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하는 사람이 늘어났지만, 집에서도 사람마다 일하는 장소가 다르다. 집에 업무용 책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부엌 식탁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고, 침대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 재택근무하는 사람 중 56%는 책상이 아닌 침대 위에서 일한다고 한다. 사실 재택근무 중 폭신한 침대는 너무나 매력적인 근무 환경을 제공한다.
또 정신건강 전문가도 침대에서 일하는 게 유익하다고 말한다. 케리 퀴글리 상담사는 허프포스트UK에 ”불안한 상황일 때 이불 속은 안전하고 고요한 공간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자세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도 있지만, 허프포스트UK는 침대 위에서 실제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왜 그들은 하필 침대를 업무장소로 선택했을까?
침대는 생산적인 고민을 하기 가장 좋은 장소다
학술 및 음식 글을 쓰는 작가 안나 설란 마싱 박사(39)는 일할 때 한 곳에 머무르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그는 가끔 침대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글을 쓰고 생각하기 위해서, 나는 새로운 장소가 필요하다. 그리고 솔직히 정신건강이 안 좋을 때는 침대에서 일하는 게 정말 도움이 된다. 침대에서 일하다 보면 긍정적인 기분이 들고 생산적으로 일하면서도 안전함을 느낄 수 있다. 사무실에서는 사실 시간을 들여 뭔가 생각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사실 곰곰이 생각에 잠기는 건 매우 생산적인 일이다. 문제 해결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 침대는 그런 생각을 하기 딱 좋은 장소다.”
침대는 효율적이면서도 편안한 장소다
동남아시아 출신의 최고 운영 책임자 빅토리아 스미스(40)는 집에 책상이 있지만, 대부분의 일상적인 업무를 침대에서 수행한다.
″원래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정석적으로 트위터를 확인한 후 이메일을 확인하고 업무를 시작하는 아주 딱딱한 일과를 보내곤 했다. 하지만 2020년부터 업무량의 75% 이상을 침대 위에서 편안히 처리하기로 했다.”
스미스는 봉쇄기간을 겪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실제 미팅 대신 침대에서 온라인 미팅을 하는 게 업무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때론 카메라를 끄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내가 침대에 있다는 걸 볼 수 없도록 급하게 박스나 책으로 가린다.” 그는 ”침대는 다른 업무 환경과 다를 것 없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고 무엇보다 편하다”고 덧붙였다.
침대는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좋은 장소다
런던 북부에 사는 언론인 메건 카네기(27)는 집에 책상이 없다. 그는 차라리 침대 에서 일하는 게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금 나는 대부분 업무를 침대에서 한다.”
″장소를 바꿔보려고 노력하지만, 침대가 내 아파트에서 가장 따뜻하고 편안한 장소다. 침대는 내 창의력을 방해하지 않고 산만함을 제한한다.” 카네기는 거실에서 일할 때는 주변에 방해 요인이 많다고 덧붙였다. ”거실을 둘러보다 식물에 물을 주고, 요리책을 보고, 먼지를 청소하고....... 어느새 한 시간이나 지나있기 마련이다.”
침대는 생산성과 창의성에 도움이 되는 장소다
영국 에든버러에 사는 컨설턴트이자 디자이너인 스테프 마스덴(40)은 오랜 시간 침대에서 근무해 온 직장인이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침대를 사무실로 사용해 왔다. 그는 최고의 일은 모두 침대에서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그는 ”농담이 아니라 침대에서 일하는 건 생산성과 창의성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나는 스스로 일할 때 좀 더 유동적으로 일할 수 있고, 가끔은 ‘일’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때도 있다.”
″종종 다양한 프로젝트를 다루는 데, 밤늦게 일하는 게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실 일을 할 때는 그 일을 하는 장소보다도 어떻게 일하는지, 일하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 침대에서 일하는 건 집중력을 발휘하는 데 도움을 준다.”
*허프포스트 영국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