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위협적인 팬덤 문화를 멈추자

위협적인 팬덤 문화를 멈추어야 한다.

ⓒHuffPostKorea

 

당신이 유명 팝 스타들의 팬이라 하자. 당신은 물론 그의 음악을 들을 것이다. 친구들에게 추천한다. 스포티파이에서 그들을 신곡을 스트리밍하고,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서 그들의 포스팅에 좋아요를 누른다. 다들 하는 일이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간다면? 당신의 스타가 새 앨범을 내면, 라이벌들이 실패하도록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인가? 당신이 좋아하는 스타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다른 스타들에게 개인적으로 너는 못생겼고 재능이 없다고 메시지를 보낼 것인가? 당신이 좋아하는 스타가 공개적으로 연애를 하다가 헤어지면, 전 애인에게 자살하라고 할 것인가?

유독 복수심이 강하거나 잔인한 사람만 그런 행동을 하곤 했다. 그러나 팬덤의 문화가 바뀌면서, 아무런 죄나 악의가 없는 사람에게 극악한 행동을 하는 일이 점점 더 흔해지고 있다. 그리고 사랑 때문에 한 것이라고 정당화한다.

‘스탠’(Stan)은 ‘슈퍼팬’의 약자로 알려져 있지만, 어두운 면이 있는 단어다. 에미넴의 2000년 곡 ‘Stan’은 집착하는 아티스트에게 거절 당하자 임신한 아내를 죽이고 자살하는 (가상의) 극성 팬에 대한 노래다. 물론 팬덤의 집착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1960년대에 비틀즈 팬들은 비명을 지르고 울고 기절까지 했다. 19세기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는 소년 소녀들의 엄청난 인기를 끌어, 한 독일 작가는 1844년에 ‘리스토마니아’라는 말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밀실 공포증이라도 느끼게 될 것 같은 틈새 온라인 커뮤니티, 팬과 셀러브리티를 직접 연결하는 소셜 미디어 때문에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온라인을 통해 거의 누구에게도 직접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데다, 익명성과 자신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쳐져 무시무시한 힘을 휘두를 수가 있게 되었다.

힙합에 대한 글을 자주 쓰는 토론토의 프리랜서 작가 완나 톰슨은 2018년 여름에 니키 미나즈의 음악을 가볍게 비판하는 트윗을 썼다. 미나즈의 팬들이 보낸 반응은 음악이나 문화적 언급이 아니었다. 논리적인 주장도 아니었다. 트위터 뿐 아니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이메일, 개인 이메일을 통해 노골적인 모욕과 공격이 쏟아졌다. 톰슨의 4살짜리 딸의 사진이 든 것도 있었다. 자살하라는 말도 있었다.

심지어 니키 미나즈 본인도 욕설을 보냈다.

못생긴 네가 24살이었을 때 30이 코 앞이었어? 내가 34살인데, 40이 코 앞이야? ㅋㅋㅋ 그게 내 음악이랑 무슨 상관인데? X까, 날 증오하는 년아. 뻔뻔하게 트리니 깃발을 네 페이지에 올려놨네. [주: 니키 미나즈는 트리디나드 토바고 출신이다] 넌 Pinkprint를 안 들어 본 게 분명해. Pills n Potions나 Bed of Lies, Save Me, 내가 최근에 알리샤 키스, 타샤 콥스랑 한 곡들도 안 들어봤겠지. 내가 돈이 많고 유명하고 똑똑하고 예뻐서 질투 나는 거라고 그냥 말해! 날 괴롭히지 마!

나는 순수히 음악적 견해를 밝혔는데 팬들은 계속 나를 위협하고 DM으로 살해 위협을 한다. 니키 미나즈가 내게 DM을 보내 여러 번 모욕했다. 이건 괜찮지 않다.

“내 최악의 적에게도 이런 걸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톰슨은 트윗을 올린 뒤 몇 주 동안 끊임없이 위협 받았다고 뉴욕 타임스에 밝혔다.

“새끼를 데리고 있는 사자와 비슷하다. 사자 암컷이 새끼들을 데리고 있으면 새끼들을 괴롭혀선 안 된다. 니키는 우리 새끼다.” 샤히드(26)라는 니키 미나즈 팬이 8월에 롤링 스톤에 밝혔다.

