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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 동안 최대 피해 규모"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원도 삼척까지 번져버렸다(현장 사진)

'축구장 4621개' 면적이 홀라당 타버렸다.

4일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북쪽인 강원 삼척까지 번지는 가운데 삼척시 원덕읍 고적마을 일대 산림이 불길에 휩싸여 있다.
4일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북쪽인 강원 삼척까지 번지는 가운데 삼척시 원덕읍 고적마을 일대 산림이 불길에 휩싸여 있다. ⓒ삼척시 제공

경북 울진군에서 난 산불이 강원도 삼척까지 번지면서 오후 8시까지 3300㏊가 불에 타고 주민 4천여명이 대피했다.

산림청 등은 4일 오후 8시 기준 경북 울진군에서 난 산불로 울진 3240㏊, 삼척 60㏊ 등 모두 3300㏊가 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축구장 4621개에 이르는 면적으로 최근 10년 동안 최대 피해 규모다. 2020년 4월 안동에서 발생한 산불로 1944㏊가 소실돼 산림 피해액이 208억9800만 원에 달했다.

정부는 산불특수진화대 92명, 소방경찰 405명, 군 864명, 공무원 189명 등 산불진화인력 1951명을 투입했고, 헬기 43대, 진화차 34대, 소방차 236대, 산불지휘차 3대 등을 동원해 불을 끄고 있다. 또 주택 75채가 불에 탔고, 울진군 북면, 죽변면 등 11개 마을에서 2525가구, 주민 4525명이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산불이 북상 중이기는 하지만 새벽에 바람 방향이 바뀔 가능성도 있어 울진 방향으로 다시 확산할 것을 대비해 경북 지원 인력을 울진군 소곡2리, 사계2리 쪽으로 전원배치했다”고 밝혔다.

4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확산되고 있다. 2022.3.4
4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확산되고 있다. 2022.3.4 ⓒ뉴스1
4일 오후 경북 울진군 북면 신화2리 주택들이 강풍을 타고 확산된 산불에 타고 있다. 2022.3.4
4일 오후 경북 울진군 북면 신화2리 주택들이 강풍을 타고 확산된 산불에 타고 있다. 2022.3.4 ⓒ뉴스1

이날 산림청은 울진군에 이어 삼척시에도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산불이 2개 도에 걸쳐 진행되어 산불진화 통합지휘권을 경북도지사에게서 산림청장으로 이양했다. 4일 오후 6시께 울진에서 난 산불은 북쪽인 강원도 삼척 엘엔지(LNG)생산기지 2㎞ 인근까지 번졌다. 국내 최대 규모의 엘엔지 생산기지인 이곳에는 12기의 저장탱크가 있다. 소방당국은 화재진화차량 14대 등 장비와 인력을 집중 배치해 방어선을 구축했다.

산불이 7번 국도 인근 야산을 타고 확산하면서 해당 국도도 전면 통행이 금지됐다. 삼척시는 원덕읍 월천리 일대 주민 278명 등 인근 주민 1천여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리고 복지회관 등으로 이동하도록 돕고 있다.

울진 산불 국가위기경보 '심각' 발령
울진 산불 국가위기경보 '심각' 발령 ⓒ한겨레
4일 오후 산림청 산불진화헬기들이 한수원(주) 한울원자력본부 쪽으로 불이 번지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2022.3.4/
4일 오후 산림청 산불진화헬기들이 한수원(주) 한울원자력본부 쪽으로 불이 번지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2022.3.4/ ⓒ뉴스1

산불은 국가보안시설인 한울원자력발전소 인근까지 번졌지만 초기에 불길이 잡혔다. 한울원전은 “원전 주변 산불은 초기에 진화됐다. 운행 중인 5기의 원전은 원자로 정지 등 설비 손상 없이 안전한 상태이며 인명 피해나 방사능 누출은 없다”고 밝혔다. 대형 펌프차 26대가 동시에 물을 뿌리는 효과를 내는 대용량방사포시스템 장비가 울산119화학구조센터에서 울진 원전에 출동해 있는 상태다.

앞서 산림청은 이날 오전 11시께 울진군 북면 두천리 산154번지에서 난 불이 강풍을 타고 계속해서 번져갔다. 소방청은 전국 소방동원령을 발령해, 강원소방본부 산불전문진화차 2대를 포함해 대구, 울산, 경기, 서울, 부산, 대전 등 11개 시·도에서 펌프차, 물탱크차 등 105대를 동원했다.

소방당국이 4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산154번지에서 난 불을 진화하고 있다.
소방당국이 4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산154번지에서 난 불을 진화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이날 산불로 울진군 북면 일대가 한때 정전됐고, 북면 한국수력원자력 사택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도 정전으로 오후 1시30분께부터 2시간가량 업무가 중단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울진의 산불 상황을 보고받은 뒤 “최우선적인 목표를 인명피해 방지에 두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서 조기 진화에 전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한울원전 안전 조치에도 만전을 기하고, 산불 진화 소방대원의 안전에도 각별히 유념해달라고 당부했다.

김규현 박수혁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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