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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동생 윤여순이 LG그룹 최초 여성 임원이 될 수 있던 비결로 모친의 산교육을 꼽았다

34살부터 딸 셋 홀로 키운 모친도 워킹맘이었다.

  • 황혜원
  • 입력 2021.06.03 08:43
  • 수정 2021.06.03 09:13

재능과 노력으로 가족 모두 세상에 이름을 알린 집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숨겨져 있지 않을까? LG그룹 최초의 여성 임원이자 한국 최초 오스카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의 동생인 윤여순이 워킹맘으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모친의 산교육’을 꼽았다.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tvN

6월 2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LG그룹 최초의 여성 임원이자 배우 윤여정의 동생 윤여순이 출연했다. 윤여순은 1995년 LG인화원(LG그룹 교육연수원) 부장으로 입사해 2000년 상무, 2010년 전무를 거쳐 2011년 LG아트센터의 대표가 되었으며 2014년 퇴임까지 약 20년간 LG에서 근무했다.

이날 입사 후 얼마 만에 임원이 됐느냐라는 질문에 윤여순은 ”입사한 지 4년 만에 됐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윤여순은 “95년에 미국에서 교육공학 박사를 하고 와서 그해 LG그룹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입사하게 됐다. 뒤늦게 마흔한 살에 기업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본래 윤여순은 기업에서 일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밝히기도. ”남편이 늦게 유학을 갔다. 남편이 장학생이 되면 아내도 공부할 수 있는 게 있었다. 따라가서 청강생으로 공부하다가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박사를 하는데 다들 말렸다. 박사를 마치면 마흔이 넘는데, 한국 회사에서는 써줄 일이 없고 마흔 넘은 여성 박사를 대학교에서도 잘 받아주지 않는다고 했다”며 ”그렇지만 제가 또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한다. 그래야 우리 엄마 딸인 것 같고 그래서 박사까지 끝내고 (한국으로) 왔다”고 말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tvN

하지만 여성이 기업에서 일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던 때였다고. 윤여순은 2020년 여성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부장으로 입사를 했을 때를 일컬어 ”달갑지 않은 외계인, 그것도 여자 외계인이었다”고 1995년 기업 내 여성의 위치에 대해서 설명한 바 있다.

윤여순은 ”자존심이 있어서 기왕 들어온 것 족적이라도 남겨보자라는 마음을 갖게 됐다”며 ”업계 최초로 직원 대상 온라인 교육 시스템인 ‘사이버 아카데미’ 시스템을 만든 것이 임원이 된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인사팀에서 ‘매우 미래지향적인 일’이라는 평가를 했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1세기가 됐는데 어떻게 그룹에 여성 임원 하나 없느냐라며 좋게 평가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임원이 된 이후엔 ”혼자다 보니까 어디 가서 논의할 대상이 없다고 생각했다. 힘들어도 말을 못 했다. 벌써 (여성이라서) ‘감당이 안 되네 벌써’라는 소리가 나올까 봐 심리적인 부담감이 컸다”고 설명하면서도 ”사실 모든 세상의 일은 동전의 양면인 것 같다. 힘들긴 했지만, 훨씬 성장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윤여순은 딸이 어린 시절 엄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를 원했지만 성장한 뒤에는 오히려 엄마가 일한다는 데 고마워했다며 ”엄마들이 그렇게 열심히 살면서도 죄책감을 갖고 있다. 열심히 살면 아이가 은연중에 다 배운다. 정말 일하는 여성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이에 유재석 또한 ”육아와 성장 과정의 모든 것들이 여성에게만 전담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동의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tvN

그렇게 워킹맘으로서 활약할 수 있었던 비결로 윤여순은 ”다 어머니에게 배운 거다. 30대에 딸 셋을 데리고 혼자 되셨다. 학교 선생님을 하셨고 작년 가을에 돌아가셨다. 세상에 험난하고 어려운 일이 많으셨을 거다.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최선을 다하셨다. 대충하시는 법이 없었다. 어디 가서 도움을 청하지 않고 내가 스스로 다 한다는 독립심이 강하신 분이었고, 그런 분을 보고 살다 보니 몸에 배었다”고 밝혔다.

윤여순은 “산교육이었고 유전인자 같은 거였다. 최고의 수준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서 한다. 그게 가장 큰 교훈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여정 또한 2018년 YT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재능이 없다. 대신 감독의 도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거기에 맞춰서 다 하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창의적인 배우는 못 되는 거 같다. 노예근성은 있는 것 같다. 연극영화과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니까 감독한테 나를 맡기고 ‘최선을 다하리라‘는 마음으로 연기해왔다”며 ‘최선‘을 모토로 산다고 말한 바 있으며, 나영석PD는 윤식당의 성공 비결로 윤여정의 ‘살신성인’을 꼽았을 정도. 요리를 전문적으로 해본 적도 없는 윤여정이 손님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것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윤여순의 딸 역시 ”엄마는 엄마로서도 좋지만 제일 친한 친구다. 자존감이 뭔지 가르쳐준 분이고 엄마 덕분에 스스로 제 길을 잘 찾은 것 같다”며 모친에게 감사함을 표했고, 윤여순은 ”다 컸네요. 정답을 저렇게 잘 이야기해준다. 좋은 것만 이야기해주니까 고맙다”고 응수해 세상 워킹맘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보여줬다.

 

황혜원: hyewon.hw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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