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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 최초의 흑인 추기경을 임명했다

교황은 최근 진보적인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2019년 10월 윌턴 그레고리 당시 워싱턴 주교가 제67회 연례 붉은미사에 참석한 모습.
2019년 10월 윌턴 그레고리 당시 워싱턴 주교가 제67회 연례 붉은미사에 참석한 모습. ⓒSarah Silbiger / Reuters

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현지시각)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계 미국 흑인을 추기경으로 임명했다.

교황은 이날 주례한 일요 삼종기도에서 13명의 추기경 임명 사실을 깜짝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이날 임명된 추기경 가운데는 윌턴 그레고리(72) 미국 워싱턴디시(DC) 대주교가 포함됐다.

아프리카계 미국 흑인으로는 처음 추기경이 된 그레고리 대주교는 지난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 폭력으로 사망한 이후 인종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화를 제안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2020년 4월
2020년 4월 ⓒEVA HAMBACH via Getty Images

25살에 사제가 된 그레고리 신임 추기경은 가톨릭 교회내 학대 행위를 뿌리뽑는 데 앞장서왔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교회와 가톨릭 성지를 잇따라 방문하며 종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를 “당혹스럽고 부끄러운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일 이탈리아 로마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다큐멘터리에서 시민결합법을 통한 동성애자 권리 보호를 공개 지지하는 등 진보적인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그레고리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도 이런 행보의 하나로 보인다.

2019년 5월 당시 워싱턴 주교로 임명된 윌턴 그레고리가 미사에서 신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년 5월 당시 워싱턴 주교로 임명된 윌턴 그레고리가 미사에서 신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Mark Wilson via Getty Images

교황 다음으로 높은 성직자인 추기경에 이날 새로 임명된 13명 가운데 9명은 나이가 80살 미만이어서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투표권이 있는 신임 추기경 9명의 출신국은 이탈리아가 3명으로 가장 많고 미국·필리핀·몰타·칠레·르완다·브루나이가 1명씩이다. 이 가운데 아프리카 르완다와 동남아시아 브루나이에서 추기경을 뽑은 것은 가톨릭 교도가 극소수에 불과한 지역에 대한 교황의 배려와 관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즉위 이래 임명한 추기경 수는 128명으로 전체의 57%에 달한다고 통신은 전했다. 나머지 90여명은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와 요한 바오로 2세 때 임명된 추기경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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