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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에서 자전거를?' 한혜진이 타던 '아쿠아바이크' 체험 강습하고 온 썰 푼다

짱세고 멋진 언니가 되고 싶어???? | 여름 맞이 '아쿠아바이크' 도전기

  • 이인혜
  • 입력 2020.08.20 19:27
  • 수정 2020.08.20 19:45

짱세고 멋진 언니가 되고 싶어???? | 평균수명 100세 시대. 건강하고 멋지게 나이 들고 싶은 저질 체력 30대 여성 에디터의 운동 방랑기. 1탄은 비욘세, 클로에 카다시안, 한혜진 언니가 한 ‘아쿠아바이크’ 도전기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여름 날, 운동하면서 사정없이 흘러내리는 땀을 연신 닦는 나 자신이 갑자기 측은해졌다. 

찝찝한 땀 냄새와 땀에 절어 점점 축축해지는 옷 때문에 불쾌지수가 치솟던 찰나, 이런 생각이 스쳐갔다. 땀은 안 나면서 시원한 운동 어디 없을까?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MBC ‘나 혼자 산다’에서 한혜진이 ‘아쿠아바이크’를 타던 장면이었다.

코로나19가 염려되기도 했지만, 물속이 오히려 지상보다 안전하다는 연구결과가 떠올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비말 감염은 물속에서 일어나지 않으며, 표백제로 소독한 수영장 물은 어느 정도 바이러스를 없애는 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필수여서 수영장에서도 조심, 또 조심하기로 했다.

(*이 기사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 시행되던 지난 8월 1일, 정부가 권장한 안전지침을 따르며 완성되었습니다.) 

지난 2018년 방송된 '나 혼자 산다'에서 아쿠아바이크에 도전한 한혜진.
지난 2018년 방송된 '나 혼자 산다'에서 아쿠아바이크에 도전한 한혜진. ⓒMBC

‘아쿠아바이크’란 물 속에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다양한 손동작을 반복하는 전신 운동으로,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 등의 근력 향상 효과가 있다는 문구에 귀가 솔깃해졌다. 물의 저항을 이용하기 때문에 지상에서 하는 운동보다 칼로리 소모가 더 크다는 사실도 몹시 매력적이었다. 

저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는데? 지금 와 돌아보니 건방진 생각이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굉장히 쉽고 재미있어 보였다. 

부푼 마음으로 아쿠아바이크 체험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마침 코오롱스포렉스 서초점에서 강습을 진행 중이었다. 그렇게 지난 1일 토요일 오후 1시, 아쿠아바이크를 타보기 위해 수영모를 비롯한 준비물을 챙겨 수영장에 도착했다.   

수업을 맡은 이채빈 강사가 반갑게 나를 맞아주었다. 흘깃 옆을 보니 물속에는 바이크 여러 대가 높여 있었다. 수심은 130cm 정도. 수영장에서 해본 운동은 수영뿐이었는데, 물속에 놓인 바이크를 보고 있자니 왠지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았다.

준비물은 래쉬가드/수영복과 수영모자, 아쿠아슈즈다. 아쿠아슈즈가 없는 나는 맨발로 바이크를 탔는데, 타면 탈수록 발이 아팠다. 아쿠아슈즈, 정~말 필수다. 사진은 내 모습 아니고 자료 사진.
준비물은 래쉬가드/수영복과 수영모자, 아쿠아슈즈다. 아쿠아슈즈가 없는 나는 맨발로 바이크를 탔는데, 타면 탈수록 발이 아팠다. 아쿠아슈즈, 정~말 필수다. 사진은 내 모습 아니고 자료 사진. ⓒgalitskaya via Getty Images

가볍게 준비운동을 한 후, 강사의 안내에 따라 바이크에 올랐다. 내 몸에 맞게 핸들과 의자 높이를 조정한 후 페달을 밟았다. 부드럽게 돌아가는 페달에 ‘할 만한데?’ 하는 생각이 든 순간, 강사로부터 자세 지적이 들어왔다. “상체를 구부리지 않고 시선은 앞을 보세요. 페달과 다리는 11자 모양이 된다는 느낌으로 밀어주세요.”

지적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리는 더 빨리! 엉덩이는 살짝 떼고, 자세 유지하고! 팔은 앞으로 쭉!” 

