 점이다. 함재기, 즉 항모(항공모함)에 싣는 항공기는 비슷한 연령대의 육상기보다 기체 피로가 심하다. 착함, 즉 항모에 내릴 때 받는 충격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지금 해군이 미국에서 퇴역한 대잠초계기인 '바이킹', 즉 S-3B를 20대 들여오려 해서 논란이다. 외국에서 필요하면 중고 퇴역기체를 들여오는 것도 값이 싸고 적당하면 나쁜 선택은 아니지만, 바이킹은 합리적인 선택인지 의문시되고 있다. 과연 바이킹은 '싸고 좋은 전력'일까, 아니면 '값비싼 고물'이 될까. 싸고 좋은 전력이라면 좋지만, 자칫하면 숫자 채우기에 급급한 해군이 둘 최악의 악수가 될 가능성마저 있다.

(해군이 도입 추진중인 S-3B 바이킹. 퇴역 전에 촬영된 사진. 사진: 미 해군)

너무 늙었고 혹사당했다

일단 바이킹은 오래됐다. 1974년부터 1978년까지 생산된 물건이다. 중간에 수명 연장과 개량을 거쳤다고는 해도 어쨌든 평균 40년 가까운 '고령'이다. 현재 우리 공군이 보유한 가장 낡은 기체로 통하는 팬텀과 비슷한 나이인데, 공군은 팬텀을 퇴역시키려고 하는 판에 해군은 비슷한 '노인'을 새로 모셔오겠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또 다른 문제는 이게 함재기였다는 점이다. 함재기, 즉 항모(항공모함)에 싣는 항공기는 비슷한 연령대의 육상기보다 기체 피로가 심하다. 착함, 즉 항모에 내릴 때 받는 충격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항모 착함은 '잘 계산된 추락'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체에 가해지는 피로가 심하며, 이 때문에 미 해군이 보관중인 퇴역 함재기들 중 대부분은 앞쪽 랜딩기어(착륙바퀴)가 없다- 상태가 너무 나빠 없앴거나, 상태가 좋으면 다른 기체에 쓰기 위해 떼어냈기 때문이다.

물론 아무리 낡아도 기골보강 등 수명연장 작업을 거치면 거의 새 기체처럼 쓸 수 있는 것이 항공기의 마법이다. 그러나 이 마법은 비싸다. 특히 기체 피로가 심할수록 더 비싸다. 실제로 작업에 착수하면 현재 예상되는 것보다 더 비싸게 먹힐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사실 우리 공군이 팬텀 같은 노후기를 퇴역시키는 이유도 수명연장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해서가 아니라 수명연장등의 유지비용이 시간이 갈수록 치솟기 때문이다.

우리 해군은 바이킹을 사기 전에도 중고 대잠초계기인 P-3B 오라이언을 구입해 수명연장과 개량을 한 일이 있다. 이 기체들도 이번의 바이킹처럼 퇴역한 뒤 사막에 보관중이던 기체들인데, 함재기가 아닌데도 상태가 결코 좋지 않았다. 물론 도입하기 전에는 상태가 좋다는 이야기만 들었는데 말이다.

바이킹 역시 미국측에서는 상태가 최고라고 하지만 실제 상태가 어떤지는 골라봐야 알 노릇이다.

(미 해군이 쓰다가 퇴역시켜 보관중인 함재기인 호넷. 앞 바퀴가 없다. 상태가 나빠 떼어냈거나 상태가 좋으면 다른 기체에 쓰려고 떼어냈기 때문이다)

- 부품은 어디서?

설령 수명연장을 했다 쳐도 장기적인 부품 수급도 골치다. 어지간히 오래된 기체라도 세계 여러 곳에서 쓰인다면 어떻게든 부품을 구할 수 있다. 1950년대에 개발된 팬텀을 아직까지도 어떻게든 부품을 구해 굴리는 것도 이 기체가 아직도 우리 뿐 아니라 일부 국가들에서 현역이기 때문이다.

