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자신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과 독대해 그를 용서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반박했다.
이 할머니는 MBC와의 전화 통화에서 ‘용서하신다 이런 말씀은 딱히 하신 게 없으시냐?’는 기자의 질문에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없어요. 없어요. 무슨 용서를 해요”라고 말했다.
전날(20일) 경향신문은 이 할머니와 윤 당선인이 지난 19일 오후 대구 모처에서 회동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이 무릎을 꿇고 사과를 했고, 그 모습을 본 이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윤 당선인이) 불쌍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후 이 보도를 인용하는 기사들이 쏟아졌고,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을 용서했다는 기사로 재확산됐다.
하지만 이 할머니가 전하는 ‘윤미향 독대’의 전말은 조금 달랐다.
MBC 보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이 이 할머니가 머물고 있는 호텔 객실로 갑작스럽게 찾아갔고, 이 할머니는 함께 있던 지인들을 내보내고 10분 정도 윤 당선인을 독대했다.
그리고 윤 당선인이 무릎을 꿇고 사죄했고, 이 할머니는 별다른 얘기 없이 당선인을 한 번 안아줬다고 한다. 이 할머니는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하면서 ”갑자기 와서 무릎 꿇는데 무슨 말을 해요? 싸움을 해서 무슨 원수를 졌어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윤 당선인에게 ”불쌍하다”고 말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사실 여부를 묻는 기자에게 ”안 했어요. 30년 같이 그거(활동) 했잖아요. 보니까 핼쑥하니 좀 안됐더라고요. 마음이”라고 답했다.
이 할머니는 또 ‘윤 당선인을 용서했다’는 일부 보도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 할머니는 ”없어요. 없어요. 무슨 용서를 해요”라고 딱 잘라 말했다.
이로써 이 할머니와 윤 당선인이 만나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할머니는 지난 7일에 이어 두 번째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태다. 오는 25일 열리는 이 기자회견에 윤 당선인이 참석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