2018년에 팬덤이 부작용을 일으켰던 일은 정말 많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심했던 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 아리아나 그란데의 팬들은 자신의 경계선 성격장애를 공개했던 그란데의 전 남자친구 피트 데이빗슨에게 자살하라고 부추겼다. 몇 주 전 데이빗슨이 인스타그램에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올리자 경찰이 그의 직장 SNL에 찾아갔다(지금은 나아진 것 같지만, 데이빗슨에 의하면 그의 어머니도 그란데의 팬들로부터 놀림을 받는다고 한다).

  • 래퍼 XXX텐타시온에게 폭행당한 전 여자친구가 그로 인해 안과 수술을 받아야 해서 고펀드미 모금을 시작하자 팬들이 인터넷에서 괴롭히기 시작했다. XXX텐타시온이 6월에 총에 맞아 죽은 뒤, 플로리다의 노인 부부가 이 사건에 연관되어 있다는 잘못된 인스타그램 포스팅이 올라와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다.

  • 테일러 스위프트 팬들과 니키 미나즈 팬들이 공동의 적을 놓고 힘을 합쳤다. 이들은 카디 B의 ‘Bodak Yellow’가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는 것을 막으려 했다.

오늘 테일러를 스트리밍하는 니키 미나즈 팬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우리는 니키가 NM4를 내면 차트 1위에 올려주겠다고 약속한다

  • 레이디 가가가 출연한 ‘스타 이즈 본’이 개봉했을 때, 팬들이 소셜 미디어에 ‘베놈’에 대한 가짜 혹평을 쏟아냈다.

  • ‘스타워즈’ 시리즈의 열성 팬들은 켈리 마리 트랜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을 쏟아내 트랜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했다.

  • 캐나다 가수 알레시아 카라는 욕설을 잔뜩 받은 뒤 소셜 미디어를 쉴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이벌 뮤지션들의 팬들이 보낸 것이라고 암시한 듯했다. “스탠 문화의 세계는 놀랍고 훌륭하며 서로를 이어주기도 하지만, 아주 큰 상처를 줄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 어떤 말을 할 때, 트롤링이든, 그저 농담이든, 그 사람의 하루를 굉장히 힘들 게 만들 수 있다.”

  • 래퍼 오프셋은 카디 B와 헤어진 것이 대중의 의견 때문이라고 말했다. 카디 B는 팬들에게 “온라인에서의 공격”에 참여하지 말라고 말했다.

니키 미나즈의 사례는 아티스트 본인이 직접 끼어들었다는 점에서 드문 경우다. 테일러 스위프트 등은 팬들에게 라이벌 공격을 직접 요청하지는 않지만 일부러 논란을 잠재우지 않고 살려둔다. 아티스트들은 대부분 그런 행동을 말리지만, 팬들은 그런 행동이 쓸데없이 적대적인 게 아닌,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셀러브리티들에겐 팬들의 집단 행동이 필요하지 않다. 테일러 스위프트, 레이디 가가, 크리스 브라운은 엄청난 부와 여러 수단과 강력한 홍보가를 지닌 성인들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방어할 방법을 갖고 있으며, 나쁜 리뷰, 저조한 앨범 판매, 박스 오피스 흥행 순위 2위 등을 겪어도 살아남을 수 있다.

니키 미나즈는 2018년 말일에 라스베이거스의 클럽에서 공연하여 17만 달러를 받았다. 운영진과 친구이기 때문이었다.  컴플렉스는 이것이 ‘낮다’고 했다. 즉 니키 미나즈는 당신이 없어도 잘 지낸다는 뜻이다. 평론가에게 메시지로 욕설을 퍼붓는 것은 자신의 지위를 잘못 사용하는 행위다.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가, 작가, 예술 작품을 발견하는 기분은 정말 최고다. 거기서 느낀 감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강력한 유대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 문화가 당신 한 명만을 위해 만들어진 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카디 B의 음악, ‘스타워즈’ 시리즈의 신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냥 내버려 두라. ‘Bodak Yellow’를 좋아하는 사람은 죽어야 한다고 말하고 다닌다고 해서 더 훌륭한 테일러 스위프트 팬이 되는 건 아니다.

2018년은 부정적 성향, 폭력, 노골적인 잔인함이 가득한 한 해였다. 우리에겐 어둠을 벗어나게 해주는, 혹은 의미를 부여해주는 엔터테인먼트가 필요하다. 불필요하고 의미없는 내분은 우리 모두의 시간을 낭비한다. 2019년은 더 나은 해가 되길 바란다.

* 허프포스트 캐나다의 In 2019, Let’s Have A Less Toxic ‘Stan’ Cultur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테일러스위프트 #니키미나즈 #팬덤문화 #에미넴