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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명 출산' 세계 최다 출산을 기록한 '대리모'가 친자식마저 입양 보낸 후 가장 후회하는 점은 이렇다

"대리모는 한 여성이 다른 여성을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

캐롤 홀록
캐롤 홀록 ⓒJOHN ALEVROYIANNIS

영국의 캐롤 홀록(55)은 대리모로 활동하며 13명의 아이를 낳았다. 그는 대리모로 세계 최다 출산하며 기네스 신기록을 세웠다. 

캐롤은 ”내 일이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출산한 아이들을 기쁜 마음으로 의뢰한 부부에게 건네줬다. 하지만 그런 캐롤에게 잊지 못할 한 아이가 있다. 

보통 대리모로 출산할 때는 다른 부부 중 남편 쪽의 정자를 기증받는다. 그런데 13명의 아이 중 한 9번째로 아이가 태어난 후 알고 보니 캐롤과 그의 남편 폴(69)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이 사실은 아이를 건네받은 부부가 DNA테스트를 한 후, 아이와 아빠의 DNA가 일치하지 않은 걸 보고 캐롤에게 따지면서 알게 됐다.

 

캐롤과 그가 대리모로 낳은 아이들
캐롤과 그가 대리모로 낳은 아이들 ⓒ© JK Press

 

캐롤은 이 아이를 2004년 6월에 출산했다. 그는 ”보통 대리모에게 임신 전까지는 절대로 다른 사람과 관계를 갖지 말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확실히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하지는 않았고 남편과 나는 조심하며 관계를 가졌다. 그래서 안전할 줄 알았지만 대리 출산이 아닌 내 아이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캐롤은 ”사랑하는 남편과 내 진짜 아이를 가졌지만, 약속대로 아이를 보내주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정말 그 사실을 모르고 다른 부부에게 보냈다. 마음이 찢어지는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캐롤에게 대리모를 부탁한 부부는 처음에는 화를 냈지만 그 아이를 키우기로 최종 결정했다. 캐롤은 ”사람들은 내게 어떻게 친자식을 다른 부부에게 줄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 아이는 나와 폴의 아이라는 게 내가 낳았던 다른 아이들과의 차별점이다. 우리는 그 아이를 항상 생각한다. 그 아이가 성인이 되면 우리를 만나러 오길 바라고 있다”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는 걸 인정했다. 

 

자료사진
자료사진 ⓒCollect

 

이런 아픔이 있지만 캐롤은 여전히 대리모로서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그는 남편과의 아이를 입양 보낸 후에도 대리모로 계속 일해왔다. 

”내가 낳은 13명의 아이 모두 각 가정에서 사랑받고 자라고 있다. 대리모는 한 여성이 다른 여성을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캐롤은 대리모로 활동하며 제일 중요한 건 임신 기간 동안 아이와 깊은 교류를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9개월간 아이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둔다. 항상 다른 부부의 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이를 다른 부부에게 줄 때마다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캐롤은 한 아이가 자신과 남편의 아이라는 걸 알게 됐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그는 그 아이를 임신했을 때도 다른 아이를 임신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대했다. 양육권을 포기했지만 아이를 완전히 잊는 건 불가능했다.  

캐롤
캐롤 ⓒCarole Horlock

  

캐롤과 폴은 서로 두 번째 결혼이며, 두 사람 사이에 아이는 없었다. 그랬기에 대리모 출산을 통해 자신들의 아이가 우연히 태어났다는 데 더 놀란 것이다. 미러를 통해 폴은 ”만약 대리모를 부탁했던 부부가 아이를 포기하면 우리가 키우려고 했다. 하지만 그 부부가 이 아이를 여전히 사랑하고 계속 자신의 아이로 키우길 바란다면 우리가 포기하는 게 맞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캐롤은 폴과 아이를 포기한 후, 입양한 부부로부터 몇 년간은 아이의 근황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더선에 따르면 어느 순간 연락이 완전히 끊겼다. 캐롤은 ”대부분의 대리모로 낳은 아이들과 연락을 하고 지낸다. 하지만 그 아이와는 연락이 끊겼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잊을 수 없다. 폴은 요즘 심장이 좋지 않은데, 언젠가 그 아이와 만날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캐롤은 ”솔직하게 페이스북을 통해 그 아이를 입양한 엄마의 계정을 찾아내 몰래 7살 정도 된 아이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친자식을 낳았으면 그 아이에 대해 궁금한 게 자연스럽다. 우연히 생긴 아이지만 덕분에 멋진 아이가 탄생했다. 후회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아이와 연락할 방법이 없다는 게 괴로울 뿐이다.”

이 아이는 올해 6월 법적으로 친부모를 찾을 수 있는 나이가 된다. 캐롤은 이 아이에게서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 어떤 아이보다도 이 아이를 생각했다. 만약 연락이 오지 않으면 정말 슬플 것 같다.”

 

 

 

안정윤 에디터: jungyoon.ah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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