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2020년 12월 03일 17시 44분 KST

영화관에 가지 않고도 '여성 서사' 영화 실컷 볼 수 있는 온라인 영화제가 열렸다

여성이 주인공이거나 여성의 삶을 주제로 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FFIT
여성 영화 트위터 영화제 FFIT 포스터

직접 영화관에 가지 않고 집에서 여성 서사를 관람하는 영화제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여성영화 트위터 영화제 피트(FFIT)’‘여성인권영화제 피움(FIWOM)’이 그것이다. 넷플릭스나 왓챠 또는 온라인 상영관에서 여성이 주인공이거나 여성의 삶을 주제로 한 작품을 감상하는 영화제다.

올해 처음 열리는 ‘여성영화 트위터 영화제 피트’(FFIT : Feminist Film In Twitter)는 연말 이어지는 영화제나 시상식이 남성중심적이란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다. 직접 트위터 사용자들을 통해 수상작을 추천받아 재미있는 연말시상식을 만들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지난 9월 트위터에서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로 볼 수 있는 여성 주연 영화를 추천받는 설문을 진행하자 약 50명의 참여자가 다시보고 싶은 국내외 여성 영화를 추천했고, 이 가운데 상영장을 선정했다.

4일부터 4주간 이어지는 이 영화제는 12월 매주 금토일, 총 12일간 하루 2~3편씩 국내외 장편과 단편, 다큐멘터리 등 총 31편을 상영한다. 이 영화제 상영작은 개인용 피시에서 오티티(OTT) 플랫폼 넷플릭스나 왓챠플레이로 볼 수 있다. 다만, 크롬브라우저에서 여러 명이 대화를 하면서 영화를 볼 수 있는 확장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피트의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상영작 링크를 눌러야 영화제 입장이 가능하다.

영화제 첫 주에 상영하는 국내 장편은 4일 <비밀은 없다>, 5일 <여배우는 오늘도>, 6일 <미성년> 등이다. 12월 마지막주는 ‘레즈비언 주간‘으로 정하고 해외 장편들을 소개한다. 매주 수요일에는 ‘망작도 명작도 아닌 재밌는 여성 영화‘를 다시 보자는 취지로 영화제를 꾸려가는 9명의 스태프가 ‘괴작 영화’를 선정해 공개하는 이벤트도 벌인다.

FFIT
트위터 FFIT 계정 갈무리

여성에 대한 폭력과 인권을 주제로 한 영화제도 열리고 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 1일부터 열흘간 14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FIWOM)을 열고 국내외 단편영화나 다큐멘터리를 상영 중이다. 이 영화제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여성폭력의 현실을 알리고 피해자의 생존과 치유를 지지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06년 시작됐다. 개인용 피시(PC)를 이용해 온라인 상영관에서 예매 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영화제가 문을 연 하루 사이 총 예매건수는 1만여건(2일 기준)으로 <레즈비언, 카메라, 액션>(2018, 미국 캐럴라인 벌러 감독), <시체가 된 여자들>(2016, 미국 크리스티 감독) 등이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피움
여성인권영화제 피움 상영작 애니메이션 (2020, 라정인 감독)
피움
여성인권영화제 피움 상영작.

피움에선 노년 여성의 삶을 다룬 영화가 다섯편 상영되고 있다. 다큐멘터리 <누구는 알고 누구는 모르는>(2019)은 주인공이 어린 시절 한글 교육을 받지 못한 할머니와 함께 노인 한글학교에 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노인 한글학교의 학생들은 전부 여자였으며, 이곳에서 주인공은 문자로 기록하지 못한 기억을 감당해온 여성들을 만나게 된다.

이 작품을 연출한 배꽃나래 감독은 “홍콩에 갔다가 광동어로 적힌 메뉴판을 읽지 못해 난감한 상황에 처했는데, 문득 문자로 읽고 쓰지 못하는 할머니가 생각났다. 기록되지 못한 여성의 역사가 생각났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커피를 만드는 할머니가 주인공인 최이다 감독의 <노당익장>(2020), 60~90대 여성들이 주연이 되는 노르웨이 군힐 망노르 감독의 <할머니 배구단>(2013), 김나연 감독의 <실버택배>(2020), 송예찬 감독의 <석양의 게스트하우스>(2019) 등이 있다.

여성인권영화제 담당자 김수정 한국여성의 전화 활동가는 “가정폭력과 성폭력 등을 가능케 하는 사회 구조를 국내외 영화를 통해 알리고 자신의 삶과 인권을 찾아가는 용감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영화제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