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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3월 23일 11시 15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3월 24일 14시 12분 KST

ISIS를 군대를 갖춘 국가로 취급하면 더 강해질 뿐이다

ISIS는 스스로를 독립국가로 간주하고, 자기네 '순교자'들을 믿음이 없는 자들과 싸우는 군대에 소속된 전사들로 묘사한다. 군대를 갖춘 국가로 취급하는 것만큼 ISIS의 자기 이미지를 강화해 주는 것은 없다. 우리는 테러리스트들이 가질 자격이 없는 명예를 주는 꼴이 된다. 군대와 전쟁을 이야기하면 ISIS의 하인들의 동기 부여가 강해진다. 그림자 군대라는 말은 더 나쁘다. 이런 살인자들은 결코 레지스탕스 영웅들의 계승자가 아니다.

Carl Court via Getty Images

작년에 파리에서는 비극적인 사건들이 일어났다. 1월에는 17명이, 11월 13일에는 130명이 사망했다. 그리고 이번에 브뤼셀에서도 테러가 일어났다. 우리가 지금 '그림자 군대', 혹은 진짜 군대와 맞서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은 강한, 심지어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 느껴진다.

다수의 타겟, 다양한 실행 방법, 그리고 되풀이되는 공격은 북 아프리카 출신의 참가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음을 암시한다. 경찰이 깔려 있었지만 압데슬람의 무리들은 물을 만난 고기처럼 자유자재로 돌아다녔다. 그리고 그들은 ISIS가 상징하는 국가에 속한다고 주장하지 않는가?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 전쟁 중일지도 모른다. 더 이상 비유적 의미가 아니다. 11월 13일 밤 이후 프랑수아 올랑드 등의 지도자들의 발언은 우리가 그들의 군대와 실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일 수 있다고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에 브뤼셀에서 일어난 학살은 그 사실을 확인해 주는 것일 수 있다.

이런 흐름에 올라타기 전에 잠시 그게 사실인지, 그렇게 상정할 경우 어떤 결과가 있는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테러는 군대가 없어도 퍼질 수 있다.

일단 사실 관계부터 보자. 우리는 파리 테러 당시 최소 10명이 행동했음을 알고 있다. 프랑스-벨기에 네트워크가 그들을 도왔고, 그 조직은 당시에는 정확히 측정할 수 없었지만 파리 테러범들의 친척들을 포함한 약 20명 정도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기를 구하고, 실행 계획을 조직하고, 은신처를 빌리고, 폭발물을 제조할 수 있었으니 이 규모가 놀랍지는 않다.

이것은 군대가 아니라 기껏해야 범법자 집단일 뿐이다. 이것은 주로 정보 기관, 경찰, 사법 기관과 맞서 싸우는 범죄자 조직이다. 그리고 아주 적은 숫자의 집단도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걸 우린 알고 있다. 가장 좋은 예는 '외로운 늑대' 극우주의자 아네르스 브레이비크다. 그는 2011년에 혼자서 77명을 죽였다. 그는 폭탄을 가득 실은 밴과 개인적으로 보유한 총기를 사용했다.

테러는 군대가 없어도 퍼질 수 있다. 테러리즘은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브레이비크의 오슬로 학살은 2004년 마드리드 열차 폭탄 테러, 11월 13일 파리 테러와 더불어 유럽 최악의 테러 중 하나였다.

군대를 갖춘 국가로 대접 받는 것만큼 ISIS에게 도움되는 것은 없다.

이제 결과를 생각해 보자. ISIS는 스스로를 독립국가로 간주하고, 자기네 '순교자'들을 믿음이 없는 자들과 싸우는 군대에 소속된 전사들로 묘사한다. 군대를 갖춘 국가로 취급하는 것만큼 ISIS의 자기 이미지를 강화해 주는 것은 없다. 우리는 테러리스트들이 가질 자격이 없는 명예를 주는 꼴이 된다. 군대와 전쟁을 이야기하면 ISIS의 하인들의 동기 부여가 강해진다. 그림자 군대라는 말은 더 나쁘다. 이런 살인자들은 결코 레지스탕스 영웅들의 계승자가 아니다.

ISIS가 특히 시리아와 이라크에서는 내전 중인 국가 주민들의 일부를 대표하긴 하지만, 서유럽에서 ISIS는 결코 대중 운동을 구성하지 못하는 테러리스트 집단에 불과하다. 수만 명이 프랑스 국적 신분증을 가지고 있다는 게 많은 숫자이긴 하나, 그 숫자는 6,600만 명이 사는, 그 중 500만 명 가량이 무슬림 신앙을 가진 나라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내전이라는 사고방식에 빠지지 말라

프랑스인을 두 종류(ISIS와 비 ISIS)로 나누고, 심각 영향을 주는 비상 상태를 영속화하고, 군대와 맞서듯 테러리즘을 대하는 것은 단체와 개인에 맞서 싸우는 단계에서 시민 전체가 관여된 호들갑으로 건너뛰는 일이다.

ISIS가 바라는 것은 이러한 내전의 가능성이고, 우리는 이것을 피해야만 한다. 브뤼셀의 테러로 인한 공포는 이러한 악순환을 피하는 우리의 능력을 시험할 것이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프랑스판에 최초로 게재된 글로 허핑턴포스트 US에 게재된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