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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공부 잘하면 뭐 해줄 거야?" 아들인 가수 이적의 질문에 '1세대 여성학자' 박혜란은 "공부 잘하면 네가 좋지 내가 좋니?"라고 답했다

각자만의 인생이 있는 법.

여성학자 박혜란과 아들인 가수 이적 
여성학자 박혜란과 아들인 가수 이적  ⓒtvN

″엄마. 나 공부 잘하면 뭐 해줄 거야?” 자녀에게 이런 질문을 받으면 보통 어떤 선물을 주겠다는 답변을 예상하지만 가수 이적의 어머니이자 ‘1세대 여성학자’인 박혜란씨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27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세 아들을 모두 서울대에 보낸 뒤 쓴 자녀교육서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의 저자로 유명한 박혜란씨가 출연했다.

어릴 때 이적이 ”엄마. 나 공부 잘하면 뭐 해줄 거야?”라고 물었더니, ”공부 잘하면 네가 좋은 거지 내가 좋지?”라고 답했다는 박혜란씨. 그는 ”아들이 섭섭했겠다”라는 유재석의 말에 ”섭섭했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 엄마 믿었다간 내 인생 안 되겠다’ 싶어서 자기가 결심하고 알아서 공부했다고 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혜란씨 
박혜란씨  ⓒtvN

자녀를 독립적인 인격체로 대하고, 자신만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성인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노력했던 박혜란씨는 어느 날 갑자기 비가 내려도 우산을 들고 학교로 찾아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적은 ”저희 어머니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한번도 안 오셨다. 그게 섭섭하기보다는 ‘우리 엄마 안 와‘라는 영웅심리라고 해야 하나, 좋은 말로 뿌듯함이 됐다”라며 ”어머니가 안 온 아이들끼리 남아서 물놀이를 시작하는데 그때 ‘한번 물에 젖으면 다시는 젖지 않는구나’ 깨달았다. 어느 순간 해방감도 느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박혜란씨는 자녀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했던 것에 대해 ”저도 전에는 직장을 다니다가 육아 때문에 경력 단절 여성이 됐다. 막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니 ‘너희들 다 키웠으니 이제 내가 좀 커야겠다’고 아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주부 = 집에서 노는 사람?

그러면서, 여성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에 대해 ”당시 제가 여성으로서 한 40년은 살아봤는데,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이라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지 못했다. 가정주부를 10년 했는데 사람들이 ‘엄마 뭐하냐‘고 물으면 ‘놀아요’라고 자연스럽게 답하더라”며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노는 사람이야? 왜 나도 그걸 당연하게 생각해? 이런 의문이 들어서 공부를 체계적으로 해보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어머니의 모습은 가수 이적에게 그 자체로 큰 가르침이 되었다. 이적은 ”제가 제 첫째한테 많이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는 ‘네가 공부를 잘해서 내가 좋은 건 없어. 네가 공부를 하면서 엄마아빠를 위해 뭔가 대단한 걸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 그럴 거면 안 해도 돼’이다”라고 말했다.

박혜란씨-이적 
박혜란씨-이적  ⓒtvN

이어, 이적은 ”자녀가 부모 좋은 일 시켜줬으니 대가를 달라는 식으로 되면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이게 다 부모들 위해서 한 일이고, 내가 원하는 삶은 아니다’가 된다”라며 ”누구나 공부하기 싫다는 건 아는데 이게 너의 삶에 필요하면 싫어도 좀 하라고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1946년생인 박혜란씨는 1968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기자 생활을 하던 중 1974년 둘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이후 10년간 육아에 전념했다. 그러다 막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39세의 나이에 여성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여성학자로 거듭났다.

박혜란씨는 워킹맘들을 향해 ”열심히 자기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 자체가 애들에게 큰 선물이 된다”고 조언해 감동을 자아냈다. 전업주부인 여성을 향해서도 ”거기서 정말 행복하면 그렇게 하면 된다. 각자 처한 환경, 취향, 성격 모든 것을 고려해 자기만의 기준을 만드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곽상아 : sanga.kwa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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