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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마드' 20대 여성들이 '태극기 집회' 나가 "문재인 재기해" 외친 이유

이질적인 집단의 콜라보로 보인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제73주년 광복절인 15일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문재인 대통령 탄핵촉구 집회를 열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제73주년 광복절인 15일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문재인 대통령 탄핵촉구 집회를 열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뉴스1

광복절인 15일 오후 ”문재인 ‘재기‘해” 구호가 다시 서울 도심에 울려퍼졌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보수단체들의 이른바 ‘태극기 집회‘에서였다. 그러나 이 구호를 외친 이는 ‘태극기 집회‘의 주력 참가층인 노령층이 아니었다. 20대 여성 50여명이었다. 급진적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인 ‘워마드’ 회원들로 추정된다고 여러 매체가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집회는 자유대연합 등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발하는 단체들이 모여 결성한 비상국민회의 주최로 열렸다. 서울역에서 열린 대한애국당의 태극기 집회 참가자 등이 행진을 마친 후 합류하면서 규모가 커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박 전 대통령 탄핵 무효와 문재인 정권 퇴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후 1시에 시작된 이 집회에 20대 여성들이 합류한 것은 오후 3시50분께였다. 이순신 동상 인근에 10여명이 모이더니, 곧 50여명으로 수가 불어났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문재인 탄핵” ”문재인 재기해” 등의 구호를 외쳤다. ”홍본좌(홍익대 남성 모델 몰카 유출범) 무죄, 안희정 유죄” 등의 구호도 나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재기‘라는 표현은 2013년 서울 마포대교에서 투신해 사망한 고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의 죽음을 조롱하는 말이다. 지난 7월7일 서울 혜화역에서 열린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에서도 ”문대통령 재기해” 구호가 나와 논란이 된 바 있다. 

소수나마 워마드 회원으로 보이는 20대 여성들이 페미니즘과 거리가 먼 보수 집회에 참석해 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규탄에 나선 것은 무척 생경하게 다가온다. 앞서 지난 5일에는 ‘문재인 탄핵집회’ 참가를 독려하는 워마드 운영자의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들이 이질적인 ‘태극기 집회’에까지 나와 문 대통령을 규탄한 것은 최근 경찰이 워마드 운영진 수사에 나서고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는 등의 상황과 관련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행정부와 사법부의 법 집행과 심판이 여성과 남성에게 불평등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불만 표출이라는 것이다. 실제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한 워마드 회원은 ”트위터 공지를 보고 집회에 참석한 것은 아니다. 안희정 전 지사에게 무죄가 선고되고 (여성인) 홍대 몰카범에게 실형이 선고된 것이 이번 집회에 참석하게 된 가장 강력한 계기”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그러나 페미니즘과 깊은 간극을 드러내고 있는 보수 단체 집회까지 참석해 ‘문대통령 탄핵’ 등의 정치적 주장을 펴는 극단적인 행태는 오히려 워마드로 대표되는 급진 페미니즘에 대한 사회적 반감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한쪽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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