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내각에 이어 대통령실 인선에서도 윤 당선자와 친분 있는 인사들이 대거 중용되면서, 다양성은 결여되고 사적인 특수관계만 두드러진 ‘아가패(아는 사람, 가까운 사람만 쓰는 패밀리)’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대통령실 장관급인 김성한 안보실장은 윤 당선자와 같은 서울 대광초등학교 4회 졸업생으로 ‘50년 지기’다. 1966년 개교한 대광초는 한 학년에 160여명 정도의 소수여서 동창들끼리 소소한 개인사까지 알 정도였다고 한다. 이런 인연으로 김 실장은 윤 당선자의 정치 입문 때부터 외교안보 ‘과외교사’ 역할을 담당했다. 차관급인 김용현 경호처장은 윤 당선자의 충암고 1년 선배로, 윤 당선자의 숙원인 집무실 이전 태스크포스(TF) 부팀장을 맡아 ‘용산 시대’ 개막을 주도했다.
앞서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지명된 이상민(57) 후보자도 윤 당선자의 충암고, 서울대 법대 4년 후배다. 이 후보자는 대선 캠프 때부터 윤 당선자를 가까이에서 보좌하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대외협력특보로 일했다. 서울대 법대 인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권영세(63)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윤 당선자의 서울대 법대 2년 선배다. 대학 때부터 형사법학회에서 돈독한 사이를 쌓았고 연세대 도서관에서 함께 공부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달 15일 윤 당선자 몫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이미현(61) 감사위원(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윤 당선자의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로 ‘43년 지기’다. 이 감사위원은 대선 직후인 3월10일 <채널에이(A)>가 특집 방송한 ‘정치 신인의 어퍼컷-윤석열, 대통령 되다’에 출연해 “윤 후보의 결혼식 때 하객이 엄청나게 많이 왔다. 사람들이 다 ‘정말 윤석열이 장가를 간다고? 우리 이건 눈으로 확인을 해야 돼’(라고 했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호영(62)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대구 출신 서울대 법대 79학번 박아무개 변호사가 소개해 대학 시절부터 윤 당선자와 교류했다고 밝혔지만, 후보자로 지명된 뒤 ‘아빠 찬스’ 등 각종 의혹이 쏟아지자 윤 당선자 쪽은 뒤늦게 “‘40년 지기’라는 표현은 잘못됐다”며 뒤늦게 거리두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윤 당선자가 청년·여성·지역 안배 없이 검사 시절 습성에 따라 ‘친분 인사’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보면 윤 당선자가 자기가 한 말은 무조건 지킨다는 신념이 강해 보이는데 유독 청년을 중용하겠다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아는 사람과 가까운 사람, 패밀리 등 ‘아가패’ 인사를 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 이런 사적 관계는 공적 인사의 근거로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도 “특수부 검사 시절 윤 당선자가 개인적인 밀착도·친근감을 통한 신뢰감을 바탕으로 한 사적 관계를 중시한 특성이 인사에 작용한 결과”라며 “출신 학교나 성장 과정 등을 보면 한국 사회 상층계급의 세계관을 공유한 계급적 특성도 반영돼 있어서 이념적 편향성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겨레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