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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은 "변영주, 임순례말고 여성 감독 또 누가 있냐"란 말에 항변하지 못했다

해외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해 12개의 상 수상

  • 황혜원
  • 입력 2021.03.08 10:48
  • 수정 2021.03.08 10:55

윤단비 감독이 아빠가 “영화는 봉준호, 박찬욱 같은 사람들이 하는 거다. 변영주, 임순례 감독님 말고 여성 감독이 또 누가 있냐”라고 했을 때 항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코스모폴리탄 3월호 여성 특집 인터뷰 중 윤단비 감독 화보
코스모폴리탄 3월호 여성 특집 인터뷰 중 윤단비 감독 화보 ⓒ코스모폴리탄

3월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코스모폴리탄이 공개한 3월호 여성 특집 인터뷰에는 지난해 ‘남매의 여름밤’으로 스타 감독 반열에 오른 윤단비 감독이 포함됐다.

그는 첫 장편 영화 ‘남매의 여름밤’으로 데뷔해 지난해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 선택상을 시작으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제8회 무주산골영화제에 이어 올해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밝은 미래상까지 수상했으며 청룡영화제 각본상, 신인감독상,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오르며 저력을 과시했다.

영화 '남매의 여름밤'
영화 '남매의 여름밤' ⓒ오누필름

하지만 그는 여전히 ‘여성’, ’90년대생‘이란 수식어로 불릴 뿐, ‘윤단비‘라는 이름 자체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코스모폴리탄은 윤단비에게 ”감독 개개인의 개성을 조명하기보다는 필요 이상으로 ‘여성‘이라는 키워드 아래 종합체처럼 다루고 있는지 생각해봤나”라고 물었고 이에 대해 윤단비는 ”그냥 ‘윤단비‘가 아니라 ‘여성 감독의 계보‘, ‘대만 뉴웨이브의 계보’ 등 각종 계보로 묶일 때가 있다”며 ”아직까지는 프레임을 바꿔나가는 과정이지만, 그렇게라도 영화계가 프레임을 인식하고 더 많은 여성 감독이 주목받는 것 자체도 변화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또한 그는 ”남자는 남자임을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제가 남잔데 영화를 이렇게 섬세하게 만들 수 있고, 제가 남자니까 액션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지는 않잖아요”라고 답해 여성 감독으로서 받아야 하는 시각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덧붙여 ”그런데 여자는 자기의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순간들이 찾아오는 것 같다”며 ”내가 왜 이 영화를 잘 만들 수 있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 뭔지 존재감을 증명해야 하니 자기 검열이 생긴다”라며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드러냈다.

그는 이를 성별의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이라고 여기지 않고, 미션이자 성장의 장애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화 '남매의 여름밤'
영화 '남매의 여름밤' ⓒ오누필름

또한 그는 아버지와 관련된 일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윤단비 감독은 ”저희 아빠가 ’영화는 봉준호, 박찬욱 같은 사람들이 하는 거다. 변영주, 임순례 감독님 말고 여성 감독이 또 누가 있냐”라고 하셨다”면서 ”분명히 많은 여성 감독이 있었지만, 저도 딱히 항변하진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남성성을 갖고 있지 않아도 많은 여성 감독들이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증명해주셨다”며 ”그분들이 제 앞에 있었기 때문에 쉽게 기회가 온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영화 '남매의 여름밤'
영화 '남매의 여름밤' ⓒ오누필름

또 남성 스태프가 더 많은 촬영 현장에서 여성 리더로서 현장을 리드하는 일상은 어떤지를 묻자 윤단비 감독은 ”저는 ‘오케이’를 결정하는 길잡이”라며 감독이 현장에서 제일 권위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덧붙여 ”스태프들이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목표”라며 ”상처받기 쉬운 촬영 환경에서 현장의 다정한 보호자가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윤단비 감독의 더 자세한 인터뷰는 코스모폴리탄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황혜원: hyewon.hw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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