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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안 괜찮아, 도와줘” 쪽지만 남기고 세상을 떠난 고등학생의 부모가 진상 규명을 요청하는 청원글이 공개됐다

A군의 저격글을 인터넷에 유포했다는 학생들.

  • Mihee Kim
  • 입력 2021.07.06 22:17
  • 수정 2021.07.07 00:18
쪽지만 남기고 세상을 떠난 고등학생의 부모가 진상 규명을 요청하는 청원글.
쪽지만 남기고 세상을 떠난 고등학생의 부모가 진상 규명을 요청하는 청원글. ⓒ국민청원 페이지

강원 양구의 한 기숙형 고등학교에서 “나 안 괜찮아, 도와줘”라는 쪽지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학생의 부모가 학교 측의 부적절한 대처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진상 규명을 요청하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5일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원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숨진 A군의 부모라고 밝힌 B씨는 “학교 측에서는 사망 직후 학교폭력과는 관계가 없다는 주장을 하였지만 친구들의 증언에 따르면 명백한 사이버 폭력 및 집단 따돌림 그리고 교사의 무관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B씨에 따르면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된 일로 친구들은 A군을 저격하는 글을 인터넷에 유포했고, 동시에 기숙학교 내 모든 학생들이 알도록 소문을 냈다. 24시간 함께 생활하는 기숙학교의 특성상 눈을 떠서 자기 전까지 A군은 홀로 견뎌야 했고, 주위 친구들은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A군이 힘들어 하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다.

유족이 SNS에 공개한 A군이 생전에 남긴 쪽지.
유족이 SNS에 공개한 A군이 생전에 남긴 쪽지. ⓒ뉴스1, A군 유족 SNS

B씨는 “특히 가슴 아픈 사실은 사건 2주전에 아들이 자해를 시도”했다며 “이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선배가 교사에게 우리 아이와 또다른 자해를 시도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렸음에도, 아이의 담임교사는 물론 나에게도 그 사실을 전해주지 않았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A군이 사건 발생 하루 전 담임교사와의 상담에서 그간의 힘들었던 점을 어렵게 털어놓았으나, 담임교사의 부적절한 대처로 결국 ‘투신’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B씨는 “2주전 그날 자해를 시도했던 사실을 담임 혹은 부모인 저에게 알려만 주었더라도, 혹은 하루 전 담임교사가 상담 후 부모와 전화 한통만 했더라도 우리 아이는 지금 하늘나라가 아닌 우리 곁에 있었을 것”이라며 호소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갈등을 방치하는 교내문화와 그리고 그것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학교의 부작위”라며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상 규명으로 아들의 억울함을 반드시 풀어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B씨는 지난달 30일 학교 측에 해당 사건을 학교폭력 사안으로 신고했으며, 학교 측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해당 게시글은 6일 오후 10시 03분 기준 35,37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서은혜 프리랜서 에디터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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