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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둘로 나눈 음성파일 ’얘니냐 로렐이냐’ 논쟁의 진실

정답이 있다.

ⓒCBS

며칠 전부터 출처를 정확하게 알 수 없는 하나의 음성 파일이 등장해 세계를 둘로 가르고 있다. 일명 ‘얘니(Yanny) 또는 로렐(Laurel)’로 불리는 이 오디오 파일은 듣는 이에 따라 심지어 같은 사람이라도 재생하는 환경에 따라 ‘얘니’로 들리거나 ‘로렐’로 들린다. 아래 영상을 통해 직접 들어보자.

콜롬비아 브로드캐스팅 시스템(CBS)에서 실시한 투표 결과를 보면, 이 논란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17일(현지 시간) 투표가 올라온지 약 하루 만에 6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참여했고, 이들 가운데 60%가 ‘로렐’, 40%가 ‘얘니’로 들린다고 답했다. 항간에는 “나이 든 사람일수록 ‘로렐’이라고 들린다”는 소문이 퍼져 직장 내 세대 갈등을 야기하기도 했다. 피아를 식별하는 ‘얘니’와 ‘로렐’ 티셔츠, 휴대전화용 스티커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과연 정답이 있는 싸움일까?

와이어드의 탐사 보도를 보면 정답이 있다. 와이어드는 미국 조지아주 플라워리 브랜치 고등학교의 학생 케이티 헤첼이 문학 수업 중 ‘로렐’이라는 단어의 뜻을 찾아보기 위해 음성 발음을 지원하는 인터넷 사전 사이트 ‘보케블러리닷컴’을 찾았다가 이 음성 클립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헤첼은 당시 ‘월계관’을 뜻하는 로렐의 발음을 듣고 의아했는데, 그녀의 귀에는 ‘얘니’라고 들렸기 때문이다. 헤첼이 이 음성을 녹음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이를 들은 학교 선배 가운데 하나가 영상으로 만들어 투표에 부치면서 이 영상이 번져나갔다. 원론적으로 이 음성의 정체는 ‘로렐’이라는 것. 다만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공유한 것이 원본 파일이 아니라 원본 파일을 재생하는 걸 녹음한 파일이기 때문에 음성 파일에 왜곡이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왜 일부에겐 ‘얘니’라고 들리는 걸까? 뉴욕타임스의 보도를 보면, “파일의 음향 패턴이 얘니와 로렐 두 단어의 중간”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의 음성 인지 연구소 연구책임자인 조디 크레이먼의 설명을 보면, “‘야’(Ya)음을 낼 때 집중되는 에너지는 ‘라’(La)와 비슷하고 ‘엔’(N)은 ‘알’(R)과, ‘아이’(I)는 ‘엘’(L)과 비슷하다”고 한다. 들리는 소리는 주파수 집중에 따라 갈린다.

같은 대학 음성학연구소 소장인 패트릭 키팅은 뉴욕타임스에 “당신이 이 음성 신호의 어떤 주파수에 주의를 기울이냐에 따라 다르게 들린다”며 “그러나 왜 낮은 주파수에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과 높은 주파수에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으로 갈리는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나온 분석을 보면 낮은 주파수에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은 ‘로렐’로, 높은 주파수에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은 ‘얘니’로 듣는 경향이 있다. 특히 사람의 뇌는 어떤 소리를 찾아 들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마치 라디오처럼 청각이 집중하는 주파수의 영역을 선택적으로 맞춘다고 한다. 아래 영상은 주파수별로 고음역대화 저음역대를 제거해 소리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영상이다. 고음역대를 잘라내면 ‘로렐’로 저음역대를 잘라내면 ‘얘니’로 들리는 걸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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