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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8월 22일 19시 55분 KST

폭염 속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열흘 넘게 굶은 50대 독거 남성이 복지 담당 공무원의 빠른 대처로 목숨을 구했다

가까스로 연결된 통화에서 들린 한마디.

뉴스1 , 양천구 제공
위기 상황에서 복지 공무원에 의해 발견된 50대 독거 남성의 집안 모습.

폭염 속 냉방기도 없는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열흘 넘게 굶어 생명이 위태로웠던 50대 독거 남성이 복지 담당 공무원의 빠른 대처로 목숨을 구했다.

22일 서울 양천구에 따르면 신정3동 주민센터 복지 담당 공무원은 지난 17일 오전 취약계층 국민지원금 지급 관련 계좌를 확인하기 위해 50대 남성 A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차례 통화를 시도해도 A씨가 전화를 받지 않자 이를 수상하게 여긴 담당 공무원은 계속 전화를 걸었다. 가까스로 통화가 연결됐으나 수화기 너머에서는 ”주스 좀…”이라는 한마디만 겨우 들려왔다.

위기 상황임을 직감한 주민센터 돌봄매니저와 방문간호사가 즉각 현장으로 출동했다. 살짝 열린 문틈으로 냉방기도 없이 뼈만 앙상한 모습으로 현관에 주저앉아 있는 A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응급조치 후 상황을 확인한 결과 A씨는 극심한 당뇨와 알콜중독을 앓는 환자로 열흘 이상 식사를 하지 못해 저혈압과 영양실조 증세까지 나타난 상태였다.

주민센터 조사 결과 A씨는 알콜중독으로 가족과 사이가 악화해 연이 끊긴 지 오래였다. 기초생활수급자도 아니어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상황이었다.

신정3동 돌봄SOS센터 도움으로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검진 과정에서 A씨도 알지 못했던 새로운 질환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정3동 주민센터는 돌봄SOS 주거 편의 서비스 제공 기관과 연계해 쓰레기로 가득한 A씨 집안을 청소하는 등 주거환경 개선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A씨 가족의 동의를 받아 A씨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수급 신청을 병행하기로 했다. A씨 가족은 주민센터의 설득으로 A씨와 관계 회복을 시도하기로 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앞으로도 내실 있는 맞춤형 복지정책 추진 등 촘촘한 복지 그물망을 통해 고독사 없는 양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지훈 기자 hun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