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정신이 번쩍!” 윤석열 대통령이 ‘젠더 갈등’ 지적에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서육남'에 편중돼 있던 윤석열 정부.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임기 만료를 앞둔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과 용산 집무실에서 접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헌정사상 첫 여성 국회 부의장인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대선 국면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고, 불필요한 갈등이 있었는데, 선거 때와 대선 이후는 다르다”며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젠더 갈등”이라는 뜻을 밝혔다.

이에 윤 대통령은 “최근 공직 후보자들을 검토하는데 그 중 여성이 있었다”며 “그 후보자의 평가가 다른 후보자들보다 약간 뒤졌다. 그런데 한 참모가 여성이어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게 누적돼 그럴 거라고 하더라.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제가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시야가 좁아 그랬던 것 같다. 이제 더 크게 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내각의 ‘남성 편중’ 문제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윤석열 정부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능력’이었다. 능력주의를 최우선으로 내세우며 “여성 할당이나 안배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던 것.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용산 국방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회의장단과의 저녁 만찬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대통령 기준 반시계 방향으로) 윤 대통령, 박병석 국회의장, 정진석 국회부의장, 김대기 비서실장, 최영범 홍보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이춘석 국회사무총장, 김상희 국회부의장.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용산 국방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회의장단과의 저녁 만찬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대통령 기준 반시계 방향으로) 윤 대통령, 박병석 국회의장, 정진석 국회부의장, 김대기 비서실장, 최영범 홍보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이춘석 국회사무총장, 김상희 국회부의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심지어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은 ‘서육남’(서울대 출신 60대 남성)에 편중돼 있었다. 실제 국무총리를 포함한 전체 19명의 국무위원 중 여성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1명이다. 차관 및 차관급 인사 41명 중에서도 여성은 2명(이노공 법무부 신임 차관, 이기순 여가부 차관) 뿐이다.

이후 지난 21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는 미국 워싱턴포스트(WP) 기자에 “지금 한국의 내각을 보면 여성의 비율이 낮고, 한국 같은 경우 여성의 대표성이 상당히 적다”며 “한국의 경우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했는데, 어떻게 하면 여성들의 대표성을 향상할 수 있겠나. 또한 성평등을 향상하기 위해 대통령과 행정부는 어떤 일을 할 수 있나”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해당 질문에 “지금 공직사회에서 내각의 장관이라 하면, 그 직전 위치까지 여성이 많이 올라오지 못했다. 각 지역에서 여성에 공정한 기회가 더 적극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지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러한 답변은 내각의 남성 편중을 여성의 책임으로 돌렸다는 또 다른 논란을 야기했다. 

 

서은혜 프리랜서 기자 huffkorea@gmail.com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정치 #윤석열 #젠더 갈등 #남성 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