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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5월 13일 15시 58분 KST

'안티 페미니즘' 강남역 퍼포먼스를 본 진중권이 쇼크 받았다고 밝혔다

며칠 전 '안티 페미니스트 규탄 집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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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강남역 9번 출구에서 벌어진 안티 페미니스트 집회 

강남 한복판의 돼지머리 퍼포먼스

울고 있는 양예원(비공개 스튜디오 촬영회 성폭력 고발자)의 사진 옆엔 큰 글자로 ‘페미니즘 OUT, 거짓미투 OUT’이라는 구호가 적혀 있다. 그리고 그 앞에서 세 사람이 방망이를 들고 무언가를 내려친다. 이들이 방망이로 내려치는 대상은 삶은 돼지머리다. 

5월 10일 서울 강남역 9번 출구에서 벌어진 ‘안티 페미니스트 규탄 집회‘의 모습이다. 왜 이런 집회가 열린 걸까. 집회에 앞서 행사 일정을 알린 유튜버 ‘시동이’는 ”또 다른 양예원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이런 짓을 하면 집회가 열린다는 것을 보여줘야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른바 안티 페미니스트들이 페미니스트를 ‘돼지‘로 빗대 분노를 표출해온 것을 떠올리면, 이들이 방망이로 내려치는 대상은 ‘페미니스트’로 보인다. 

이날의 퍼포먼스를 촬영한 유튜브 영상엔 ”자유를 위해 움직이는 모습은 아름다운 것”. ”돼지 인권이 올라간대”, ”안티페미 응원!” 등의 댓글이 달렸다.

 

″우리는, ‘개돼지’와 함께 해방되어야 합니다”

동물 해방 운동가인 섬나리씨(활동명)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해당 퍼포먼스 영상을 공유하며 이들의 폭력성을 고발했다.

섬씨는 ”존재에 대한 혐오와 배제를 반대하는 페미니즘을 규탄한다며 열린 집회는 ‘사회 최약자’의 머리를 깨부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메퇘지(메갈+돼지)‘, ‘웜퇘지’ ‘먹방’을 한다며 돼지의 머리를 꺼내 바닥에 던집니다”며 ”(돼지의 머리는) 시장에서 사온 듯 비닐 봉지에 담겨있습니다”라고 적었다. 

섬씨는 이후의 퍼포먼스에 대해서도 ”울리는 풍악속에 망치로 머리를 산산조각 냅니다. 산산조각나 형체가 무너진 돼지의 머리를 들고 환호합니다. ‘돼지 먹방’이라고 소리지르며 즐거워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섬씨는 ”(형체가 무너진 돼지의 머리를) 세상을 느끼는 몸을 가졌던, 살고싶었던 ‘누군가’의 머리라고 생각하면 이 폭력적인 사회의 모습이 더 제대로 드러납니다”라며 ”이들이 외치고 있는 폭력적인 여성혐오 구호들의 의미도 더 선명하게 다가옵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네. 이것은 ‘폭력‘입니다. 도처에 널려있는 한 번 뿐인 ‘죽음‘입니다. 우리의 사회, 우리 삶의 모습입니다”라며 ”저는 저 바닥에 뭉개진 누군가의 머리에서 시작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개돼지’와 함께 해방되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Huffpost KR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화면

″오, 충격과 공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섬씨가 올린 영상을 공유하면서 ‘쇼크’를 받았다고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이렇게 ‘아방가르드’한 퍼포먼스는 본 적이 없음. 굳이 분류하자면 ‘Abject Art’라고 할까?”라며 ”하여튼 옛날에 1톤 트럭에 짐칸에 ‘멸공’이라 적힌 십자가를 세워놓고, 그 아래로 나체로 서서 시청광장 도로를 질주하던 두 노인의 퍼포먼스 이후로, 마침내 전위적인 작품이 또 하나 나왔네요”라고 적었다. 

이어 ”(이래서) 대한민국에서는 예술을 못 해요”라며 ”일반인들이 외려 예술가들에게 쇼크를 주니..”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