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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11일 06시 14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11월 06일 06시 05분 KST

남성들은 모두 아들을 갖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은 전부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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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인 리처드가 쓴 이 글은 Fatherly에 처음 올라왔다.

최근 독자 한 명이 내게 딸들 대신 아들들이 있었길 바라느냐고 물었다. 물론 내 대답은 단호한 "NO"였지만, 내가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 왔을까? 예스라고 대답했다면 거짓말이었을 것이다.

일단 몇 년 전으로 돌아가보자.

아내가 2009년에 우리 첫 아이를 갖고 양성 임신 테스터를 보여주었을 때 나는 불쑥 이렇게 말했다. "잘됐다! 아들이었으면 좋겠네!"

실패.

나는 내게 아들이 있으면 농구하는 법, 펀치를 날리는 법을 알려주고 흙바닥에서 놀 거라 생각했다. 딸이 있으면 옷 차려입기 등 '여자애들 놀이'나 하게 될 줄 알았다.

엄청난 실패.

몇 주 동안 "난 꼭 아들을 갖고 싶어."라고 이야기하다가, 우리의 세상은 박살이 났다. 그동안 내 블로그를 꼼꼼히 읽은 독자라면 우리의 첫 임신이 끝이 좋지 않았다는 걸 기억할 것이다. 우리는 큰 비탄에 빠졌다. 몇 달 동안 슬퍼하던 나는 내가 원했던 것은 그저 아빠가 되는 것뿐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어린 아들을 둔 아빠가 아니라 말이다. 나는 너무나 어리석고 미성숙했던 스스로를 저주하며, 기도하며 구원을 빌었다. 운 좋게도 구원은 찾아왔다. 우리는 2010년에 다시 아이를 가졌고, 이번에는 '아들이었으면 좋겠다' 따위의 헛소리는 없었다. 의사가 우리 아이가 딸이라고 말해줬을 때 나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2011년 1월부터 우리의 큰 딸은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종류의 사랑을 내게 알려 주었다. 게다가 나는 두 어린 딸을 갖게 된 것이 나를 더 낫고 강하며 더 똑똑한 사람으로 변신시켜 주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

그 이유들을 밝힌다.

이유 #1

아들과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딸들과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농구, 펀치 날리는 법 가르치기, 흙바닥에서 놀기 등). 이걸 읽고 '어휴.'라고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나도 안다. 하지만 나는 최소한의 재발을 겪으며 회복 중인 얼간이니까, 그래선 안 될 까닭이 있으면 알려주기 바란다. 그리고 나는 딸들에게 저 세 가지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가르쳐 줄 것이다. 하지만 저 세 가지는 꼭 알려줄 생각이다.

이유 #2

내 딸들은 남성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판단할 때 나를 벤치마크로 사용할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깨달았다. 아빠란 자식들에게 있어 기본적인 남성 롤 모델이니까 별로 놀라울 일은 아니다. 안타깝게도, 어떤 아빠들은 자기 직업이 자기 일을 말해주는 게 아니라 자기가 누구인지를 말해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회계사, 부회장, CEO, 건설 노동자 등등이지만, 제일 먼저 아빠이자 남편이라고 스스로를 설명하는 일은 절대 없다. 이 사람들은 집에서 나가는 순간 가족들에 대한 자신의 임무는 끝난다고 느끼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기저귀를 갈지도, 자기 전에 침대 옆에서 책을 읽어주지도, 목욕을 시켜주지도, 저녁을 차려주지도 않는다. 자기 아내가 이 모든 일을 하는 동안 앉아서 스포츠 채널을 보거나 인터넷 서핑이나 하는 사람들이다. 심지어 아내가 전업 주부로 하루 종일 집에서 이런 일들을 했거나 전업 사무직으로 일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말이다. 그들은 그저 살아 숨쉬는 ATM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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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a Fox Meets Bear

