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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피자 가게가 지역 장인들과 함께하는 판단잎 피자 박스를 도입해 적극적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했다

일석이조 효과!

자료사진. 
자료사진.  ⓒHanneke Vollbehr via Getty Images

″용기내 용기를 내주세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자 하는 환경 캠페인 ‘용기내 챌린지’를 들어보았는가. 이 챌린지는 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 사무소와 배우 류준열이 앞장서며 대중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장을 볼 때 또는 음식을 포장할 때 ‘용기(그릇)’를 내자는 운동이다. 마트·식당이 아니라 고객이 행동해야 한다. 제로 웨이스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용기를 내는 시민들이 늘어났지만, 환경 움직임이 고객에 전가되는 결과가 계속된다.

필리핀에서는 조금 다른 ‘제로 웨이스트’가 시작됐다. 상점이 손님들에게 용기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마닐라 지역 언론 마닐라 블러틴에 따르면 필리핀 파라냐케 위치한 피자 가게 ‘아쿠아 마닐라’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에 직면했다. 마을의 방역이 강화하면서 피자 박스를 만드는 데 필요한 판자 수집이 어려워졌던 것.

마닐라나 세부에서 피자 박스를 구입하는 것이 방법이었지만, 최소 주문 수량·이송료·기다려야 하는 시간 등을 따지면 당장은 불가능했다. 경영진은 마을의 판단잎 직조공들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했다. 이 방법은 필리핀 라구나 한 레스토랑이 도입해 성공한 바 있다. 판단잎은 동남아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열대 식물이다. 맛과 향이 좋아 식재료로도 사용한다.

지역 장인들이 만든 판단잎 피자 박스.
지역 장인들이 만든 판단잎 피자 박스. ⓒ페이스북 '아쿠아 마닐라'

판단잎 피자 박스는 버릴 때도 부담이 없다. 식물의 잎이기 때문이다. 판단잎 피자 박스는 지속 가능한 자원 활용인 것과 동시에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수입이 줄어든 지역 장인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역할도 했다. 아쿠아 마닐라 측은 페이스북을 통해 ”목표는 낭비를 줄이고 지속 가능성을 증진하는 것이다. 또 팬데믹 시기에 직조공들이 추가 수입을 얻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라고 했다. 

아름다운 피자 박스.
아름다운 피자 박스. ⓒ페이스북 '아쿠아 마닐라'

판단잎 피자 박스 사용법은? 간단하다. 먼슬리 애그리컬처에 따르면 다회용인 판단잎 피자 박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150페소를 내야 한다. 원화로 3500원 정도다. 대신 다시 가져올 경우 보증금을 돌려준다.

물론 필리핀의 이 피자 가게가 처음부터 제로 웨이스트를 목표로 판단잎 피자 박스를 고안해낸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것. 판단잎 피자 박스를 활용해 환경도 생각하고 지역 장인들을 지원하는 아주 완벽한 ‘제로 웨이스트’가 탄생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재 ‘아쿠아 마닐라’에서는 종이로 만든 피자 박스를 다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로 웨이스트’ 도입하는 서울 가게들 

필리핀의 판단잎 피자 박스처럼 한국에서도 고객들 대신 상점이 앞장서는 적극적 ‘제로 웨이스트’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 연남동과 서촌에 위치한 카페 ‘얼스어스’는 다회용 포장 용기를 가져온 손님에게만 케이크와 커피를 판매한다. 일회용품에는 절대 담아갈 수 없다. 급한대로 손바닥을 내미는 고객들이 많은 탓인지 ‘얼스어스’ 인스타그램에는 ”일회용품, 재사용일회용품, 종이, 손바닥, 휴지 불가”라고 명시하고 있다. 조금 수고스럽기는 해도 ‘얼스어스’를 찾는 고객은 계속 늘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제로 웨이스트 가게 ‘알맹상점’은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도록 천연 고무 장갑, 고체 치약 등 다양한 아이템들을 팔고 있다.

알맹상점 매대 일부의 모습.
알맹상점 매대 일부의 모습. ⓒHUFFPOST KOREA/SUJEAN PARK

이곳에서는 화장품도 파는데 고객들이 화장품을 담아갈 용기를 가져오거나, 가게에 있는 재활용 용기를 추가로 구입하면 된다. 최근에는 서울역에 ‘알맹상점 리스테이션’ 공간까지 열어 제로 웨이스트 저변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도혜민 에디터: hyemin.d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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