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광주 5·18민주묘지를 찾았으나, 시민들의 반발에 부딪쳐 묵념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지난해 11월 10일에 이어 벌써 2번째다.
윤 후보는 6일 오전 광주 방문 첫 일정으로 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에 참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윤 후보가 도착하기 전부터 민주묘지 입구 민주의문 앞에는 지지자들과 참배를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이 몰려와 시위를 벌였다.
시민단체 등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학살자 옹호하는 자가 감히 어딜 오느냐’ ‘전두환 옹호 발언 사과하라’ ‘학살자 옹호한 자 민주땅 밟지 마라’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후 윤 후보가 5·18민주묘지 입구 민주의문 앞에 도착하자, 현장에선 격렬한 대치가 이어졌다. 윤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과 보수 유튜버, 진보 성향의 대학생 단체와 시민단체 등은 환호와 비판의 목소리를 동시에 내며 몸싸움과 말다툼을 벌였다.
윤 후보는 민주의문 방명록에 ‘5월 정신 이어받아 자유민주주의 지키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긴 뒤, 경찰과 경호원, 수행원 등에 둘러싸인 채 추념문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공식 헌화·분향 장소인 추모탑 앞까지는 가지 못했다. 오월어머니회와 한 대학생 단체가 윤 후보의 참배를 막아섰기 때문이다.
결국 윤 후보는 추모탑을 30m 가량 앞에 둔 채 묵념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그는 “분향을 막는 분들이 계셔서 분향은 못했지만, 마음속으로 5·18 희생자분들의 영령을 위해 참배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며 “피로써 민주주의를 지킨 오월 정신을 저뿐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모두 잊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광주를 공식적으로 방문할 때는 꼭 민주묘역을 찾아서 자유민주주의와 국민 통합의 상징에 대한 예를 갖추고, 다시 한번 마음가짐을 바로잡는 게 정치인으로서 맞는 도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윤 후보가 참배를 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린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사진 등으로 논란을 빚었던 윤 후보는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10일 광주 5·18민주묘지를 찾았다. 그러나 ‘전두환 옹호’ 발언에 항의하는 5·18 관련 단체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쳐 추모탑 대신 광장에서 참배한 바 있다.
서은혜 프리랜서 기자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