물 아래로는 바이크, 위로는 팔과 어깨 운동을 하고 있는 내 모습.
물 아래로는 바이크, 위로는 팔과 어깨 운동을 하고 있는 내 모습. ⓒHUFFPOST KOREA / INHYE LEE

스파르타에 가까웠던 강사의 지도는 계속됐다. 물 아래로 정신없이 바이크 페달을 밟던 나는 이번엔 ‘물의 저항을 더욱 높여준다는’ 파란색 기구를 받았다. 

물이 이렇게나 무거웠던 것인가...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강사의 엄한 눈빛에 도저히 멈출 수 없었다. 어설픈 몸짓으로 헉헉대며 겨우 수업을 따라갔다.

아쿠아바이크 체험하는 나
아쿠아바이크 체험하는 나 ⓒHUFFPOST KOREA / INHYE LEE

이십 분쯤 지났을까...? 희한하게도 어느 순간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페달만 밟았다면 금방 지루해졌을 것 같은데 여러 동작을 하면서 물을 맞다 보니, 마치 친구들과 물장난 치는 느낌도 들었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재미있었던 건 ‘물펀치’였다. ‘물펀치’란 말 그대로 주먹을 쥔 채 수면을 때리는 동작이다. 물펀치를 팡팡 날릴 때면 일주일 묵은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힘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약 1시간의 체험이 끝나자 다리가 후들거릴 뿐 아니라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이 몹시 당겼다. ‘허벅지 터진다’는 표현이 몸소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체험을 도와준 이채빈 강사는 “물의 저항 때문에 땅에서 타는 자전거보다 운동 효과가 높고 관절에 가는 충격이 덜해 무릎이나 허리통증 있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나와 함께 수업에 참여한 이들 대부분은 무릎과 허리통증 때문에 아쿠아바이크를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재활 효과가 있어서 그런지 이날 함께 참여한 수강생들은 중장년층 여성들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했던가. 이 ‘언니들’은 이제 30대에 막 진입한 나보다 훨씬, 압도적으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다. 

소수정예로 이뤄지는 아쿠아바이크 수업 장면. 운동 참여 전 부랴부랴 찍었다. 수업은 취재에 도움 주신 강사와 관계자, 60~70대 여성 3명(사진에 보이지 않는 1분은 늦게 합류)과 나, 이렇게 6명이 참여했다.
소수정예로 이뤄지는 아쿠아바이크 수업 장면. 운동 참여 전 부랴부랴 찍었다. 수업은 취재에 도움 주신 강사와 관계자, 60~70대 여성 3명(사진에 보이지 않는 1분은 늦게 합류)과 나, 이렇게 6명이 참여했다. ⓒHUFFPOST KOREA / INHYE LEE

아쿠아바이크를 1년째 해온 ‘왕언니’ 김경자(69)씨는 “허리가 아파서 시작했는데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내 옆에서 발빠르게 페달을 밟아 감탄을 자아냈던 A(64)씨는 그야말로 반전이었다. 무릎 수술을 해서 일반 운동을 하기 어려워 (아쿠아바이크를) 시작했다고.  

아쿠아바이크는 아직까진 중장년층 여성들이 주로 하지만, 가수 비욘세클로에 카다시안 등 해외스타들의 건강관리비법으로 알려지면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있다. 강서정 상명대 체육학과 교수는 “전신운동에 속하기 때문에 엉덩이, 복부, 허벅지, 종아리 부분에 살을 뺄 수 있고, 셀룰라이트 감소 효과도 있다”고 KBS에 말하기도 했다.

다만, 심장병, 고혈압 같은 지병이 있는 사람은 전문의와 상담해 적합한 강도를 설정하는 게 좋다고 한다. 박상원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운동 후 갑자기 물 밖으로 나오면 갑작스러운 중력 때문에 허리와 무릎이 불안정해지거나, 어지럼증을 느껴 넘어질 수 있다”며 ”운동 전후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아쿠아바이크를 할 때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필수다. 레스터 대학 호흡기계 부교수인 줄리안 탕 박사는 ”레인을 넓게 사용하고 사람 사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수영장에서도 일종의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디터’S 총평: 저질체력 에디터에게 ‘운동의 맛’을 알려준 운동. 물 속에서 허벅지 터지게 페달 밟고 물보라를 맞으며 결심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폭염에 또 가리라! 더운 거 싫고, 땀에 젖은 운동복이 싫은 독자분들 손! 이번 여름, 건강한 현대인으로 거듭나 보자????

 

이인혜 에디터 : inhye.lee@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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