바이킹은 전 세계에 단 한 나라, 미국만 운용했다. 그 미국도 2009년에 전부 퇴역시켰기 때문에 군용으로 운용 중인 나라는 지구상에 단 한 곳도 없다. 단 7대가 시험 등의 목적으로 미국내에서 운용되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되면 부품 수급은 당장 도입 직후부터 큰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지금 우리 해군은 미국이 운용중인 기체의 거의 3배를, 그것도 시험 등 가끔 날리는 수준이 아니라 비행 시간이 길 수밖에 없는 해상-대잠 초계임무에 투입하려 한다. 그런데 부품 중 상당수를 미 해군 퇴역 기체들로부터 뜯어올 수 밖에 없는 바이킹이 순조롭게 운용될 수 있을까?

바이킹과는 비교도 안되게 많은 나라들이 채택했고, 5천대가 넘게 생산됐으며 아직도 몇몇 나라에 현역으로 남아있는 팬텀조차 공군에서 부품 구하는데 갖은 애를 먹고 있다.

그런데 바이킹은 그 팬텀보다 상황이 안 좋다. 팬텀에 비하면 살짝 나이는 덜 먹었지만 생산량은 팬텀에 비하면 턱없이 적고(190대가 채 안된다), 무엇보다 현재 군용으로 운용하는 나라가 사실상 한 곳도 없다.

그나마 유일한 위안이라면 사실상 우리만 쓰니 미 해군이 가진 퇴역 기체 사실상 전부를 우리가 부품으로 뜯어 쓸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함재기라는 게 또 문제다.

앞서 언급한대로 함재기는 운용 중 워낙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만큼 상태 좋은 기체의 숫자는 의외로 적다. 그나마 가장 상태 좋은 놈 20대를 골라오면 나머지의 상태는 어떨까. 미국 역시 7대를 운용 중인 만큼, 시간이 지나면 부품 수급을 놓고 미국 측과 퇴역 기체 쟁탈전을 벌이게 될 우려마저 있다.

부품을 새로 만들면 어떨까. 이것도 결국 돈이 문제다. 이미 퇴역한 지 오랜 기체라 부품을 만드는 회사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만들려면 이미 생산 중인 부품을 사는 것보다 훨씬 큰 돈을 주고 새로 주문제작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엔진은 A-10 공격기와 같지만, 그 A-10도 내년이면 퇴역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단기적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장기적인 운용에는 애로사항이 적지 않을 것이다.

- 승무원 부담도 크고 대잠장비도 없어

바이킹의 또 다른 문제는 장시간 초계임무를 수행하기에는 승무원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바이킹은 최대 10시간까지 비행이 가능한 점이 장점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장시간의 비행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기체가 작아 승무원 휴식이 거의 불가능하고 피로도가 높기 때문이다. 4명의 승무원은 비행시간 내내 좌석 외의 공간을 가질 수 없으며 화장실조차 없다.

사실 미 해군조차 이런 이유 때문에 1990년대 후반부터는 대잠 장비의 상당부분을 철거했다. 소련이 망하면서 소련 잠수함의 위협이 크게 낮아진 이유도 있지만, 그에 못잖게 실제 장시간의 초계임무가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 등 여러 문제로 인해 함재 대잠초계기로서의 실효성이 의문시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 MAD(자기 감응장치)부터 소노부이 투하설비에 이르는 각종 대잠 장비는 현재 보관 중인 기체들에는 없고, 우리가 도입한다면 새로 달아줘야 한다. 미 해군은 이처럼 대잠 능력을 철거한 바이킹들을 퇴역하기까지 약 10년간 수상의 함정 등을 공격하거나 바다 위를 감시하는 수상 초계-공격기로 활용했고, 특히 퇴역 직전의 몇년간은 사실상 공중급유기로 활용되었다. 본연의 임무이던 대잠 임무는 헬리콥터나 지상에서 발진하는 P-3C 오라이언 초계기에게 맡겼다.

특히 P-3C 오라이언 초계기의 존재는 바이킹의 필요성을 크게 줄였다. 16시간이라는 장시간 비행이 가능할 뿐 아니라 바이킹과 달리 그 시간 동안 진짜 떠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비행시간 내내 좌석에만 쳐박혀 있어야 하는 바이킹과 달리 오라이언은 화장실도, 승무원 휴식공간도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바이킹이 2.2t의 무장만 실을 수 있는 반면 오라이언은 9t을 넘게 싣는다. 실제 작전 지속 시간의 차이가 압도적으로 큰 셈이다.