내가 아는 가장 훌륭한 아빠들(꽤 많다)은 자신의 직업을 자기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직업은 결코 그들 자신이 되지 않는다. 그들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역할은 아빠이자 남편이다. 내가 미국이라는 회사에서 풀타임으로 근무할 때, 앉아서 전화 회의를 하고, 프로젝트 미팅에 참석하고, 빠듯한 데드라인을 맞출 때는 집에 돌아가면 오직 쉬고 싶기만 했던 게 기억난다. 그리고 나는 딸들을 생각했다. 딸들이 나를 보며 "아빠는 요리도 안 하고, 목욕도 안 시켜 주고, 침대 옆에서 책도 안 읽어주고, 기저귀도 안 갈아줘. 엄마가 모든 일을 다 하는 동안 아빠는 앉아만 있어. 어쩌면 모든 남자들은 다 저렇게 행동하고, 내 나중 남편도 그럴 거라고 생각해야 되나 봐."라고 생각하게 할 수는 없다. 나는 집에 오면 그 모든 일들을 다 한다. 그게 아빠와 남편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로봇이 아니라는 건 알아달라. '모자 속 고양이'를 9번 연속으로 읽어주고 난 뒤에는 나도 의식을 잃어버리고 싶고, 너무 피곤해서 정원용 사료로나 적당할 칠리를 만들 때도 자주 있다. 하지만 그래도 한다. 내 어린 딸들이 아빠가 언제나 집안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거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들이 나이가 들고 대학에 가면, 나는 내 딸들이 내 다리 위에 앉아 책을 읽어달라고 하던 날들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나는 내 아이들을 위한 기본적인 남성 롤 모델이 된다는 책임감을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이유 #3

'여자애 같다'라는 건 근거없는 속설에 불과하다. 그게 대체 무슨 의미인가? 내 아이들이 할로윈에 공주가 아니라 스파이더맨 옷을 입으면 덜 여자애 같은가(사실 우리 딸은 스파이더맨 옷을 입었다)? 발레 수업을 받는 대신 꼬마 남자애들과 미식 축구장에서 태클을 하고 싶으면 덜 여자애 같은가? 나에겐 그렇지 않다. 그건 마치 250파운드 벤치프레스를 하는 남자는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노래를 불러주는 남자보다 더 남자 같다고 말하는 거나 같다. 나는 여자 아이가 된다는 것은 여자 아이가 되고 싶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의미라는 것을 깨달았고, 내 딸들을 어떤 식으로든 제한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나는 내 딸들에게 남성이 주도하는 분야에서 승승장구하는 여성들을 알려주고 싶다(기업 경영, 스포츠 저널리즘/방송, 프로그래밍, 경찰 등). 자신들의 마음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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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4

나는 목소리를 높인다는 건 좋은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목소리를 높인다는 건 무언가에 대한 깊은 믿음을 가지고, 미워하는 사람들, 부정적인 사람들, 다른 광대들의 말에 신경 쓰지 않고 드러내 놓고 떳떳하게 이야기한다는 뜻이다. 여성들이 아직도 평등을 위해 싸우고 있는 세상에서, 나는 내 딸들이 거실, 교실, 회의실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길 원한다. 여성들이 의견을 지녔다고, 어떤 태도를 취한다고 해서 '밀어붙인다', '남을 쥐고 흔든다', '못됐다'고 하는 어리석음은 잊자. 입을 닫고 있으면 먹이를 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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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5

현대 사회에서 딸들을 키우는 건 내게 잘 맞는 일 같다. 최소한 내 생각엔 그렇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보면, 오늘날의 여성들은 여러 가지 도전과 마주해야 한다. 남들에게 호감을 사야 한다는 압박, 섹스를 해야 한다는 압박, 신체 이미지, 못된 여자 아이들, 10대 임신, 강간 등이다. 내가 빠뜨린 것들이 있겠지만 목록만 나열해도 우울해진다. 나는 이 사회의 모든 불행으로부터 딸들을 보호해줄 수는 없지만, 이 미친 세상에서 잘 살아갈 수 있는 자신감과 영리함(책에서 배운 영리함과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아는 영리함)을 갖도록 해줄 수는 있다. 육아 문제를 논할 때 아빠도 관여할 수 있도록 내가 싸우고 있는 것처럼, 그들에게 영향을 주는 문제들을 논할 때 여성들도 관여할 수 있길 원한다. 내 딸들만이 아니라, 당신의 딸들을 위해서도 말이다.

나는 내가 딸들이 아닌 아들들을 가졌어도 지금처럼 행복했을 거라 확신한다. 하지만 아빠와 딸들 사이의 유대에는 설명할 수 없는 특별함이 있고, 나는 이 유대를 그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몰에서 걸음마 배우는 아기 진 레깅스 반값 세일 중이라 이만 실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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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포스트US의 Every Guy Thinks He Wants Boys, But Every Guy Is Wrong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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