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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프로TV'가 나라를 구했다" 호평 쏟아지는 까닭: 대형 방송국도 못한 대선 후보들 검증해낸 유튜브 방송

네거티브 아닌 진정한 정책 토론이었다.

'삼프로TV' 출연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삼프로TV' 출연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유튜브 '삼프로TV'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전문 유튜브 채널이 각 당 후보들의 정책 소통 창구로 떠오르고 있다. 특정 분야에 영향력이 높은 채널을 통해 정책을 직접 알릴 수 있는데다,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2030세대와 직접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지난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각각 출연한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티브이(TV)’ 조회수는 28일 밤 현재 이 후보 편 273만회, 윤 후보 편 175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삼프로티브이’의 구독자는 171만여명으로, 주식 투자 등 경제 분야에 관심이 많은 2030세대가 주된 시청자층이다.

후보별로 1시간30분가량 진행된 방송에서는 자본시장 육성 방안에서부터 부동산 정책 방향 등 경제 현안 전반에 관한 내용이 다뤄졌다. 영상 댓글에는 “정치도 목소리 높여서 다투기보다 이렇게 차분하게 대화를 하니 너무 듣기 편안하다”, “지상파 티브이가 하지 못한 일을 해냈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채널 분야 따라 전문성 있는 대담 기회

앞서 이재명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게임 전문 유튜브 채널인 ‘김성회의 지(G)식백과’에 각각 출연했다. 이 후보는 게임업계의 현안인 ‘확률형 아이템’과 중국이 한국 게임에 허가(판호)를 내주지 않는 문제 등을 언급했고, 안 후보는 게임업계 규제 완화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각각 21일, 23일에 공개된 영상은 이 후보 75만회, 안 후보 44만회 등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각 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최근 영향력이 급속히 확대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지층 ‘핀셋 공략’이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각 전문 채널마다 특정 관심사를 공유하는 유권자들이 있고, 영상 조회수 등을 통해 출연 효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영상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어 잠재적인 파급력도 상당하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이재명 후보.
이재명 후보. ⓒ유튜브 '삼프로TV'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선거운동이 실질적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다양한 층위의 유권자들과 접촉면을 넓힐 수 있다는 점도 유튜브 출연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는 방송·신문 인터뷰 때 발언 전문이 실리지 않고 편집되는 부분에서 갈증을 느껴왔다”며 “풍부하게 자신의 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줄 매체로 유튜브를 찾았고, 특히 분야별로 전문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고 해서 나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1월 말까지 영화, 경제 분야 등의 유튜브 채널 출연이 예정돼 있다고 한다. 윤석열 후보 쪽도 다양한 유튜브 채널 출연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후보.
윤석열 후보. ⓒ유튜브 '삼프로TV'

김은혜 국민의힘 선대위 공보단장은 “멀고 큰 얘기만 하다 보면 정작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에스엔에스, 특히 유튜브 채널 쪽으로 접점을 늘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삼프로티브이’ 출연이 예정돼 있고, 기후위기와 차별금지법, 성평등 이슈 등을 다루는 전문 채널에 특히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한다. 정호진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정책 비전에 대해 긴 시간 밀도있고 세심하게 다룰 수 있어 (유튜브 출연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쪽 관계자도 “코로나19로 유권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줄었다. 유튜브가 현안에 편하게 접근할 수 있어 호응도 좋다”고 말했다.

 

“지상파가 못 한 일 해냈다”는 유권자들

미디어 전문가들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유튜브가 정파성 시비를 뛰어넘어 정책 검증의 도구로 활용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기존 ‘정통 미디어’의 정형화된 형식에서 벗어나, 진행 시간과 형식, 발언 형식 등이 자유로워 후보자의 ‘식견’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선영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객원교수는 “유권자들은 자신의 관심사에 대한 후보의 구체적 의견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채널 운영자들이 미리 의견을 받아 ‘내가 직접 묻고 듣는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며 “기존 토론회에서 잘 보지 못한 후보들의 어투, 어조, 자세까지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는 “정통 미디어는 방송심의나 공정성, 객관성 때문에 시간, 주제, 배경 등 기계적 균형성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며 “에스엔에스 기반의 미디어는 연달아 질문을 하는 등 진행에 자유로운 부분이 있어 국민들이 보기에 깊이있는 토론이 될 수 있다고 느껴진다”고 했다.

심우삼 송채경화 김미나 김영희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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