대잠장비가 없다는 것은 우리가 도입할 때 적잖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재 보관중인 바이킹들은 퇴역 직전에 공중급유기로 쓰인 탓에 필요한 전자장비가 대부분 없는 상태이고, 이 때문에 우리 해군이 현재 운용 중인 P-3CK 대잠초계기(중고 P-3B를 개량한 기체)에 달린 것과 같은 최신형의 레이더 및 각종 대잠 설비를 탑재한다고 한다.

이러면 탑재 시스템의 성능 자체는 거의 세계 최고급이 되니 좋지만, 문제는 이런 식으로 새로운 장비를 장착할 때 요구되는 시스템 통합비용 자체도 만만찮은데다 일이 진행되면서 크게 비싸지기 쉽다는 것이다.

(공중급유 임무중인 바이킹. 바이킹은 퇴역 전에 대잠장비 대부분을 철거당한 뒤 공중급유기로 쓰인 바 있다. 사진: 미 해군)

- 왜 도입하려고?

이처럼 바이킹은 여러가지 문제와 한계를 안고 있다. 그렇다면 해군은 왜 이걸 굳이, 그것도 20대나 도입하려고 할까. 심지어 우리 외에는 어느 나라도 관심을 안 보이는데 말이다.

일단 싸다. 원래 예상보다 값이 올랐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성능의 기체를 도입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탑재 가능한 장비의 질이 상당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비용이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현재 입수 가능한 것으로는 가장 좋은 축에 드는 레이더와 대잠장비를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정확히 말하자면 원래 있던 장비들이 대부분 철거된 상황이라 그럴 수밖에 없는 실정이지만). 여기에 미 해군이 오랫동안 운용해 온 물건이라 어쨌든 능력은 검증된 셈이다.

여기에 기체가 작아서 생기는 장점도 있다. 오라이언보다 최대 속도가 70km/h정도 빠르고 운동성도 이런 종류의 항공기 치고는 제법 좋다. 이 때문에 무장을 달면 대잠초계기보다는 공격기에 가까운 기체로 운용할 수 있고, 실제로 미 해군도 퇴역 이전에 공격기처럼 운용한 바 있다. 우리 해군에서도 바이킹이 있다면 서해 5도 사태와 같은 상황이 생길 때 공군의 도움 없이도 신속하게 출격해 해군 작전을 다양하게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보고 있다.

부족하다고 주장되는 초계기 대수를 단시간에 메꿀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거론된다. 해군에서는 우리 나라에 30~40대 사이의 초계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운용중인 대잠초계기는 오라이언 계열로 총 16대다. 여기에 바이킹 20대가 도입되면 36대. 해군이 요구하는 수량이 제법 충족되는 셈이다.

(로켓탄을 발사중인 바이킹. 바이킹은 어느 정도 공격기처럼 쓸 수 있는 기체이다. 사진: 미 해군)

- 과연 타당할까

여기까지 보면 해군의 도입 요구도 나름 일리가 있어 보인다. 낡기는 했지만 수명연장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나름대로 장점들도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따져보면 문제가 적지 않다.

먼저 앞서 언급한 대로 실제 초계 가능 시간에 제약이 적지 않다. 현실적으로 P-3C처럼 장시간 체공하면서 상황에 대처하기 보다는 공군의 전투기처럼 상황이 발생하면 긴급발진하는 식으로 운용될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게다가 아무리 수명연장 등을 거친다 해도 노후 기체라는 불안감은 완전히 떨쳐낼 수 없고, 또 비용 역시 얼마나 오를지 알 수 없다.

사실 바이킹이 퇴역할 즈음에 어느 나라도 관심을 보이지 않은 이유가 여기 있다. 지난 20년간 대잠-해상 초계기는 바이킹처럼 작은 기체보다는 수송기나 여객기를 기반으로 한, 체공시간이 길고 승무원 피로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체 중심으로 발전해오고 있다. 애당초 대잠초계기의 베스트셀러인 오라이언 자체가 여객기에서 개량된 것이고 현재 유럽에서 우리나라에도 제안 중인 CN-295 ASW도 수송기인 CN-295를 개량한 것이기 때문이다.

