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을 상징하는 독립운동가는 말할 나위 없이 유관순 열사다. ”삼월하늘 가만히 우러러보며/ 유관순 누나를 생각합니다”로 시작하는 노래 ‘유관순‘(강소천 작사, 나운영 작곡) 때문에 열사보다는 ‘누나’라는 표현이 더 친근한 독립운동가다.
그 상징성에 비해 유 열사의 서훈등급은 3등급에 불과해 너무 저평가돼 있다는 문제제기가 나온 바 있다.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와 충청남도가 유 열사 서훈등급 격상 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6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정부는 1962년 독립유공자 서훈등급(1∼5등급)을 정하며 유 열사에게 3등급인 ‘독립장’을 추서했다. 김구 이승만 안창호 등 30명이 1등급(대한민국장), 이동녕 신채호 이범석 등 93명이 2등급(대통령장)에 추서됐다. 3등급에는 유 열사 등 823명이 포함됐다. 개인 서열을 구분하지는 않지만 등급 결과만 놓고 보면 유 열사 앞에 더 높은 등급을 받은 123명의 독립운동가가 있는 것이다.
이화학당에 다니던 유 열사는 1919년 3·1운동으로 휴교령이 내리자 고향인 충남 천안으로 내려와 아우내장터 만세운동을 이끌었다. 1심에서 징역 5년,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옥중투쟁을 벌이다 모진 고문으로 18살 나이로 숨졌다. 기념사업회는 이런 점에 비춰 유 열사의 서훈등급은 너무 낮게 평가돼 있다며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유 열사 서훈등급을 높여 달라는 청원을 올렸다. 류정우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장은 “서훈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매년 9월28일 열리는 유 열사 추모제에 대통령 화환조차 오지 않는다”며 “유 열사의 등급 격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동아일보에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천안시도 2015년 8월과 2017년 3월 각각 상훈법 개정을 건의하는 등 유 열사 서훈등급 격상 운동에 나선 바 있다. 유 열사 서훈등급 격상을 위한 상훈법 개정안은 19대 국회 때 발의됐다가 다른 정치 현안 탓에 미뤄진 끝에 폐기된 바 있다. 20대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이 개정안을 내놓은 상태다.
유 열사 서훈등급 격상을 위한 청와대 청원이 제기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유 열사의 인연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유 열사와 동풍신 열사, 윤희순 의사, 곽낙원 여사, 남자현 여사, 박차정 열사, 정정화 의사 등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이들을 ‘건국의 어머니’라고 기렸다. 또 문 대통령은 19대 대선 전인 지난해 1월 한 간담회에서 선거연령을 18살 이하로 낮출 것을 주장하면서 ”유관순 열사가 3·1독립운동 나설 때가 만17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2015년 3.1절 때는 야당(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자격으로 충남 천안 병천면의 유관순 열사 추모각을 참배한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