20대라는 수량 역시 적당한지 의문이다. 우리나라에 적절한 대잠초계기 수량 자체도 논란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은 99대의 오라이언을 운용, 동북아시아 지역에 가장 많은 대잠초계기를 운용중인 국가다. 세계적으로도 일본 정도로 많은 대잠초계기를 운용 중인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일본은 우리보다 초계가 필요한 영역이 압도적으로 넓다. 당장 국토 면적 자체도 4배나 되는데다 멀리 떨어진 섬 지역이 많고, 무엇보다 해양국가인 만큼 중요시하는 주변 해역도 광범위하다. 더군다나 2차 대전중 미국 잠수함들에 의해 거의 아사 직전까지 간 경험 때문에 대잠전력이 해군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단연 세계 1위다.

아무리 북한의 위협이 있다고는 해도, 바이킹 20대까지 도입해 36대의 초계기를 운용하면 우리나라의 대잠초계기 밀도는 일본을 순식간에 압도하게 된다. 과연 그 정도까지 많은 대잠초계기가 필요할까. 현재의 16대가 좀 적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지만 그 숫자를 대번에 36대로 늘리는 것은 좀 과하다는 생각도 든다.

- 실은 다른 이유가?

여기서 몇 가지 다른 '숨은' 이유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해군에서 현재의 해군 항공대를 확대해 몸집을 불리려 한다는 것이다. 덩치가 커지면 그만큼 발언권도 높아지고, 무엇보다도 새로 생기는 보직들이 있어 고급 장교 -특히 별- 들의 숫자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떡고물'적인 발상도 있지만, 해군이 공군을 믿지 못하고 자체적인 전투비행대를 편성하려고 시도하면서 그 첫 단추로 바이킹을 들여오려고 한다는 주장도 있다. 아닌게 아니라 바이킹은 대잠초계기이지만 비교적 작고 민첩한 편이어서 공격기 대용으로 쓸 수도 있다. 이처럼 공격기적인 성격으로 운용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아예 공군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될 본격적인 전투-공격 비행대를 만드는데 필요한 첫 단추를 꿰겠다는 것이다.

항모 도입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포석 중 하나라는 주장도 있다. 사실 해군이 항모를 꿈꾸는 것은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 항모가 경항모 수준이 아니라 최소 프랑스의 샤를 드골, 가능하면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급 정도 크기의 정규항모 수준이라는 주장도 있다. 바이킹은 원래 함재기였으니 나중에 도입할 정규항모에서의 함재기 운용을 위한 기술과 노하우 도입에 안성맞춤이라는 이야기다. 게다가 항모를 도입한다고 해도 여기에 탑재될 항공기는 공군 소속으로 하자는 이야기도 있는데, 해군이 미리 바이킹으로 전투비행대에 가까운 조직을 만들어 놓으면 이런 이야기를 미리 차단해버릴 수 있다.

해군 조종사들의 취업을 위한 발판이라는 주장도 있다. 사실 해군이 바이킹을 찾는 이유 중 하나도 요구조건에 '터보팬 엔진', 즉 제트 엔진이 필수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대잠초계기의 대부분은 터보프롭, 즉 프로펠러 추진식이다. 다소 느리지만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터보팬 방식으로 해군이 제한된 예산에 20대를 구입할 수 있는 기체가 바이킹 뿐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굳이 터보팬을 요구조건에 넣은 이유가 바로 취업일지도 모른다. 기존의 오라이언은 터보프롭이라 조종사들이 퇴역한 뒤 민항사들에 재취업해 여객기의 대부분인 제트기를 몰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재취업이 쉬운 터보팬 추진 기체를 도입하려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다.

- 과연 타당한 이유일까

위의 이유들이 과연 바이킹 도입을 위한 타당한 이유일까.

먼저 몸집 불리기가 사실이라면 정말 할 말이 없다. 자신들의 세력 확장을 위해 비효율적인 낭비를 하는 셈이니 말이다. 이 부분이 사실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전투비행대 추진 역시 사실이라면 썩 달가운 이야기는 아니다. 물론 옛 서독이나 러시아, 중국처럼 항모 없이도 해군이 자체 전투비행대를 보유한 경우는 꽤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정상적이고 따라야 할 본보기는 아니다. 똑같이 비행기가 필요해도 공군이 잘 하는 영역과 해군이 잘 하는 영역은 나뉘게 마련이다. 해군이 유사시에 공군이 제대로 도와줄지 못 믿겠다면 공군이 할 일을 직접 하겠다고 나서는 게 아니라 공군의 협력을 지금보다 더 잘 받을 방법을 궁리하는 편이 훨씬 현명할 것이다.

함재기 도입을 위한 포석... 이 부분은 그럴듯 하지만 역시나 사실이라면 문제 있는 발상이다. 애당초 항모, 특히 대형의 정규 항모는 엄청난 물건이다. 뭐 국익상 꼭 필요하다면 도입해야겠지만 엄청나게 신중하게 추진해야 하고, 현실적으로 결국 도입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항모의 도입을 전제로 바이킹처럼 애매한 기체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은 앞뒤가 뒤바뀐 주장이다.

공군기체의 항모 탑재를 막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바이킹을 들여오겠다는 주장도 사실이라면 좀 답답한 이야기다. 함재기가 영국처럼 공군 소속이 되어야 할지, 아니면 프랑스나 미국처럼 해군 소속이 되어야 할지의 논란은 간단하게 결론을 내릴 수 없지만 당장 언제 들어올지, 아니 들어올지 아닐지도 모를 항모의 함재기 소속을 위해 벌써부터 문제가 있는 기체를 들여오자고?

마지막으로 '취업난 해결'역시 사실이라면 합리적이라고 보기는 상당히 문제가 있다. 조종사들의 취업난은 물론 해결해야겠지만 아예 대잠초계기를 여기에 맞춰 도입한다? 합리적으로 일을 진행한다면 '취업용 전력'을 들여오는 게 아니라 기종 선택과는 별개로 다른 대책을 마련해야 합리적일 것이다. 이것 역시 사실이 아니기를 빈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P-3C 오라이언. 미 해군이 쓰던 중고 오라이언을 도입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사진: 미 해군)

- 해결책은? 이미 있는데...

그렇다면 바이킹을 대신할, 싸고 괜찮은 해결책은 없을까. 실은 이미 해군 자신이 내놓은 상태이다. 해군이 이를 해결책으로 제시할 생각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해군은 바이킹 도입이 완료될 때까지 미 해군으로부터 중고 오라이언 8대(현재 미 해군이 운용중인 기체)를 임대해 운용하다 반납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미 해군이 신형 초계기인 P-8 포세이돈을 도입하면서 오라이언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사실 아무리 봐도 똑같이 중고기체를 들여온다면 오라이언이 바이킹보다는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오라이언은 생산량도 757대나 되거니와, 운용국가의 숫자가 거의 20개국 가까이 되며 앞으로 최소 15년, 길게 잡으면 20년은 여러 나라에서 현역으로 운용될 것이 확실하다. 부품도 여전히 생산되는 것이 많고, 또 미 해군과 우리나라도 지금 운용중이니 들여오면 정비나 유지도 바이킹보다 훨씬 유리하다.

차라리 중고 오라이언 8대를 잠시 빌려쓰다 돌려주지 말고 아예 구입하면 어떨까. 뭐하면 2~4대쯤 더 구입해도 좋고 말이다. 같은 중고기라도 오라이언은 함재기가 아니라 기체 피로도가 심하지 않으며 앞서 언급한대로 체공시간이나 무장 탑재량 등에서 바이킹보다 훨씬 유리하다. 수명연장 같은 작업도 우리나라에서 이미 실시된 바 있기 때문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헤맬 가능성도 적다. 아무래도 바이킹보다는 오라이언의 중고기체 도입이 더 '윈-윈'에 가까운 선택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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